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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한국 토종 반달가슴곰, 다시 돌아온다!

2023년 11월 22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동물의 다양한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오늘도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또 어떤 동물을 만나볼까요?

[기자]
오늘은 우리가 '곰'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반달가슴곰'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반달가슴곰은 흔히 반달곰이라고 부르는데요, 아시다시피 가슴에 하얀 무늬가 반달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실 자세히 보면 알파벳 V자에 가깝긴 한데요, 이 하얀 무늬는 개체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고 드물게는 아예 무늬가 없는 반달곰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야생에 있는 반달곰을 관찰할 때는 이 무늬를 보고 개체를 식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반달모양이라기 보다는 사실은 'V'자고 또는 무늬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반달가슴곰을 보면 다른 곰들보다 좀 작은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반달가슴곰은 곰 종류 중에서도 중간 정도 크기에 속합니다. 보통 몸길이가 1.4~1.9m 정도이고요, 몸무게는 수컷이 100~150kg, 암컷이 65~90k 정도 나가는데요, 잡식성이지만 벚나무 열매나 머루, 산딸기와 같이 주로 식물성 먹이를 먹고 그중에서도 도토리를 가장 좋아합니다. 물론 곤충의 애벌레나 개미 등을 먹기도 하고요, 개울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는데요, 특히 반달곰은 달콤한 꿀을 좋아해서 벌집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야생 반달곰이 양봉 농가에 침입해서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죠.

[앵커]
곰돌이 캐릭터가 꿀단지 안고 있는 게 사실이였네요, 반달곰은 여러 곰 중에서도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편인데요, 분포 지역은 주로 어디인가요?

[기자]
반달가슴곰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산림이 잘 발달한 아시아 온대와 아열대 지역에 널리 분포해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과 티베트 지역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서 중동 지역의 이란까지 분포했고요, 남쪽으로는 인도차이나 반도, 또 동쪽으로는 러시아 연해주와 일본까지 아주 널리 분포했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없게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앵커]
아주 넓은 지역에서 서식했던 동물인데, 우리나라에도 그만큼 오래 살았던 토종 동물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반달가슴곰은 지리에 따라 일곱 아종, 그러니까 7개의 하위 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사는 반달곰은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연해주에 분포하는 아종과 같습니다. 과거에는 한반도에 불곰과 반달가슴곰이 모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불곰은 백두산과 같은 최북단 지역에서 아주 드물게 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이 '곰'이라고 흔히 부르던 동물은 보통 반달가슴곰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반달곰도 다른 야생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가 급격히 줄었는데요, 1980년대에 들어서는 남한에 겨우 50마리 정도만 남았다고 합니다.

이후로도 반달가슴곰의 개체 수는 계속 줄었는데요, 2000년에는 겨우 5마리 정도만 야생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의 멸종을 막기 위해 이후 본격적으로 종 복원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종 복원 사업을 굉장히 많이 들어봤는데요, 구채적으로 어떤 사업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2000년, 우연히 지리산에 다섯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고요, 이들의 흔적을 확인한 뒤, 2004년부터 야생 반달곰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종을 복원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복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통 관리와 번식을 통한 개체 수 확보인데요, 이를 위해 유전자를 분석해서 반달가슴곰의 가계도를 작성하고 인공증식이나 자연 교미를 통해 반달곰의 개체를 늘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태어난 곰들은 적응 훈련을 거쳐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데요, 추적기를 부착해 계속 관찰하면서 야생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앵커]
그럼 지금까지 복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복원 사업 시작 이후 지리산에는 꾸준히 반달가슴곰 개체를 방사해 왔는데요, 이 반달곰들이 야생에서 출산에도 성공하면서 그 수는 더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 지리산에서 5마리의 반달곰이 태어났는데요, 이 가운데 한 마리는 2004년에 처음으로 지리산에 방사된 최초의 반달곰 중 한 마리가 새끼를 낳고 또 그 곰이 자라서 새끼를 낳는 식으로 대를 이어 탄생한 4세대 개체였습니다. 4대가 함께 지리산에서 살게 된 거죠.

이런 식으로 야생에서 반달곰이 정상적인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게 됐는데요, 그 결과 야생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모두 85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처음엔 5마리에서 85마리라고 하니깐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반달가슴곰이 야생에 적응해서 무사히 번식까지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반달곰의 육아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우리가 흔히 아는 다른 곰들처럼 반달가슴곰도 겨울잠을 자는데요, 이때 새끼를 낳게 됩니다. 보통 여름철에 짝짓기를 하지만, 수정란이 암컷의 자궁 안을 떠돌다가 늦가을이 돼서야 착상하는데 이후 한 달쯤 지나면 새끼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이때 어미는 겨울잠을 잘 시기가 되기 때문에 3개월 이상 먹지도 않고 새끼를 돌보게 되는데요, 그래서 동면이 끝나고 나올 때 보면 새끼 반달곰은 보통 200~300g으로 태어났다가 4~5kg으로 훌쩍 자라있고요, 반대로 어미의 몸무게는 130kg 정도에서 100kg도 안 되게 줄어들어 있다고 합니다.

보통 반달가슴곰은 속이 비어있는 나무나 바위굴에서 겨울잠을 자는데요, 지리산에 사는 반달곰들도 바위가 많기 때문에 보통 이런 곳에서 오랫동안 겨울잠을 즐기고 새끼를 낳아 키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보통 '미련 곰탱이'라는 말을 하잖아요? 이 곰탱이가 바로 이런 곰의 보금자리를 말하는 건데요, 땅 위에 나뭇잎이나 식물의 줄기를 끌어모아서 푹신푹신하게 만들어놓은 곳을 곰탱이라고 하는 거죠.

[앵커]
저는 곰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곰탱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였군요, 야생에서 반달곰이 살다 보면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곰의 생존에는 큰 문제가 없었나요?

[기자]
최근에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포획하는 과정에서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삼이는 2015년 1월에 태어나서 같은 해 10월에 지리산에 방사됐는데요, 방사 후 지난 2017년에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서 발견돼 큰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리산에서부터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는 직선 거리로 80km가 넘는데 오삼이가 이 거리를 이동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죠.

오삼이는 지난 3월쯤 겨울잠에서 깬 이후에는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관찰됐는데요, 지난 6월에 오삼이가 상주시 민가 인근에서 목격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밤 민가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하면서 국립공원공단 측이 포획을 시도했는데요, 마취총을 맞은 오삼이는 갑자기 도망친 뒤에 계곡에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 처치를 했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죠.

사실 오삼이는 그동안 사고뭉치로도 유명했는데요, 2021년과 2022년에 반달가슴곰으로 인한 재산피해 가운데 68%가 오삼이가 일으킨 것이었고요, 때로는 농가에서 벌통을 부순 뒤 꿀을 먹고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포획 과정에서 안타깝게 반달가슴곰이 사망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데요, 국립공원공단은 야생화된 반달가슴곰들이 많지만, 오삼이처럼 인가 가까이 내려와 특별한 행동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반달가슴곰도 야생곰인만큼 민가로 내려오면 민가로 내려오면 위협적일 수가 있어서 포획이 불가피했을 것 같은데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져서 안타깝습니다. 지금 반달곰 개체 수가 많아져서 민가로 내려오는 곰들이 많아질 것 같은데요, 만약 곰들을 마주하면 저희가 어떻게 대처 해야 될까요?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탐방로만 다니는 것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10년 동안 수집한 반달가슴곰 위치정보 3만여 건을 분석해 봤는데요, 법정 탐방로 주변 10m 이내에서 반달곰이 관찰된 빈도는 0.44%로 아주 낮은 편이었습니다.

반면 100m 거리에서는 2.8%, 1km 이내에서는 61%가 넘는 빈도로 반달곰이 나타났는데요, 반달곰이 사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하면 직접 마주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거죠. 만일 반달가슴곰을 가까이 마주치면 등을 보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말고 뒷걸음질 치면서 거리를 벌려야 하는데요, 큰 소리로 인기척을 내거나 동작을 크게 하면서 곰의 행동을 살피며 천천히 자리를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반달가슴곰은 소리를 아주 싫어한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나무나 돌을 치거나 호루라기를 부는 등의 방법으로 반달곰이 경계할 수 있게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앵커]
동화책처럼 곰을 만나면 죽은 척을 할 게 아니라 큰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점 기억해야겠습니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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