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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긴 다리로 바람을 가른다…경주마의 과학

2024년 02월 14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동물을 만나 볼까요?

[기자]
오늘은 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까 하는데요, 말은 특히 사람과 함께 달리는 모습이 아주 멋진 동물이죠. 과거에 비하면 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우리에게도 제법 친숙한 동물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말은 오래전부터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말에도 경주마부터 조랑말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잖아요? 어떻게 구분하나요?

[기자]
말은 정확히 구분하자면 백여 종이 넘습니다. 그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덩치 차이도 큰데요, 가장 큰 말의 경우는 몸무게가 1톤 정도로 주로 마차를 끄는 데 쓰이던 힘이 센 말입니다. 반대로 가장 작은 말의 경우는 보통 몸무게가 80~120kg 정도로 높이도 1m가 채 되지 않는데, 어떻게 보면 아주 큰 개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작은 말들은 보통 애완용으로 많이 키운다고 합니다.

[앵커]
몸무게에 따라서도 다양한 말이 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마차를 끌거나 사람과 교감하는 반려동물 말도 있는 것 같은데, 용도도 다양한 것 같아요?

[기자]
네, 말의 쓰임새에 따라서는 크게 달리기를 하는 경주용 말과 일반적으로 타고 활동할 수 있는 승용마가 있고요, 농사일을 하는 말이나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애완용 말도 있습니다. 또 말은 기질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는데요, 크게 콜드블러드, 웜블러드, 핫블러드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콜드블러드는 주로 유럽의 추운 지방에서 유래된 말로 성격이 아주 침착하고 차분한 말입니다. 잘 놀라거나 흥분하지 않고 인내심도 강한 편인데요,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튼튼하고 힘이 세서 농사를 짓거나 짐을 끄는 데에 많이 쓰였습니다. 핫블러드는 콜드블러드와 반대로 중동과 같은 더운 지방이 원산지인 말인데,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늘씬한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흥분을 쉽게 하고 감정 기복이 많은 편이지만 몸이 가볍고 재빨라서 주로 경마에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이들 두 종의 중간 기질을 가진 말이 웜블러드인데요, 체격이 적당히 크고 성격도 온화한 편이라서 승마나 마장마술과 같은 기능 경기에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앵커]
기질에 따라 말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신기한데요, '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경주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경주마는 핫블러드에 속한 종을 쓰는데, 국제적으로 경마에 유일하게 출전할 수 있는 말은 '서러브레드'라는 종입니다. 서러브레드 말의 어원 자체가 '철저하게 기르다'라는 뜻인데요, 잘 달리는 말끼리 교배해서 속도도 뛰어나고 힘이 넘치는 품종으로 개량해 만들어낸 것입니다. 경주마는 보통 최대 시속 70km까지 달릴 수 있는데요, 시속 100km까지 달리는 치타만큼은 아니지만, 지구력이 좋아서 장거리를 달리는 데는 더 유리합니다. 말이 이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힘은 긴 다리에서 오는데요, 경주마는 보통 다리가 길고 가늘게 발달해서 보폭이 넓고, 그만큼 빠른 속력을 낼 수 있습니다. 또 말은 다리뼈가 가볍고 근육은 무거운 편인데요,
경주마는 달리는 데 불필요한 근육을 많이 없애도록 훈련하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릴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영상에 나간 것처럼 경주마가 달릴 때 다리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우리가 '말 근육' 이런 표현도 하잖아요? 남다른 다리 근육이 말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런 다리 때문에 말은 서서 잘 수도 있습니다.
말의 뒷다리 관절과 힘줄, 인대는 서 있거나 움직일 때 모두 에너지를 보존하기에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돼 있는데요, 사람의 경우 근육과 인대의 힘을 합쳐야 운동을 할 수 있지만, 말은 근육의 힘이 없어도 인대만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거죠. 근육을 쓰지 않으니까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도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이 이렇게 발달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야생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맹수가 갑자기 나타나면 앉거나 누워있을 때보다 서 있다가 피하는 경우가 생존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주마들을 보면 눕거나 앉아서 자는 말도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천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거고요, 또 훈련으로 피곤한 몸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 더 편한 자세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서서 자는 동물 중에 기린도 있잖아요? 기린도 천적을 피하고자 서서 잔다고 알려져 있는데, 말도 서서 잘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또 말이 달릴 때 말발굽 소리라고 굉장히 유명하잖아요? 말발굽 소리를 들어보면 큰 힘으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면 발굽에 가해지는 충격이 몸무게에 8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발굽은 말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도록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발굽의 주성분은 젤라틴으로 보통 사람의 손톱처럼 한 달에 8~9mm 정도 자라는데요, 야생에서는 스스로 필요한 만큼의 운동을 하기 때문에 발굽이 심하게 손상될 일이 없지만, 경주마는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발굽이 빨리 닳아서 편자를 달아 줘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에게 신발을 신겨주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주기적으로 새로 자란 굽을 깎아내고 마모된 편자를 새것으로 바꿔주는데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장제사입니다. 저희가 예전에 직접 취재한 적이 있는데요, 편자를 교체할 때는 먼저 수평이 되도록 발굽을 깎아낸 뒤에 불에 달군 편자를 정교하게 다듬어서 말의 발굽에 꼭 맞도록 조정합니다. 다행히 말발굽에는 신경이 없어서 고통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하는데요, 뜨거운 상태로 편자를 달아주면 발굽의 단백질 성분이 녹으면서 밀착이 되는 거죠. 사람의 발 크기가 다른 것처럼 말의 발굽도 모두 크기와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정교하게 편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렇게 숙련된 장제사가 작업을 하게 됩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까, 뜨거울 것 같고, 아플 것 같은데, 신경이 없어서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하니까 다행인 것 같긴 한데요. 다리와 발굽의 역할 외에 또 경주마의 특징이 있을까요?

[기자]
또 다른 특징이라면 말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경주마의 심장은 사람보다 17배나 큽니다. 그만큼 한번 박동할 때 뿜어내는 혈액의 양도 사람보다 훨씬 많은 편인데요, 빨리 달려도 온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빠르게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덜 가게 되는 겁니다. 또 경주마를 보면 달릴 때 눈 양옆을 가린 걸 볼 수가 있는데요, 말은 사람과 달리 눈이 옆쪽에 있어서 시야가 360도에 가깝습니다. 다른 초식동물들처럼 야생에서 포식자가 나타나면 빠르게 알아차리기 위한 일종의 생존 수단인데요, 마치 파노라마 사진처럼 옆은 물론 뒤까지 볼 수 있고 색깔도 일부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주마의 경우 이런 특징이 집중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달릴 때는 양옆 시야를 가려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마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게 꾸미기용, 그냥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는데, 이런 특징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오늘 말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고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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