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스스로 약초로 상처 치료하는 야생 오랑우탄 첫 발견

2024년 05월 03일 오전 09:00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자 약초를 씹어 으깬 뒤 즙을 발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 이자벨 로머 박사팀이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수마트라섬의 구눙 르우제르 국립공원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해온 연구팀은 지난 2022년 6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라쿠스'라는 오랑우탄을 발견했습니다.

이 오랑우탄은 3일 뒤부터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의 줄기와 잎을 씹어서 나온 즙을 상처에 7분 동안 반복해서 바르고, 30분 이상 약초를 먹었습니다.

이후 관찰 결과 며칠 동안 상처 부위의 감염 징후는 없었으며, 치료 5일 뒤부터 상처가 아물고 한 달 안에 완전히 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남아 열대우림에서 발견되는 덩굴식물인 아카르 쿠닝은 항균, 항염 작용 등이 확인된 약초로, 전통 의학에서 이질, 당뇨병, 말라리아 등의 치료에 사용됩니다.

연구팀은 라쿠스가 아카르 쿠닝을 다른 곳에는 바르지 않고 상처에만 반복해서 바른 것으로 미뤄볼 때 치료를 위해 의도적으로 약초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또, 라쿠스가 상처를 치료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지, 다른 오랑우탄에게 배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적극적인 치료 행동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김도원 (dohwon@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