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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뿌린 향수…다른 사람 건강에 해롭다?

2015년 10월 16일 오전 09:00
[앵커]
외출 전 사용하는 향수부터 집안에 향을 퍼지게 하는 방향제나 향초 등 현대인들은 다양한 향기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향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천식과 같은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시간에는 인공 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향수나 방향제와 같은 인공 향이 나는 제품들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지나요?

[인터뷰]
흔히 우리 석유 찰흙 이런 것들에서 합성 향료를 많이 만듭니다. 원래 향기 나는 천연 향은 주로 과일이나 꽃에서 채취하는데 그것은 굉장히 비싸니깐 이런 석유 화학 물질로부터 벤젠딩을 가진 것들이 주로 많고요. 또한, 이런 것들이 주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십 가지에서 수십 배까지 정도의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향수뿐만 아니라 페인트, 접착제, 방향제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디퓨저'라고 해서 가게나 방 안에 좋은 향이 퍼지게 하는 제품이나 향초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향이 나게 하는 과학적인 원리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이런 인공 방향제는 주로 벤제딩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에 잘 안 녹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기름에 녹여서 녹으니깐 공기 중으로 휘발이 잘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휘발을 잘 시키기 위해서 소수성 나무 끝에다가 구멍을 뚫어서 이런 나무 스틱에 구멍이 뚫려있으면 거기로 방향제들이 따라 올라옵니다. 그러면 액체가 빨려 올라오면 농도가 약해지니깐 액체 속의 분자가 농도가 낮은 공기 중으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확산 현상에 의해 실내에서 향이 오래 머무르게 됩니다.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은 향수나 방향제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편인가요?

[인터뷰]
사실은 향기라는 것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니깐 사람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사람의 후각은 천연향기와 인공향기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냄새가 좋으면 몸에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천연향기와 달리 인공향기는 벤젠딩 구조여서 꽃과 같은 향기를 나기는 하지만 원래 냄새와는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벤젠딩은 발암물질이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해성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은 쉽게 깨닫지 못하고 구분하지 못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향이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인터뷰]
다양한 질환을 유발합니다. 먼저 호흡기 질환으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계 질환으로 혈압, 맥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두통이나 피로를 가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기나 독감 의심 증상 심리적인 혼돈, 단기기억 상실이나 위장관 장애를 일으켜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피부질환이나 습진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인공 향기에는 코탈레이트가 많이 포함되어 호르몬 작용을 방해해서 남자한테는 정자 DNA 손상, 여성에게는 유산이나 불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내가 뿌린 향수의 향이 다른 사람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걸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해서 크게 틀어 놓으면 남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래서 인공향수를 뿌려서 남이 맡게 되면 다른 사람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 의하면 30% 이상의 사람이 타인의 향수에 의해서 민감성을 보이고 이 중에서 27%의 사람들이 천식이 더 악화하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앵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향이 특정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아직까지는 특정한 질병에 대한 인과관계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질병의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에 사실 조금 더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인공 향이 질병을 유발하진 않지만, 악화시킬 수는 있겠군요. 향에 유독 예민한 사람들을 위해서 과도한 향이 나지 않도록 하는 규제 같은 것도 있을까요?

[인터뷰]
캐나다나 미국에서 병원 밖에서는 인공향수를 허용하지만, 병원 안에서는 인공향수를 허용하면 안된다는 움직임을 가지고 규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인공향수에 대한 위험도에 대한 인식과 우려가 필요하고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들에 대해 안전 규정이 더 필요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인공 향이 첨가된 제품을 사용하거나 공공장소에 놔둘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인터뷰]
인공향기가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온종일 같은 냄새를 맡고 있으면 후각 상피세포가 과도하게 작용하고 예민해집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콧물이나 열에 계속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닫힌 공간에서 사용할 때에는 틈틈이 환기를 시켜줘야 합니다. 그리고 온종일 같은 냄새를 맡으면 몸에 좋지 않은 것과 기관지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인공향기에 대해서 의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해 충분한 주의사항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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