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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샴푸 속 화학물질…산호초에 '악영향'

2015년 11월 03일 오후 2:46
[앵커]
열대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산호초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런데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와 샴푸에 포함된 화학물질 또한 산호초의 존재를 위협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산호초에 악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그 심각성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선크림'으로 부르는 자외선 차단제나 샴푸는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지나요?

[인터뷰]
'선크림'에는 가장 중요한 자외선 차단제, 즉 자외선과 반응하는 물질 벤젠 고리를 가진 물질들 페녹시에탄올 그리고 유통기간을 늘려주기 위한 파라벤이나 내용물을 변색을 방지하는 유화제, 살균보존제 이런 것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외선 차단제와 샴푸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산호초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문제가 된 물질이 무엇인지, 시청자분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이번 연구에서 나온 가장 우려되는 물질은 옥시벤존이라는 물질입니다. 흔히 벤조페논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벤젠고리 두 개가 연결된 구조입니다. 그래서 DNA 염기에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 제품 3,500종 이상에 이 물질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크림의 65% 이상 가장 많이 함유된 성분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로 효과는 좋지는 피부에 접촉했을 때 흡수율이 높아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호르몬의 교란, 내분비 대사 장애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앵커]
실제로 '옥시벤존'에 노출된 산호초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나요?

[인터뷰]
연구에 따르면 매년 6,000톤에서 14,000톤의 자외선 차단제가 산호초 지역으로 방출되고 있다고 추정되는데요. 이런 자외선 차단제에 있는 옥시벤존이 어린 산호초의 DNA를 손상해 기형을 일으키고 성장이나 암수의 균형 등에 방해를 줍니다. 결정적으로 산호는 껍질이 성장해야 몸이 성장하는 것에 맞춰 살아가는데 몸만 성장하고 껍질이 성장이 못해 그 안에서 갇혀 죽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소량의 옥시벤존도 산호초에 해로운 걸까요?

[인터뷰]
사실 이번에 우려가 되는 것이 아주 적은 농도 즉 62ppt라고 하는데 쉽게 1조분의 1 정도입니다. 이렇게 저농도에서 유해성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7개 정도의 분량에 아주 작은 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정도의 저농도에서도 산호초에 해로운 것이 발견되었고, 특히 우려되는 것은 미국 하와이 주는 태평양의 한가운데 있어 노출이 상대적 적을 거라 생각되는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높은 농도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러한 소량이 옥시벤존이 산호초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앵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생활용품 가운데 '옥시벤존'이 포함된 제품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흔히 쓰는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특히 화장품 중에 색조화장품, 마스카라, 립스틱에 많이 들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앞서 '옥시벤존'이 어린 산호의 기형을 일으킨다는 연구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옥시벤존'이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우리 몸에도 해로운 거 아닐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옥시벤존은 내분비계 이상을 일으키는 호르몬 결합 물질입니다. 그래서 성종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인데. 특히 피부에 발랐을 때 피부 흡수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10%를 바른 양의 10% 정도가 흡수 가능하다고 합니다. 옥시벤존이 들어 있는 립밤이나 향수를 사용한 후에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많이 발생하고 또한 DNA 손상을 일으켜서 표피의 산화 혹은 세포 산의 촉진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동물 실험에서 투여했을 때 체중의 증가나 간이나 심장기능의 손상이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바른 뒤에 눈이 시리거나 알레르기가 일어난다면 사용을 멈춰야 합니다.

[앵커]
이렇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립스틱이나 마스카라 등 다양한 화장품에 '옥시벤존'이 포함되어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립스틱이나 마스카라는 자기의 진한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야 오래 쓰고 색깔이 변하면 소비자들이 싫어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색깔의 보존을 위해서 옥시벤존을 넣으면 자외선으로부터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물질입니다.

[앵커]
끝으로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생활용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해주시죠.

[인터뷰]
우선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성분표를 먼저 확인하고 파라벤이나 옥시벤존, 페녹시에탄올 등의 유해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화려한 색인데 유통기간이 길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것은 본인에게도 안 좋지만, 환경에도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가짐 이런 것을 가지고 화장품을 구입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하여 환경오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요즘 화장품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의외로 생활 속에 유해화학물질이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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