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보건기구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염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가운데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시간에는 전문가와 함께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의 특징과 예방 대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신대 보건 환경학부 이동규 교수, 전화 연결됐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로 알려진 모기의 종류,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인터뷰]
두 가지 종류의 모기가 옮기게 되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이집트숲모기가 주 매개체가 됩니다. 그런데 이 모기는 우리나라에 없고 흰줄숲모기가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그런데 발생 수가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980마리 정도 나왔다고 했을 때,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얼룩날개모기가 100마리 정도 나오고 금빛숲모기가 있습니다. 흰줄숲모기와 속명이 같습니다. 이것은 흰줄숲모기와 다른 종인데 이 금빛숲모기가 42마리 정도 나오고 도시에서 가장 흔한 빨간집모기가 5마리 정도 나오고 흰줄숲모기가 0.3마리가 나오는 추세입니다. 그러므로 흰줄숲모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발생장소는 남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다 발생하는 종입니다.
[앵커]
이 중에서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식한다고 알려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나요?
[인터뷰]
이름 그대로 수풀 속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숲 속에 발생장소는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주로 나무 밑에 움푹 파인 곳에 비가 오면 물이 고이는데 사람 눈에 잘 안 보입니다. 그런 곳에 산란하게 되고요. 그리고 나무 둥지에 구멍이 뚫려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빗물이 고여있는 곳에 산란합니다. 대나무숲에 구멍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산란하게 됩니다. 그래서 숲 속에 나무가 많은 곳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도시에서는 공원이나 야산 같은 곳에서 발생하고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숲모기 종류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산책할 때 특히 조심하셔야겠죠.
[앵커]
국내에서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는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하고 또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인터뷰]
모기들이 우리나라에서는 4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게 되는 5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고요. 활동한다는 것은 흡혈 활동과 산란활동을 말합니다. 그래서 번식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흰줄숲모기를 포함한 숲모기 종류들은 우리가 흔히 보는 빨간집모기와 달리 낮에도 흡혈하는 그런 종입니다. 그래서 밤보다는 낮에 흡혈을 많이 하므로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고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고 다닐 때 자기도 모르게 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낮에 공격하는 숲모기 종류들은 사람 눈앞에 잘 오지 않습니다. 주로 뒤쪽에 와서 공격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름 자체가 흰줄숲모기 모양으로 색깔이 검은색에 빨간집모기보다 크기가 약간 작습니다. 그리고 다리나 복부 마디마다 하얀 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 가슴 등판에 세로로 흰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흰줄숲모기입니다. 숲에 들어갈 때 주로 물리는 것이 금빛숲모기가 가장 많이 물리고요. 그리고 흰줄숲모기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이 물리는 경우는 아닙니다.
[앵커]
국내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물리는 모기는 어떤 종류입니까?
[인터뷰]
그렇죠. 금빛숲모기가 가장 흔한 숲모기 종류입니다. 숲모기 종류가 국내에는 19종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금빛숲모기고 다른 종류들은 그렇게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앵커]
그럼 국내에서는 흰줄숲모기만 주의하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나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일단 우리가 선례가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계열인 뎅기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국내에 물론 없는 질병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해마다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매년 200명 이상이 걸려서 들어옵니다.
그런데 200명 이상 되는 많은 환자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흰줄숲모기가 흡혈하게 돼서 바이러스를 보유한 흰줄숲모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물 때 전염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여행객이 들어오면서 다른 사람에게 흰줄숲모기로 인해 뎅기열이 발생한 예가 없습니다. 그만큼 흰줄숲모기 숫자가 많지 않고 발병된 사람들은 즉시 치료를 받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도 같은 추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겨울철에는 모기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어디서 모기가 나타나는 것입니까?
[인터뷰]
숲모기 종류들은 숲 속에서 알로 월동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흡혈할 수 없죠. 성충이 없으니까 게다가 5월에 들어서서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알에서 부화하게 되고 성장해서 6월에 나오게 되는데 6월에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7, 8월에 숫자가 늘어나긴 하지만 수치 자체가 높지는 않습니다.
[앵커]
모기는 겨울을 어떻게 납니까?
[인터뷰]
우선 늦가을이 되면 기온이 떨어져서 일조량이 떨어지게 되면 성충 암컷이 월동하는 알을 낳게 됩니다. 월동하는 알이라는 것은 영양분이 더 충분히 집어넣게 되고요. 그래서 월동을 하는 알들은 겨울 지날 때까지는 기온이 잠시 올라도 부화가 안 됩니다.
반드시 겨울철을 지나서 기온이 올라갈 때 부화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갑자기 기온이 올라간다고 해서 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숲모기 종류들의 성충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럼 모기들이 극성을 부리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모기를 막기 위해 겨울철인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예방 조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겨울철에 일부 지자체에서 동계 방역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동네에서 가장 흔한 빨간집모기 대상입니다. 빨간집모기는 지하철이나 지하구조물, 지하실이나 동굴, 터널 속에서 성충으로 월동하는 경우거든요. 그래서 성충으로 월동하는 종을 대상으로 연막소독을 주로 하는데 알로 월동하는 숲모기 종류는 겨울철 방역을 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겨울을 나고 성충이 된 모기의 수명은 어느 정도입니까?
[인터뷰]
겨울철에는 알로 월동하기 때문에 그대로 봄철까지 가게 되고요. 성충의 경우는 2주에서 3주 정도 활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야외에서는 수명이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앵커]
흰줄숲모기가 활동하는 5월 이후에 지카 바이러스가 국내에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뎅기 바이러스 자체도 200명씩 걸려서 들어오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우리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자체에서는 환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카 바이러스 역시 마찬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200명이나 해외에서 감염돼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여행 자제 국가들을 다 조심하고 있으므로 환자들이 걸려서 들어오는 분들이 있다고 해도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뎅기 바이러스를 옮기고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 자체도 숫자가 그렇게 높지 않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위험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앵커]
이집트숲모기는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하지만, 항공기나 화물 편을 통해서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거 아닐까요?
[인터뷰]
일단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나라마다 방역시스템이 다 구축되어 있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들어오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검역하는 검역소가 항구나 국제공항에서 조사하고 있고요. 그것이 방제되었는지를 다 검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요.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우회 화물을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30년 전에 동북아시아에서 중고타이어를 미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중고타이어는 야외에 방치되어 야적된 것을 수집해서 수출했는데 타이어 속에 비가 오게 되니 물이 고여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물속에 흰줄숲모기의 알과 유충이 들어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휴스턴에 하역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미국 전역에 운송하는 바람에 전국으로 다 퍼졌습니다. 그래서 대량으로 들어올 경우에는 토착이 되기도 하지만 몇 마리 들어와서는 암수가 교미하기도 어렵고 산란했다 하더라도 퍼지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토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이 필요하므로 항공기의 여행객이나 배를 통해서 들어오는 보통의 화물이나 사람들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검역소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므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대량으로 들어오는 화물 중에 야적하는 화물은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모기가 옮기는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해외에서 모기로 인해 발생한 질병이 정착했던 사례가 있었습니까?
[인터뷰]
해외에서 유입되어서 토착화된 경우는 없습니다. 외국에서 걸려서 들어오신 분들은 있죠. 예를 들면 말라리아나 뎅기열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그 외에는 없고요. 외국에서는 모기로 인해서 문제가 되는 주요 질병들이 뇌염 종류인데요. 뇌염은 10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나라에 있는 것은 일본뇌염 종류입니다.
미국에만 해도 7종류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말라리아가 4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치사율이 없는 삼일열 말라리아만 가지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황열병이나 뎅기열, 치쿤구니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이 주로 아열대 지역, 열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요.
우리가 사실 좀 더 신경 쓰고 조심해야 하는 질병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전역에 지금 환자들이 매년 수백 명씩 나오고 있는데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도시에서 가장 흔한 빨간집모기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국내에 들어오면 모기 숫자 자체가 많으므로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끝으로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환자가 발생한 지역이나 국가에 다녀왔거나 방문을 앞둔 경우, 유의할 점 전해주시죠.
[인터뷰]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병소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인데요. 어쩔 수 없이 방문하게 된다면 낮에 주로 흡혈하는 종이기 때문에 기온이 높다 하더라도 반드시 긴 팔, 긴 바지를 입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노출되면 아주 쉽게 흡혈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목 주위에도 수건을 두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백신이 아직 개발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이나 피부, 옷에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개인 방호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주로 많이 발생하는 남미, 브라질, 동남아시아 이런 국가들이 사실 방역활동이 굉장히 미약합니다. 그래서 이집트숲모기 숫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 물릴지 모르죠. 그래서 개인 방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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