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여보, 이번 주말에 결혼식 갔다가 근처에서 1박 하고 올까?
아내: 자기가 웬일로?
남편: 영월까지 간 김에 장모님한테 인사도 드리고, 단둘이 여행 간 지도 오래됐잖아.
아내: 영월 가서 보고 싶은 장모님도 보고, 여행으로 나한테 점수도 따겠다 이거지?
남편: 빙고~ 이게 바로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정재환]
'임도 보고 뽕도 따고'와 비슷한 말, 정말 많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마당 쓸고 돈도 줍고.
[조윤경]
네, 맞습니다.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이 말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이룬다는 뜻입니다.
[정재환]
그런데 왜 하필 뽕을 따면서 임을 봤는지 그게 선뜻 이해가 안 됩니다.
[조윤경]
실제로 임도 보고 뽕도 딴 역사적 인물이 있었습니다. 명나라 장수였던 두사충은 임진왜란 때 명장 이여송을 따라 조선에 들어온 풍수지리 참모였는데요.
[조윤경]
전쟁이 끝나고 그는 두 아들과 함께 조선에 귀화해 대구에서 뽕나무를 가꾸고 누에를 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두사충이 뽕나무에 올라가 뽕잎을 따다가, 옆집 과부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정재환]
그러니까 두사충이 매일 뽕나무에 올라가서 옆집 과부를 하염없이 바라봤겠군요.
[조윤경]
보다 못한 두 아들이 나서서 아버지의 마음을 과부에게 전해주었는데요. 결국, 두 아들 덕분에 두사충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매일 뽕나무에 올라가 뽕잎도 따고, 또 임까지 만나 '임도 보고 뽕도 따고'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죠.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임도 보고 뽕도 따고'입니다.
[조윤경]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이루는 것을 뜻합니다. 조선에 귀화해 뽕나무 농사를 짓다가 정인을 만나게 된 명나라 장수 두사충의 일화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저는 우리나라 속담의 주인공이 명나라의 장수였다는 게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조윤경]
이걸 알면 더 놀라시겠는데요?
[정재환]
뭐죠?
[조윤경]
두사충이 조선에 귀화해서 정착한 곳이 대구의 계산성당 근처였거든요. 이곳은 지금까지도 '뽕나무 골목'으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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