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송이 / 일본장수의료연구센터 연구원
[앵커]
100세 시대를 맞아, 장수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겁니다. 그 비결은 아무래도 운동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어떻게, 어떤 운동을 하느냐도 중요할 텐데요. 새해를 맞아 건강한 장수 비결과 노인의 운동습관에 대해 연구하는 박사를 직접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예방노년학연구부의 정송이 연구원과 함께 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먼저, 일본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는 장수 연구에 있어 권위 있는 기관인데요. 한국인 박사님이 계셔서 놀랐습니다.
일본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는 어떤 곳이며 주로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요?
[인터뷰]
일본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는 노화와 관련된 질환의 기초 연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요. 노인 관련 질환이나 질환의 진단법 치료법의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노인의 자립촉진과 건강 장수사회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입니다.
이를 위해서 분자생물학 연구뿐만이 아니라 동물연구 그리고 로봇 연구까지 다양한 연구들이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들은 각 지역의 공공기관, 지자체와 대학이나 기업 등과 연계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인들의 노쇠와 관련된 신체기능, 신체활동, 근육감소증, 우울증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발표하신 연구결과를 보면요. 일본 노인보다 한국 노인의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느 정도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까?
[인터뷰]
연구를 좀 소개하자면 한국과 일본 노인을 대상으로 신체기능과 운동습관을 비교 분석한 연구인데요. 이동능력, 근지구력, 균형 등 12가지 신체 능력을 평가한 결과 상지근력 외의 모든 항목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신체기능 나이 추정식을 만들어서 비교했더니 운동실천 빈도나 운동량, 운동시간, 운동강도 등의 모든 면에서 한국 노인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노인들에 비해 한국 노인들이 3.7세 더 노쇠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한국 노인의 운동량이 오히려 많은데도, 일본 노인의 신체 기능이 더 높게 나타난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양국의 체력수준의 차이는 한가지로 정의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양국의 선호하는 운동 종목의 차이가 주요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본 노인들의 운동습관을 보면 볼 운동, 아쿠아빅스 등의 근력운동을 하는 반면에 한국 노인분들은 워킹, 등산, 자전거 운동과 같은 국부적인 부위를 주로 사용하는 유산소운동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인들에게 근력은 신체기능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양의 운동을 실시 하느냐 보다 얼마나 효과적인 운동을 실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일본과 한국의 노인을 비교하는 연구를 시작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일본 츠쿠바대학에 박사과정으로 있을 때 연구실에서는 이미 선배님들이 1997년도에서 2000년도에 걸쳐 한일 비교연구를 한 것이 배경이 되었는데요.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지리적 문화적으로 닮은 점이 많은 나라로 일본과 한국의 비교 연구 그리고 그 외의 많은 일본의 선행연구 사례들을 발판삼아 한국에 다가오는 유래없는 빠른 고령화 사회를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현재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노인들의 장수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계신데요.
새해를 맞아 건강한 장수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장수를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할까요?
[인터뷰]
노인들의 신체적 문제는 딱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 시행된 100세 연구 즉 100살 이상 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습관, 규칙적인 기상 시간, 시력이었는데요.
특히나 운동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약 6배 정도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백세시대란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백세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자택에서 운동 기구 없이 실시할 수 있는 노쇠예방 운동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화를 겪은 나라죠. 한국도 점차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그 뒤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를 맞게 될 한국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인터뷰]
일본 고령화 사회의 특징은 건강 장수 사회의 실현을 위한 건강 예방을 제 1테마로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 건강 수면 연장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노인성 질환의 치료에 관한 연구도 중요하나, 그전에 자립 된 생활 유지를 위한 노쇠예방, 즉 노쇠로 인한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고 지연시키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노쇠 허약의 관리 방법과 누구나 손쉽고 간단하게 스스로 노쇠를 진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 테스트와 노쇠기준 등 한국인 특성 맞춘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백세시대에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정송이 박사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