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 우와~ 떡볶이다~
아빠 : 그 많은 음식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사라졌네?
[정재환]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네요.
[조윤경]
저도요.
[정재환]
아... 저렇게 참 맛있게 먹죠?
[조윤경]
저도 군침이 도는데요.
저렇게 순식간에 음식을 먹는 모습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다'라고 표현합니다.
[정재환]
'마파람에 게 눈 감춘다'가 아니 이게 왜 '빨리 음식을 먹는다' 뜻으로 쓰이게 된 건지 제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모르겠는데요?
[조윤경]
제가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마파람부터 알아야겠죠?
마파람은 뱃사람들이 쓰는 은어로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마파람이 불면 대개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정재환]
아니 그런데, 마파람이 부는데 게는 왜 눈을 감추는 거죠?
[조윤경]
게는 평상시엔 두 눈을 밖으로 내놓고 돌아다니는데요.
조금만 위험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두 눈을 감추고 구멍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정재환]
아하~ 게가 굉장히 예민하군요?
[조윤경]
맞습니다, 겁도 아주 많은데요.
그래서 마파람이 불고 비가 올 기미가 보이면 일단 눈을 재빠르게 몸속으로 감추는데요. 여차하면 도망갈 태세를 취하는 거죠.
[정재환]
아~ 그러니깐 인제. 마파람이 불면 재빠르게 두 눈을 감췄다!
여기서 인제, 빠르게 눈을 감추는 것, 이게 핵심이군요?
[조윤경]
음식을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 치우거나 일을 재빠르게 해치우는 모습을 보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마파람에 게 눈 감추다' 입니다.
[조윤경]
음식을 허겁지겁 빨리 먹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비를 몰고 오는 마파람이 불면, 잽싸게 눈을 감추고 숨어버리는 게의 습성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그런데 말이죠. 마파람이 불면 게가 눈을 감춘다는 것을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요?
진짜 빨리 숨었을 텐데 말이죠.
[조윤경]
그러게요. 우리 속담을 보다 보면 정말 작은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관찰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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