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첫 소식 어떤 건가요?
[기자]
앞서 소행성 베누에 관한 기사를 전해 드렸는데요,
최근 미 나사의 탐사선이 베누 상공 7km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죠.
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앵커]
앞서 기사를 보니까 소행성에서 물의 흔적이 발견됐다던데요?
[기자]
네, 정확히 물 분자 자체는 아니고요,
물이나 알코올에 존재하는 구조, 하이드록시기라는 구조를 발견한 겁니다.
이 분자 구조로 보면 산소 한 개 수소 두 개로 이뤄진 물 분자에서 수소 한 개가 떨어지고 다른 것이 붙어 있는 형태인데요.
하지만 물이 아니라고 실망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베누처럼 대기가 없는 작은 소행성에서 히드록시기가 발견됐다는 건 과거에 물이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우리가 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잖아요?
설마 베누에 생명체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가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요?
[기자]
이 소행성은 지름 500m에 불과해서 여기서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고요,
오히려 태양계 다른 어딘가에 물이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이전에 훨씬 더 큰 모체의 일부였다가 깨져 나왔다고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가능성은 물을 함유하고 있었던 소행성이나 행성이 베누와 충돌해 물이 옮겨갔다는 겁니다.
이 두 경우 모두, 태양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모체나 행성에 물이 있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이 경우 또한 꼭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겠습니다.
[문홍규 /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 과거 또는 현재 어디선가 물의 흔적이 발견된다면 생명체 서식이 가능하다는 필요조건은 해당할 수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현재 태양계에는 지구 외에도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태양계에 몇 군데가 있는데요.
화성의 극지방 지하에 얼음이 있다고 알려졌고요, 목성의 위성엔 거대한 지각 밑에 바다가 있다고 예측됩니다. 토성의 위성과 고리에도 물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앵커]
그렇죠, 그리고 앞서 보니까 탐사선은 이렇게 행성에 물이 있는지, 토양을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와 충돌 가능성도 알아본다고 했는데 정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앞서 보도해드렸다시피 베누는 오는 2135년에 달보다 더 가까이 지구에 접근하게 되는데요.
현재 계산된 바로는 2175년에서 2196년 사이에 베누가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10,000분의 4 정도라고 합니다.
[앵커]
10,000분의 4 정도면 매우 희박한 확률 아닌가요?
[기자]
소행성 충돌 확률로 보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만에 하나 지구가 베누와 충돌한다면 지름 500m인 베누의 크기로 봐서 대기에서 전부 다 타버리는 양은 아니고, 지구에 떨어질 텐데, 그게 만약에 동해에 떨어진다면 한반도와 일본 전역, 즉 동북아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저희가 SF 영화, 딥 이펙트나 아마겟돈, 이런 영화를 보면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걸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이번 탐사가 그 충돌 방지에 도움이 될까요?
[기자]
이번 탐사에 대해서는 충돌에 대한 힌트를 얻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누는 지구의 중력뿐 아니라 태양 복사압 등 여러 힘의 영향을 받는데요. 변수가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태양 가까이 왔을 때 궤도가 어떻게 변하는가 계산을 하려면, 베누의 질량과 구성성분 등을 알아내야 하고요.
베누의 정확한 질량과 구성물질 등을 알아야지만, 이런 것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궤도나 지구에 언제 충돌할지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면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지금 베누에 상공 7km까지 도착했다고 하고요. 내년 초쯤에 직접 내려서 관찰한다고 하는데, 어떤 정보를 갖다 줄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7km 상공을 돌면서 베누의 질량을 측정하는 상태고요, 질량으로부터 중력을 계산하고 그로부터 안전한 진입 궤도를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탐사선은 베누 어느 부분의 토양을 채취하는 것이 우리 연구에 가장 좋을지도 고려하고 있는데요.
착륙 시점은 내년 2월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때 3m 길이의 로봇팔을 뻗어 토양을 채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때 바람을 불게 해서 토양을 채취하는 특수 채집 집게도 있고요.
돌아오는 데에는 2년 반 정도 걸리는데요. 갈 때도 2년 반이 걸린 것처럼 올 때도 2년 반이 걸려서 지금으로부터 5년 뒤인 2023년 9월 무렵에 지구에 토양을 가지고 도착할 예정입니다.
[앵커]
2023년 9월쯤이요, 아직은 멀어 보이지만, 그때 또 어떤 탐사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해보겠습니다.
다음 소식은 어떤 소식인가요?
[기자]
제가 이번 주에 보도해드린 기사 중에서 'ICT 표준'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앵커]
ICT 표준, 그쪽 계통에 종사하는 분들이 관심 가져야 할 분야 아닌가 싶은데, 왜 이 주제를 가져오셨나요?
[기자]
ICT 표준의 개념을 설명해드리자면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통일적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기준입니다.
이 분야, 말씀하신 대로 정보통신기술 분야 종사자에게 중요하기도 한데요, 일반인도 ICT 표준이 없으면 매우 불편합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피처폰 시절에 사용하던 충전기 기억하시나요?
[앵커]
충전기요? 두껍고 길던 충전기 아닌가요?
[기자]
당시엔 전화기 기종에 상관없이 넓적한 모양의 24핀 충전기라고 하는데요.
그것으로 모든 걸 충전할 수 있었거든요.
[앵커]
맞아요. 다 똑같았어요.
[기자]
그때 충전기가 표준화돼 있었기 때이고요. 요즘 스마트폰의 경우, 아이폰과 갤럭시 충전기는 호환이 안 되잖아요.
이런 것은 충전기가 표준화돼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표준화는 '호환' 문제 때문에 우리 생활에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앵커]
갤럭시 같은 경우에도 예전 제품, 요즘 제품은 충전기가 달라요.
[앵커]
아, 그래요? 네, 저도 최근에 샀는데, 불편함이 있어요. 이렇게 호환되는 제품을 사고, 호환이 안 되는 제품은 꺼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표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아무래도 기기들이 상호 호환이 안 돼 수요가 떨어지는데요.
당연히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도 어렵겠죠? 그래서 제조사들이 다른 기기들과도 쉽게 호환되는, 즉 국제 표준에 맞는 전자기기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앵커]
그럼 어떤 것을 표준으로 삼을지 누가 정하나요?
[기자]
이런 ICT 표준을 정하는 곳은 각 나라별로도 많고, 국제 기구를 포함해 전 세계 수 백여 곳이 되는데요, 국제 표준을 정하는 기구는 ITU나 ISO 등 이런 대표적인 것들이 있고요. 우리나라에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TTA가 유일합니다.
[앵커]
TTA가 있군요. 그럼 국내 표준을 제정하는 TTA가 이제까지 제정한 표준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대표적으로 OTP 아시죠?
[앵커]
네, 알죠.
[기자]
금융 거래할 때 사용하는 OTP가 대표적입니다, 이 OTP는 한 개의 비밀번호 생성기를 여러 금융회사가 공동 사용하는 금융보안표준입니다.
OTP는 국제 표준화에도 성공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면 통신사 간 음성을 LTE망으로 전송하는 VoLTE 표준 역시 TTA가 제정한 표준입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5G 기술도 등장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고 하기도 하고요.
그럼 앞으로 TTA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표준을 제정하는 것이나 국제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TTA의 역할이기도 한데요. TTA는 자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년 중소기업 수십 곳을 선정해 ICT 표준화에 대한 맞춤형 과외를 해주는 건데요. 리포트에서도 전해드렸다시피 국내 중소기업들이 표준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요, 신기술의 경우 아예 국제 표준이 존재하지 않거든요.
이런 경우 중소기업 기술을 표준화한 다음 국제 표준으로 발전하도록 자문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앵커]
좋은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들이 TTA 도움을 받아 국제 표준을 선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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