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낙언 / 식품공학자
[앵커]
식물유전자를 변형시킨 GMO의 안정성을 놓고 찬반양론이 거셉니다.
지구촌 식량난을 해결할 '제2의 녹색혁명'이란 의견도 있지만,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오늘 과학 돋보기에서는 '유전자 식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낙언 식품공학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GMO 식품이 우리 시장에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찬반양론이 거셉니다. 지금은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서 '완전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GMO 식품을 어떻게 표시하고 있나요?
[인터뷰]
사실 우리나라만큼 강력하게 표시된 나라가 드뭅니다,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표시가 너무 약하고 무용지물이라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EU에 이어 두 번째로 GMO 표시할 정도로 앞서 있고요. EU 다음으로 강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재 어떻게 표시하고 있죠?
[인터뷰]
GMO로 관리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GMO로 표시하도록 하고, GMO가 아닌 non GMO에 해당하는 것은 얼마든지 non GMO로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외규정 때문에 너무 무시된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3% 이하는 GMO 표시를 안 하는 거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인터뷰]
사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GMO는 옥수수와 콩이 거의 전부인데요. 둘 다 그것을 통째로 쓰면 무조건 GMO라고 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분당(물엿, 과당)이나 식용유(옥수수유)를 만드는 데만 사용하죠. 그것은 기존의 전분당과 어떤 차이도 없고, GMO 성분도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여기다 GMO를 표기하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죠.
[앵커]
그 부분 뒤에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고요. EU 다음으로 표시제가 가장 엄격하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표시제에 대한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사람들이 GMO가 불안하고 우리나라의 GMO 표시가 너무 미약하다고 하니깐 자꾸 표시를 더 해달라고 하는데요. 표시 자체가 당연히 GMO 성분이 들어있다면 표시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데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소비하고 있는 것에는 GMO 성분이 전혀 안 들어 있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오해하면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는 거라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물론 소비자가 걱정하는 것이 GMO 표시제도가 미비하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GMO 수입에서 최상위권 국가라고 하죠. 일단 수입량은 세계 1위, 사료용은 세계 2위입니다. 그럼 우리가 그만큼 GMO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사실 우리나라는 1인당 소비량으로 보면 좀 많은 편입니다. 물론 전체 소비량은 많지 않겠죠.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GMO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최초로 GMO를 개발해서 우리보다 GMO를 최소 2배 이상을 먹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수입한 것 중에서 전분당과 식용유를 뽑아 쓰지만, 미국은 통째로 씁니다. 그러면서 아무런 표시제도가 없었죠,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먹고 있고 그것을 대부분 자기 나라가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미국이지, 우리나라가 아닌데 거기다가 우리는 거기에서 전분당과 식용유만 뽑아 먹는데 너무 위험을 과장에서 알리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깐 우리나라는 식품 그 자체는 먹고 있지 않다는 말씀 해주셨고요. 또, 이런 불안감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GMO가 인간의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 기술에 의한 신품종이잖아요. 나온 지 3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나중에 먹었을 때 먼 미래에 어떤 탈이 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사실 인간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인데 이게 큰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우리는 유전자가 부모로부터만 내려온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원래 유전자 기술은 모두 세균에서 유래한 것이고요. 최근 몇 년 사이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도 세균에서 유래한 기술입니다. 그러다가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최근인 거지, 자연에는 원래 있던 거고요. 그래서 과학자들이 밝힌 것 중에 하나가 우리가 먹고 있는 고구마가 천연 GMO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사실은 과학자들이 연구해보니 고구마는 별로 쓸모없는 작물에서 세균에 의해서 외래 유전자가 들어가면서 그때부터 재배하기 쉽고 먹기 좋은 작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GMO의 안전성 논란이 과장되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보통 GMO의 검증 기간 30년이라서 짧았다고 하는데 사실 최초의 GMO 상품은 인슐린입니다. 당뇨병 환자 같은 경우는 인슐린이 분비가 안 돼서 문제가 되잖아요. 인슐린은 51개의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진 간단한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은 화학적으로 합성이 안 됩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기증받은 소나 돼지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했기 때문에 값도 비싸고 미생물 오염의 가능성도 있고 인간의 인슐린과 약간 모양의 차이가 있어서 면역반응 등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유전자를 대장균 안에 끼워 넣은 뒤 인슐린을 대량생산해서 단백질만 추출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습니다. GMO 작물이라고 하면 유전자가 다 변형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추가된 유전자는 10ppm 이하로 정말 작은 양입니다. 근데 그것에 비해 인슐린은 10만 배 이상의 많은 유전자 GMO 상품을 혈관에 직접 주사합니다. 만약 유전자 기술이 위험하다면 정말 위험해야 할 텐데, 실제로는 소나 돼지에서 채취한 인슐린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입증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당뇨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인슐린 역시도 GMO 상품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GMO 감자에 대한 수입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정부가 올해 2월에 수입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는데, 논란이 커지니깐 지금 무기한 연기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GMO 감자를 개발한 사람이 위험성에 대한 폭로를 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원래 그동안 GMO 작물은 생산성을 높이는 편의였는데 GMO 감자는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였거든요. 감자는 아스파라긴과 환원당이 있는데 이는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하면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물질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걸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대기업은 어느 정도 이뤘습니다. 그렇지만 조그마한 가게에서는 방식을 따르기는 힘들거든요. 그래서 아예 감자 자체에서 꼭 필요하지 않으니깐 유전자 기술로 아스파라긴과 환원당 함량을 낮췄습니다. 훨씬 더 안전한 감자가 된 거죠. 근데 GMO를 걱정하는 사람은 무조건 나쁘다, 반대한다고 하는데 당국에서도 설득한 자신이 없으니깐 자꾸 지연되고 있는 거죠.
[앵커]
이론적으로는 발암물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개량한 품종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GMO에 대한 안정성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 거라고 보시나요?
[인터뷰]
사실 우리는 그동안 GMO 농작물은 들어와 있지만, GMO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만 먹었고 그런데도 논란이 심했습니다. 감자 같은 경우는 막 들어오려고 하는데 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고 있는 입장인 거죠. 근데 이렇게 끝났으면 좋은데 유전자 가위 기술이 나오면서 이 기술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작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거에 비해서 우리의 판단 기준은 너무나 무조건 반대만 하는 입장이어서 식약처에서 안정성 평가 시스템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잘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GMO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좀 더 정확한 정보와 통계를 국민에게 알릴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 정부가 알리고는 있는데요. 사실 식약처의 안전성 검사 시스템들은 GMO를 위해서 개발된 게 아니고 모든 식품, 첨가물, 의약품을 위해서 개발된 거라서 꽤 믿을만합니다. 이쪽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사해서 안전하다고 하면 믿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무조건 듣지도 않고 반대해서 소통이 안 되니깐 식약처에서도 정확한 정보를 주려고 별로 노력하지 않죠.
[앵커]
네 그렇군요. 어쨌든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 자체도 정부의 말을 좀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금까지 최낙언 식품공학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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