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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물에 녹아있는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2019년 03월 22일 오전 09:00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지만, 생명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가 바로 물이죠. 하지만 물은 신비하면서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물에 녹아있는 재미있는 과학 현상은 무엇인지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물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물질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너무나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가장 특이하고도 기묘한 액체이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현인 중 한 사람이었던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을 정도로, 예로부터 수많은 과학자는 이 물에 관한 호기심을 꾸준히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궁금한 S는 물에 녹아 들어가 있는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에 대해, 함께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수도꼭지를 완전히 꼭 잠그지 않았다면 똑, 똑, 똑소리가 나며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윗부분이 얇고 밑 부분이 두꺼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기본적으로 물체가 아래로,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지구 중심 방향으로 떨어지는 현상은 중력 때문이라는 사실을 여러분들께서도 너무나 잘 알고 계실 거에요.

그렇다면, 덩어리째 후드득 떨어지면 될 텐데, 왜 항상 아래쪽이 두껍게 되면서 떨어지는 걸까요? 그에 대한 비밀은 바로, 물 분자 간의 장력에 있습니다. 물 분자들은 다른 액체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으로 서로를 얽어매고 있습니다.

얼마나 강하면 이름도 붙여줘서 이 결속을 우리는 '수소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수소결합을 통해 물 분자들은 보이지 않지만, 서로를 꽉 붙잡고 있는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이제 수많은 물 분자들이 떨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볼게요. 일단 기본적으로 물은 액체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갖고 있어요.

그 유동성에 의해 몇몇 분자들이 아래로 흘러내려 가면 점점 아래쪽에 분자가 쌓여 두터워지겠죠? 반대로 아래쪽 물방울의 무게는 점점 올라가는데, 바로 이때 위에 있는 물 분자들이 아래쪽의 물 분자들과 떨어지기 싫은 나머지, 인력으로 최대한 꽉 붙들고 있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중력에 의해 점점 위쪽의 물 분자의 수가 줄어들게 되며, 결국은 가늘어지다가 뚝 끊어지는 것이 우리가 바라볼 때는 아래쪽이 더 두껍게 되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또 이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도꼭지에서 이미 떨어진 물방울, 또는 비가 내리거나 눈이 녹아 물방울이 떨어질 때를 보면 물방울이 구슬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바로 역시나 물 분자들이 서로를 잡아당기는 힘이 워낙 강한 나머지 발생하는 과학적인 현상, '표면장력'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물 분자들의 강력한 인력은 분자들을 서로 꽁꽁 얽어매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 준답니다. 이렇게 꽁꽁 얽어매는 힘이 작용하는 액체 분자들은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똘똘 뭉치게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표면적이 최소화된 형태가 바로, '구형' 이랍니다.

그래서 떨어지는 동안 공기의 저항만 무시할 수 있다면, 액체는 아주 완벽에 가까운 구형으로 낙하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물방울은 스스로 가장 안정적인 모양을 찾게 된 거라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자, 마지막으로 정말 미스터리 하고도 신비로운 현상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여러분들께서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냉동실에 넣어본 적 있으신가요? 차가운 물이 더 빨리 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놀랍게도 어느 특정한 조건과 상황에서는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어는 걸 관찰할 수 있답니다!

이 현상이 처음으로 논란을 일으키게 된 것은 1963년 탄자니아 학생이었던 에라스토 음펨바의 예상치도 못한 발견 때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우유와 설탕 등의 재료를 끓인 후 얼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조리 실습이 있었는데, 음펨바는 다른 학생들보다 빨리 냉장고를 차지하기 위해 충분히 식히고 아이스크림을 넣으라는 선생님의 충고를 무시한 채 뜨거운 상태로 넣어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기묘한 현상이 관찰되게 됩니다.

자신이 만든 아이스크림이 어떤 상태인지 몰래 엿보려고 열었던 냉장고 속에서,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자기보다 먼저 넣은 친구들의 아이스크림보다도 더 빨리 얼어있었던 것이죠!

기존의 상식을 엎어버린 이런 기이한 현상을, 음펨바는 항상 염두하던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이후, 이 고등학교에 강연을 위해 찾아온 데니스 오스본이라는 물리학자에게, 자신의 잊을 수 없었던 이 경험을 질문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오스본 박사와 음펨바는 이 현상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되고, 이때부터 '음펨바 효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랍니다.

사실, 이 효과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지식을 필요로 해서 아직도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효과에 대해 해석한 최근의 설명방법 중 하나는 바로 복잡계 물리학적 접근입니다. 물리계의 변화를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변화하게 하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준 정적과정'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유체를 설명할 때는 바로 이 '준 정적과정'으로 설명하고 있고, 우리는 이 '준 정적과정'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과학 상식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음펨바 효과'는 상식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복잡계 물리학이 주장하는 해법입니다. 갑자기 따뜻한 물을 냉동실 안에 넣어버리는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는 물 분자의 분자 간 거리에 따른 열대류 등 많은 요인이 등장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 현상을 모형화할 수는 없다는 뜻이죠.

복잡계 과학 중에 일상 속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일기예보에요. 현대 과학의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우리는 당장 내일의 날씨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어요.

이는 카오스 이론이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요인으로도 미래의 복잡계가 어떻게 진행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론 때문이죠. 음펨바 효과도, 바로 이러한 복잡계 물리학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니,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겠죠?

자, 이렇게 해서 오늘은 물에 대한 3가지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이렇듯 일상과 과학은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네요. 그럼 <궁금한 S>는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사이언스 투데이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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