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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라이프] 물속에서도 안전한 스마트폰…방수 기능과 진화

2019년 07월 29일 오전 09:00
■ 이요훈 / IT 칼럼니스트

[앵커]
지난 7월 8일, 필리핀 세부에서 보트 전복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다행히 스마트폰 방수 기능으로 빠른 신고를 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방수 기능 덕에 승객의 안전까지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인데요.

그래서 오늘 '스마트 라이프' 시간에서는 스마트폰의 방수 기능과 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앞서 말씀드린 필리핀 세부 전복사고도 그렇고, 이 스마트폰 방수로 인명을 구조한 사례가 또 있나요?

[인터뷰]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가 있었거든요. 336톤급 급유선과 10톤급 낚시 어선이 충돌한 사고였는데요. 이때 안타깝게 많은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다만, 생존자 가운데 3분은 배가 뒤집힐 때 생긴 에어 포켓에 갇혀계셨거든요. 여기서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GPS 위치로 전송해서 구조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혹시라도 스마트폰이 꺼질까 봐 조심스럽게 껐다 켰다 하면서 계속 버티셨다고 해요.

[앵커]
정말 방수 기능이 되는 스마트폰이 그분들께는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생명줄이었던 셈인데요. 그런데 스마트폰에는 언제부터 방수 기능이 들어간 것인가요?

[인터뷰]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수 제품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많이 쓰이진 않지만 '러기드(Rugged)'라는 제품 분류가 있거든요. 야외 액티비티에서 쓰거나 군사 작전, 건설 공사 등 특수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제품인데요. 이런 제품들 일부는 미 육군납품 규정(MIL-STD-810G)을 충족시킬 만큼 튼튼합니다. 보통 밀스펙이라고 부르죠.

[앵커]
밀리터리 스펙의 준말이죠.

[인터뷰]
네, 이 분류의 제품들은 예전부터 방수·방진 기능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처음 출시된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2010년 모토로라 defy가 첫 번째 방수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건 그냥 물속에 들어갔다 나와도 꺼내도 괜찮은 정도였고요.

이 밖에 일반 스마트폰의 방수 기능이라고 하면 주로 일본에서 시작됐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방수 스마트폰이 일본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일본의 온천이나 문화에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다. 재미있게도, 목욕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하는데요. 일본은 피처폰부터 방수 기능이 기본 사양처럼 들어가 있었는데요. 개발하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일본 같은 경우 일본 여성분들이 목욕하러 들어가실 때 꼭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갔대요. 그래서 방수 기능이 없는 핸드폰은 거의 팔리지 않았고, 그 때문에 스마트폰 같은 경우도 방수 기능을 기본적으로 넣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2013년 소니 엑스페리아 Z가 최초로 마개 없는 방수 스마트폰이었는데요. 하지만 스마트폰 방수가 대중화된 때는 2016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때 갤럭시 S7과 아이폰 7이 방수를 지원하면서, 방수 기능은 러기드폰 같은 어떤 특화 기능이 아닌, 고급 스마트폰이라면 갖춰야 할 기본 기능 비슷하게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요즘은 고급 스마트폰 중에 방수가 아닌 제품은 드뭅니다.

[앵커]
기술의 발전으로 방수 기능이 스마트폰 기본 스펙 중의 하나가 된 상황인데요. 그런데 이 스마트폰 방수는 어떤 기술을 쓰이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스마트폰 방수 기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테이프 기법'이고요, 다른 하나는 '나노코팅 기법'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 고무 패킹으로 틈새를 메꾸고, 방수 테이프와 접착제를 이용해 봉인하는 테이프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는 계속 얇아지는데, 그 안에 모든 방수 기능을 구현해야 하기에 꽤 어려운 작업이라고 합니다. 대신에 고장이 나서 뜯게 되면 방수 기능이 쉽게 사라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나노코팅 기법은 모든 부품에 나노 코팅을 해서, 얇은 박막을 만들어 물이 아예 못 들어가게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만들기는 굉장히 간단한 편이지만, 일단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는 부분도 있고, 방진 기능은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

그리고 충격에도 쉽게 깨지고요. 그런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방송을 보고 계시는 많은 분이 '내 휴대전화도 방수가 되는 걸까?'라고 궁금하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확인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인터뷰]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됩니다.

[앵커]
아, 바로 나오나요?

[인터뷰]
일단 내가 가진 스마트폰 이름이 뭔지 아시잖아요? 그걸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스마트폰 스펙이 뜹니다. 스마트폰 스펙이 뜨면 방수가 되는 제품들은 앞에 IP라는 알파벳이 붙고요. 뒤에 6이나 7 같은 숫자가 붙은 방수·방진 등급을 지원한다고 되어 있을 겁니다. 이런 표시가 있으면 방수 방진이 지원되는 기기입니다.

여기서 IP(Ingress Protection)라는 알파벳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정한 국제 표준 규격을 나타내는 건데요.

예를 들어 방수·방진 등급이 IP68 이런 식으로 표기되면 앞자리 6은 방진 등급, 뒷자리 8은 방수 등급입니다. 간혹 IPX로 표기가 될 때가 있는데요. IPX등급은 방진 등급은 0이고, 방수 기능만 가질 때 IPX로 표기합니다.

IPX 8이라면 IP68 등급과 동일하게 방수 등급은 8이지만, 방진 기능이 없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IP 뒤의 숫자가 차례로 방진 기능, 방수 기능을 의미한다고 하니까요. 내가 가진 스마트폰의 사양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이 뒤에 나오는 숫자 등급이 나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분류되나요?

[인터뷰]
크게 방진은 0부터 6까지 나뉘는데요. 가장 높은 6은 (먼지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의미고, 0은 아무것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방수는 일반 소비자 기기에서는 8등급이 가장 높은데요. 8등급은 장시간 수압을 받아도 사용 가능한 가장 높은 등급을 의미합니다.

이것 말고도, 6k나 9k같이 특별한 등급이 있긴 한데, 이건 강한 물살, 수압에서도 견딜 수 있다는 건데요. 소비자용 기계에서 이 등급을 받은 등급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스마트폰 말고 다른 가전 기기를 보면 Water proof나 Water Resistant라고 적혀 있기도 한데요. 이건 IP 표시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인터뷰]
그건 국제인증기구에서 인증받지는 않았지만,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보통 Water Resistant라고 적혀 있으면 방수 4등급 정도 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경우 약한 비가 오거나 세수할 때 끼고 있는 정도는 괜찮다는 의미인 거죠. 보통 전자시계나 캠핑용 스피커, 스포츠 이어폰 같은 제품이 많습니다.

조금 깊게 나가면 완전 방수 제품은 영어로 Water proof라고 쓰는데요. 방수 7등급 이상 제품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정도면 우리가 일상에서 액체를 만나는 대부분 상황, 그러니까 음료수를 쏟거나 비를 맞거나 샤워를 하거나 수영을 할 때도 방수가 가능한 거죠. 다만, 이런 테스트 결과를 너무 믿지 말고 험하게 사용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겠죠? 방수 기능을 가진 제품들 소개해주셨는데, 이외에도 다른 스마트 기기들이 있는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러기드는 아니지만 간단한 방수가 지원되는 스마트 기기는 잇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많이 쓰지 않지만, 전자시계는 대부분 생활 방수가 지원됩니다. 시계가 아니어도 스포츠 이어폰이나 스마트 워치 같은 웨어러블 제품은 기본적으로 방수 처리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 밖에 요즘 야외 활동, 특히 캠핑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그분들을 위한 제품도 많이 나왔는데요. 캠핑용 스피커나 배터리, DSLR 카메라와 렌즈도 생활 방수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쉽게도 노트북 컴퓨터는 방수 제품이 러기드 제품을 제외하면 별로 없는데요. 대신 일반 키보드는 생활 방수가 되는 제품이 좀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음료수를 쏟아도 닦아내고 쓸 수 있는 제품이 있거든요. 혹시나 방수가 안 되는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계신다면, 지퍼백을 하나 가지고 다니시는 걸 추천합니다. 전 비 오는 날엔 책을 비롯해 젖으면 안 되는 물건을 여기에 넣어서 보관하는데요. 생활 방수 정도는 되기 때문에 여러 물놀이 장소에서도 두루 유용하게 쓰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스마트 기기의 다른 기능 발전도 그렇지만, 방수 기능이 얼마나 발전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물놀이 하거나 바다나 계곡 갔을 때도 스마트폰을 맘껏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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