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별별이야기] 1년 내내 관측 가능…북쪽 하늘 별자리

2019년 11월 04일 오전 09:00
■ 김상철 /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앵커]
별자리는 계절마다 다르게 보이는데요. 하지만 독특하게도 북쪽 하늘의 별자리는 1년 내내 관측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김상철 박사와 함께 '북쪽 하늘 별자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실 별자리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잖아요. 인간이 불규칙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고 예전부터 그리스·로마 신화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말씀하신 대로 별자리는 과학이 아닙니다. 많은 분이 과학은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싫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별자리가 그 처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인류가 함께 사는 지구나 우주를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고, 그 시작은 내 주변의 자연을 보는 것입니다. 저는 그중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첫걸음으로 별자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별자리를 공부하고 익히되, 과학은 아니므로 학교 교재에 싣더라도 별자리를 외우게 하거나 시험에 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어린 친구 중에서는 천체망원경이 있어야만 밤하늘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망원경, 심지어 쌍안경 없이 맨눈으로 얼마든지 별자리와 우주를 볼 수 있고,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해와 달과 행성, 그리고 성단과 성운, 은하까지도 일부 볼 수 있고, 우주를 가까이하고 관측하고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에게는 천칭자리 같은 황도12궁 같은 그런 별자리가 익숙한데, 별자리를 국제 천문 연맹이 공인한 것만 해도 88개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별자리를 보면 이름이 사람이기도 하고 동물이나 물병과 같이 사물의 이름도 따기도 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별자리는 밤하늘에 흩어져 있는 별들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일부를 묶어서 친숙한 사람이나 동물, 사물 등과 연결해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마치 지도에서 각 나라의 경계를 구분하듯이 하늘의 영역을 이야기하기에 수월해지는데요. 문명마다 별자리를 서로 다르게 발전시켰기에, 우리나라와 중국 등은 28수 같은 동양 별자리를 사용했고, 현대 천문학은 주로 서양에서 발전했기에 바빌론에서 시작해서 그리스와 로마를 거친 서양의 별자리를 현대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별자리는 남·북반구 합쳐서 88개가 있는데 모든 별자리를 다 아실 필요는 없고요. 크고 중요한 별자리를 중심으로 파악하면 됩니다.

[앵커]
우리가 보통 계절마다 보이는 별자리가 다르다고 하는데 이게 우리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가 되는 건가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지구가 1년을 주기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밤하늘은 태양의 반대쪽을 보기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른 별자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독특하게 북쪽 하늘의 별자리는 1년 내내 볼 수 있는데요. 지구는 약 24시간을 주기로 자전하는데 그래서 태양을 향하는 대략 절반의 시간은 낮, 반대 방향을 보는 나머지 시간은 밤이 됩니다.

서울의 위도는 북위 약 37도인데, 북극성으로부터 약 37도 각도 이내에 있는 별들은 하루 동안 북극성 주위를 돌면서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밤새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북극성 주변을 돌면서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별들을 주극성이라고 하는데, 이런 별들이 일 년 내내, 밤새도록 볼 수 있는 별에 해당이 됩니다.

[앵커]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북쪽 하늘의 별자리에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고요. 그중에서 가장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북쪽 하늘에는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 카시오페이아, 세페우스 그리고 용자리 등이 있습니다. 특히 큰곰자리에서 큰곰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의 7개 별이 밝아서 잘 보이는데 이들이 바로 북두칠성입니다.

작은곰자리는 작기도 하고 대부분 어두운 별들이지만, 북극성이 있어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데, 그 자전축을 북쪽으로 길게 잇다 보면 하늘과 만나는 점이 바로 하늘의 북극이고 북극성이 바로 그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 어디서나 북극성을 찾을 수 있으면 그 방향이 북쪽이 됩니다.

카시오페이아자리는 5개의 별이 W자 모양을 이루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고, 그 바로 옆 동쪽에는 세페우스자리가 있는데, 세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왕과 왕비였습니다. 신화에서 왕비 카시오페이아 자신의 미모에 대한 지나친 자랑 때문에 여러 가지 재앙이 일어나지만, 영웅 페르세우스의 도움으로 재앙들을 물리치고, 결국 별자리로 남게 됩니다. 그 벌로 하루의 절반은 거꾸로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앵커]
사실 이 별자리는 이런 이야기와 연결되니까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는 별자리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서 북극성의 위치를 찾는 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 맞는지 좀 부탁드릴게요. 큰곰자리에 해당하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의 중간, 작은곰자리의 끝에 북극성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는데 맞는 건가요?

[인터뷰]
우리나라처럼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북극성만 찾으면 나침반 없이도 동서남북 방위를 알 수 있죠.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북극성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별자리마다 가장 밝은 별부터 그리스어 알파벳 순으로 별의 이름을 붙입니다. 그래서 알파 별, 베타 별, 감마 별 등의 순으로 밝기가 점점 어두워지게 됩니다.

만약 초저녁에 북쪽 하늘 별을 본다면 봄과 여름에는 북두칠성이 높이 떠 있어서 잘 보이고요. 지금과 같은 가을이나 겨울이라면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잘 보입니다. 북두칠성을 국자라고 생각하고 국자 그릇 쪽의 알파 별과 베타 별 사이의 길이만큼을, 베타 별에서 알파 별 방향으로 5배 연장하면 북극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의 경우 W자의 양쪽 두 변을 뒤로 이으면 만나게 되는 한 점이 있는데, 이 점에서 가운데 별인 감마 별까지의 길이만큼을 그 방향으로 쭉 따라가면 북극성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저는 이 북극성을 나침반으로 활용하는 법을 조사해왔는데, 북두칠성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고 바라보는 쪽이 북쪽이다. 이거 맞는 건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계절별 별자리마다 특징적인 도형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건 어떤 이야기인가요?

[인터뷰]
계절별로 가장 밝을 별들을 이용해서 특징적인 도형을 그릴 수 있는데 이 도형들을 찾으면 각 계절의 별자리들을 쉽게 찾고 익힐 수 있습니다.

봄을 특징짓는 도형은 봄철의 대곡선이라 부르는, 활 모양의 커다란 곡선인데요. 북두칠성의 휘어진 손잡이를 휜 채로 쭉 따라가면, 목동자리의 알파 별인 아크투르스를 만날 수 있고요, 계속 남쪽으로 따라 내려가면 처녀자리의 알파 별인 스피카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북두칠성의 손잡이부터 아크투르스와 스피카를 잇는 곡선을 봄철의 대곡선이라고 부르는데, 아주 밝은 별들이기 때문에 찾기 쉽고, 이 도형들을 찾으면 큰곰자리, 목동자리, 처녀자리는 물론이고 자연스럽게 그 주변의 별자리들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여름철에는 백조자리의 데네브, 거문고자리의 직녀성, 독수리자리의 견우성을 잇는 커다란 직각삼각형을 여름철의 대삼각형이라고 부르고요.

가을에는 페가수스자리 몸통의 커다란 네모를 가을철의 대사각형.

그리고 겨울에는 오리온자리의 베텔지우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을 잇는 정삼각형을 겨울철의 대삼각형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도시 불빛 때문에 별을 잘 볼 수 없는 도시에 산다면 오히려 이들 밝은 별들만 주로 보이기 때문에, 각 계절을 특징짓는 도형의 별들을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우리가 땅에 닿아있는 모든 것들은 좀 복잡하고 시끄러운 경향이 있는데 하늘을 바라보면 온전하고 잔잔한 느낌이 있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 그런 동심으로 돌아가서 오랜만에 별자리를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