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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카오스 이론에서 유래된 '나비효과'

2019년 11월 08일 오전 09:00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나비효과는 사소한 변화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나비효과의 어원은 무엇이고, 물리학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여러분, 나비효과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에요.

오늘은 이 나비효과란 무엇인지, 궁금한 S에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효과를 최초로 이야기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인 로렌츠입니다. 1961년 로렌츠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초깃값인 0.506127 대신 소수점 이하를 일부 생략한 0.506을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놀라웠어요. 0.000127이라는 근소한 입력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기후 패턴 결과를 나타낸 것이었죠.

나비효과라는 말의 기원은 1972년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실시했던 강연의 제목인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날까?"에서 유래됐습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가 날개를 한 번 퍼덕인 것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또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나면 증폭되어 긴 시간이 흐른 후 미국을 강타하는 토네이도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기후에서 나타난 표현이죠.

그런데 나비효과에서 왜 하필 '나비'가 쓰이게 되었을까요? 1952년에 출간된 레이 브래드버리의 SF 소설 '천둥소리'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생대의 나비 한 마리 때문에 미래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바뀌어 희대의 과격파 전체주의자가 당선된다는 설정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나비효과의 이론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요? 물리학사를 돌이켜보면 태양계가 돌아가는 원리를 수학적으로 입증하려다 실패한 과학자가 무수히 많은데요. 물리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뉴턴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중력의 영향으로 서로 묶여있는 두 개의 물체가 타원궤도를 따라 서로 돌 수 있다고 예측했으며, 이 예측은 이론상으로도 실제 천체에 대한 관찰로도 완벽하게 증명된 상태였습니다. 항성과 행성의 타원운동이 전형적인 그 예인데요. 이처럼 물리학에서 물체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분야를 '역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역학'을 이용하더라도 설명하려는 물체가 세 개 이상이 되어 버리면 서로를 간섭하는 힘이 복잡해져서 그 현상에 설명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물리학에서 N체 문제, 또는 삼체 이상에 문제라고 하는데요. 태양계의 행성이 이 삼체보다 많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증명이 불가능한 것이죠.

이런 삼체문제는 수학 물리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골치 아픈 난제였습니다. 쟁쟁한 수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이렇다 할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1887년 스웨덴의 오스카르 2세가 이 문제의 해법을 찾는 자에게 막대한 부와 명예를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후 수많은 물리학자와 수학자가 이 문제에 뛰어들게 되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앙리 푸앵카레'입니다.

푸앵카레는 이 문제를 큰 궤도운동을 하는 두 개의 물체를 하나로 묶고 그 큰 묶음과 작은 궤도를 이동하는 한 개의 물체. 이렇게 2체 문제를 단순화해서 삼체 문제를 설명하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명 방법도 상금을 받기에는 충분히 대단한 방법이었지만, 이 시점에서 푸앵카레는 자신의 설명체계에 커다란 오류를 발견하게 됩니다.

2체 문제의 큰 궤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궤도가 불규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 다시 말해 카오스 혼돈상태일 가능성에 대해서 발견해버린 것이죠. 이렇게 해서 푸앵카레는 아주 미세한 변화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카오스 이론을 발견하게 되고, 이 이론은 컴퓨터 공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작은 변화에 따른 카오스 상태를 컴퓨터를 이용해 연산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카오스 이론에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기상 변화학을 접목해 에드워드 로렌츠가 나비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지금 쓰이고 있는 나비효과의 어원입니다. 참고로, 아직도 삼체 이상의 물체에 대한 비밀은 풀리지 않은 미제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이 정말 놀라운 것은 겨우 삼체에서 일어나는 정확한 힘의 주고받음은 풀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대상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그 대상들의 변화의 양상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9세기 중반부터 활동했던 물리학자인 루트비히 볼츠만은 선대에 연구되고 있었던 열과 에너지라는 현상에 대해, 무수히 많은 기체 분자들의 운동에너지와 회전에너지, 그리고 상호작용 때문에 전달된다는 이론인 기체분자운동론을 주장하게 됩니다. 기체분자운동론은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도의 증가와 감소, 기체의 압력, 그리고 기체가 가지는 부피 등을 그동안 설명되었던 방식인 열의 이동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기체 분자 자체의 운동으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 대상을 다루는 학문은 곧 통계적 양상을 파악하는 학문이라는 의미의, '통계역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탄생하게 되고, 이 통계역학은 훗날 브라운 운동을 설명하는 기초 이론으로서도, 양자적 현상들의 앙상블을 통계적 방법으로 다루는 양자통계역학에도, 그리고 작은 시스템으로부터 거대한 시스템 등 미세한 개체가 조직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시스템의 양상을 분석하는 스케일의 과학에도 이용되고 있답니다. 로렌츠에 의해 주장된 나비효과에 의해, 현대 과학에서는 기상변화를 완벽하게 예측할 순 없지만, 바로 이 통계역학적 방법을 이용하면 그 양상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고, 바로 그러한 이유 덕분에 일기예보가 가능한 것이죠.

오늘은 나비효과의 역사를 따라 카오스 이론과 푸앵카레의 삼체 문제 등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현재 나비효과는 과학뿐만 아니라, 경제나 대중문화에서도 많이 쓰이는 문화 용어입니다. 어느 상황에서 어떨 때 쓰이는지 더 찾아보신다면 '나비효과'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속성에 대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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