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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2019 네이처 선정 '과학계 10대 인물'

2019년 12월 19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어떤 이야기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2019년도 이제 10여 일밖에 남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곳곳에서 10대 인물이라든가 올해의 사건 이런 것을 결산하기도 하죠.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 지도 올해 10대 인물을 선정했는데요, 오늘 한번 한 명 한 명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네, 올해 과학계에서 워낙 많은 사건이 있어서 10명 추리는데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어떤 사람이 꼽혔는지 궁금한데,
첫 번째 인물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먼저 '과학 수비수'라는 별명이 붙은 리카르도 갈바오 브라질 상파울루대 교수입니다. 갈바오 교수는요 브라질의 물리학자로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장을 역임했는데요, 역임 당시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심각성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브라질 정부를 비판하면서 브라질의 영웅이 됐습니다.

갈바오 전 소장 연구팀은요. 구체적인 위성사진을 토대로 보고서를 냈는데요. 최신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 열대우림은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동안 무려 9,762제곱킬로미터가 파괴됐다고 합니다. 푸에르토리코 나라 면적보다 큰 건데요. 일 년 전보다 30% 증가한 거고요, 2012년에 비해서는 사라진 숲의 크기가 두 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 같은 보고서가 거짓말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갈바오 소장이 환경운동가들과 결탁했다고 비판하기도 하고요.

갈바오 소장이 다시 이에 반박하고, 반박한 지 2주 만에 소장 자리에서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과학계에선 현재 브라질 대통령이 자기 정치적 이익에 맞지 않는 과학 사실을 다 부정하면서 독재를 펼치고 있다고 이 갈바오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브라질 정부와 갈바오 소장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마존의 화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릴 만큼 브라질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함께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겠습니다.

네이처가 선정한 두 번째 인물은 누군가요?

[기자]
네, '우주 탐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빅토리아 카스피 캐나다 맥길대 교수입니다. 카스피 교수는요. 첨단 망원경을 개발해서 '빠른 전자 폭발' 현상을 관측한 천문물리학자입니다.

[앵커]
그런데 빠른 전자 폭발 현상이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우주에서 천 분의 1초에 불과한 찰나에 강한 전파가 관측되기도 하거든요. 이제까지 수십 차례 관측됐는데 이게 어디서 발생하는 것인지조차 파악이 안 돼서 지금까지 미스터리 대상입니다. 같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관측하기도 하기 때문에 블랙홀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부터 천체나 성운끼리 충돌할 때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이런 관측도 있고요. 또 심지어 외계 생명체끼리의 대화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이런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카스피 교수가 차임 전파망원경이라는 첨단 망원경을 개조해서 빠른 전자 폭발 현상 관측을 더 쉽게 만든 겁니다. 차임 망원경은 천체가 내뿜는 전파를 모아서 분석하는 건데요. 카스피 교수는 여기에 수백 개 케이블을 더 부착하고 또 고성능 컴퓨터에 연결하는 등 직접 망원경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돈도 천문학적으로 들었고요. 전 세계 천문학자들과 협업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세상 어떤 망원경보다도 빠른 전자 폭발 현상을 더 많이 관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올해에는 1,000개 이상 이 현상을 관찰할 예정이라고 말했고요. 데이터가 더 쌓이면 이 신호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지 좀 주목이 됩니다.

[앵커]
관측을 넘어서 우주에서 오는 이 신호가 과연 어디서 시작이 된 건지 알아내는 일도 머지않았길 바라봅니다. 다음 인물은 누구인가요?

[기자]
'뇌 부활자'라는 이름이 붙은 네나드 세스탄 미국 예일대 교수입니다. 세스탄 교수는요 지난 4월 죽은 돼지의 뇌세포를 되살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서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연구팀의 원래 뇌세포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보관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던 참이었는데요, 죽은 돼지에서 뇌를 분리해서 산소와 함께 아주 차가운 보존액에 보존하던 중에 뇌세포에서 전기적 신호를 포착했다고 합니다.

전기적 신호가 있다는 것은 의식이 있다는 것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당시 신경학자는 이게 오류라고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세스탄 교수는 실험실을 닫고서 윤리 문제 등을 검토한 다음에 실험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기존에는 뇌에 산소가 고갈되면 바로 뇌세포가 죽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연구팀은 산소 고갈이 생각보다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고 밝히는 등 관련 연구를 지속했습니다.

이 같은 실험 결과를 언론에 공개된 다음에는 프랑켄슈타인과 스와인의 합성어 그러니까 돼지라는 뜻의 합성어를 합해서 프랑켄스와인이 탄생했다고 사람들이 말하기도 했고요.

네이처는 이 세스탄 교수를 '삶과 죽음의 정의에 도전한 신경생물학자'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어떻게 하면 이식 장기를 좀더 잘 보존할 수 있을지 뇌는 죽은 이후에 얼마나 더 살아 있을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보통 죽으면 뇌도 같이 정지한다는 것이 어떤 통명으로 남아있었는데 그런 것을 깨는 충격적인 연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떤 추가 연구가 나올지 궁금해지고요. 이제 네 번째죠.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생물 다양성의 수호자'라는 별명이 붙은 산드라 디아즈 아르헨티나 코르도바국립대 교수입니다. 디아즈 교수를 비롯한 세계 공동 연구팀이요.

인간 활동으로 인해서 백만 개 종이 동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과학자들이 생각해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라는 겁니다. 현재 멸종 속도도 보면요. 지난 천만년동안 평균 속도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지금이 더 빠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또 지금 상태로 경제 발전을 추구를 계속한다면 생물 다양성이 완전히 파괴되고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저해된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아즈 교수는 현재 과학자를 넘어서 국제기구와 협조해서 세계 환경 정책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0대 인물에는 꽤 많이 기후변화나 생태계 파괴를 경고하는 그런 인물들이 속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과학적인 발견을 토대로 지금 현재의 과학 정책들, 환경 정책들을 좀 바꾸는 행보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올해의 인물은 누구일까요?

[기자]
네, 다음엔 '에볼라 파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장-자크 무옘베 탐품, 콩고민주공화국의 미생물학자입니다. 탐품은요. 에볼라 바이러스를 공동 발견한 과학자이기도 한데요, 올해에는 에볼라 신약을 개발한 공로로 10대 인물로 선정됐습니다.
에볼라에 감염되면 온몸에서 출혈이 일어나면서 사망하게 되는데요. 사망률이 50%에서 최대 90%까지 이른다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탐품은요. 지난 40여 년 동안 에볼라 연구를 한 결과 치료 신약을 개발했습니다. 에볼라를 앓고 이겨낸 생존자의 피를 얻어서 에볼라 환자에게 주입한 건데요. 그래서 항체가 잘 형성되도록 한 겁니다, 지난달에 이 치료제를 680명에게 주입을 한 경과, 임상 시험을 한 거죠. 환자 생존율이 90%나 달했다고 합니다.

[앵커]
상당히 높아졌네요. 네, 에볼라 바이러스는 걸리면 치사율이 50%~90%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생존율이 90%나 됐다고 하니까 정말 획기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 다음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이번 인물의 별명은 '생명의 기원을 찾는 자'인데요,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미국 클리블랜드자연사박물관 박사입니다. 하일레-셀라시에 박사팀은요. 380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두개골 화석을 발견해서 이것을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원했습니다.

아나멘시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종으로 420만 년 전부터 390만 년 전까지 살았던 인류라고 합니다. 이 화석이 발견되기 전까지는요 이 시기가 빈칸이었거든요. 발견된 화석이 없었습니다. 전까지 제일 오래된 화석, '루시'라고 잘 알려져 있죠.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이 화석은 있었는데 루시가 이 아파렌시스 후손입니다.

이 화석은 꽤 보존이 잘 된 상태로 발견됐는데요. 분석 결과 진화학상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거든요. 기존에는 이 아나멘시스가 진화해서 루시인 아파렌시스로 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믿어졌는데, 이 화석 이번에 발견된 것으로 인해서 진화라는 것이 깔끔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두 종이 무려 십만 년 동안이나 동시대에 같이 살기도 했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 종이 사라지고 다른 종이 출현한 게 아니라 동시대에 두 종이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거군요. 거기에 더해서 이렇게 오래된 화석이 거의 손상 없이 계속해서 발견됐다는 점도 신기하네요.

다음은 또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다음은 이식 윤리학자, 웬디 로저스 호주 매콰리대 교수입니다. 로저스 교수는요. 중국의 장기 이식 연구의 어두운 면을 폭로한 공로로 이번에 선정이 됐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에서 유통되는 간이나 심장, 신장의 출처까지 어디냐 이런 논란이 많았는데요. 정치범 등 범죄자들에게서 동의 없이 적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런 의혹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의혹에 대해서 처음에는 중국 정부가 부정하다가 인정한 후에 이 같은 강제 적출이 2015년부터 금해졌다고 이렇게 말을 한 바가 있는데요. 로저스 교수가 중국의 과학 논문 수만 건을 분석한 결과, 수백 건의 여러 논문에서 기증자가 분명하지 않은 장기가 쓰였다는 결론을 도출한 겁니다. 장기 수는 8만5천 개로 추정되고요.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저명한 학술지들은요. 저자에게 소명을 요구하기도 했고요. 검증한 후에 만약에 문제가 발견됐으면 논문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이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저스 교수는요. 이런 움직임이 이런 비인간적인 사태를 멈출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까 무서운데요. 정말 로저스 교수의 바람대로 이런 사태가 멈춰지길 바랍니다.

다음은 무엇인가요?

[기자]
'크리스퍼 번역자'라는 별명이 붙은 중국의 줄기세포 학자 등홍쿠이 박사입니다. 크리스퍼는 유전자 가위잖아요. 지난해에 네이처 선정 10대 인물에 이 허젠쿠이 박사가 선정된 것에 따라서 이번에도 이제 크리스퍼에 관련된 사람이 이제 선정되었는데요.

올해는 HIV, 그러니까 에이즈 바이러스죠. HIV 감염된 성인한테 유전자 가위가 안전하게 쓰일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세계 최초로 내놓은 등홍쿠이 박사가 선정된 겁니다. HIV에 감염되지 않는 면역 세포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유전자 가위를 사용하면,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건데요. 연구팀은요 백혈병에 걸린 HIV 감염자한테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넣어주었는데요. 그 세포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한 상태로 넣어준 겁니다.

어떻게 편집을 했냐면요. 바로 에이즈 바이러스의 수용체인 CCR5가 없는 백혈구를 만들어서 더 이상 HIV에 이것들이 감염되지 않게 만든 겁니다. 안전성 문제 때문에 모든 세포를 편집한 상태로 넣어 주진 못했고 18%만을 유전자 가위로 편집한 채 넣어줬다고 하는데요. 이 년이 지난 지금도 CCR5가 없는 세포들이 이 환자의 몸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내비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인류가 에이즈도 정복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린 건지 기대가 커지는데요. 또 이번 연구는 태아가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서 허젠쿠이 박사와는 다르게 윤리적인 논란은 좀 피해 갈 수 있었던 점도 주목받을만한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의미로 주목받은 인물이네요.

다음 인물은 누군가요?

[기자]
네, 퀀텀 빌더이라고 불리는 존 마르티니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입니다. 지난 10월에 구글과 함께 양자컴퓨터를 선보인 사람인데요. 시카모어라는 양자컴퓨터 칩을 저희도 보도해드린 바가 있죠.

이 양자컴퓨터가 최초로 기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었다면서 '양자 우월성'을 최초로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연구팀은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난수 증명 문제를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 양자컴퓨터가 푼 문제가 특정 과제에 한정됐다 이런 논란도 있었고요. 그래서 양자 우월성을 완벽히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앞으로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앵커]
네, 꿈의 컴퓨터라고 불리잖아요. 양자 컴퓨터 소식 앞으로 어떻게 상용화가 될지 또 기대해 보도록 하겠고요. 이제 마지막 10번째 인물입니다. 어떤 인물일까요?

[기자]
네이처가 환경 촉매라고 명명을 한 인물입니다. 타임스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기도 하죠.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입니다.

환경 문제에 각국 정부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던 스웨덴의 소녀죠. 지난해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스톡홀름 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게 계기가 돼서 전 세계 학생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도 기후변화에 대한 이 정착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등교 거부' 시위에 나섰잖아요.

'미래를 위한 등교 거부 기후변화 시위'로 이제 확산했고, 어른들도 시위에 동참하게 됐죠. 올해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만큼 네이처도 10대 인물로 선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올해의 과학계 인물들을 정리하면서 올해 과학 이슈들까지 정리된 것 같습니다. 내년 이맘때는 또 어떤 인물과 이슈들이 또 언급될지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소라[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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