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한옥은 수천 년을 이어오며 전통과 아름다움을 간직해온 건축물이죠.
미학적인 가치는 물론,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한 과학적인 원리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똑똑한 집, 한옥에 담긴 과학에 대해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주거 공간으로 발전해 온 한옥.
한옥은 그야말로 우리 민족의 생활의 지혜와 문화적 미적 감각의 총 집합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또한 한옥은 햇빛과 바람, 나무, 흙 등 자연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사계절을 슬기롭게 적응하도록 돕는 과학원리가 숨어있다고 합니다.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무게중심'입니다.
한옥은 땅을 다진 뒤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수직으로 기둥을 세웁니다.
뼈대를 놓고 지붕을 올리는 것이죠.
아파트나 양옥의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것과는 다르게 한옥의 무게중심은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주춧돌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분이 교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아파트와 같은 건물은 기둥을 교체하기 쉽지 않은데요. 섣불리 기둥을 손보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옥에서 기둥을 교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썩은 부분만 잘라내고 새로운 목재로 덧붙인 다음 주춧돌에 맞춰 그랭이질을 해주면 되죠.
기둥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이런 식으로 교체하면 한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한옥은 주로 나무와 흙으로 짓는 집이기 때문에 비가 벽으로 들이치면 쉽게 손상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한옥의 깊은 처마가 벽이 물에 젖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처마는 햇빛의 양을 조절하는 데도 효과적인데요.
처마 깊이는 계절에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을 조절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계절에 따라 태양의 고도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태양의 남중 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햇빛이 처마에 가려져 방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요.
반면에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는 겨울에는 점심에도 햇빛이 집 안 깊숙하게 들어와 방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또, 처마의 길이는 지역마다 다르다고 하는데요. 태양의 고도가 높은 지역에는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처마의 길이가 더 길고, 태양의 고도가 낮은 지역에는 춥기 때문에 햇빛이 더 잘 들어오게 하려고 처마가 짧다고 하네요.
처마를 통해 여름날 뜨거운 태양을 피했다면, 대류현상을 이용해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보통 한옥은 앞쪽은 양, 뒤쪽은 음으로서 앞은 밝고 건조하게, 뒤는 그늘지고 습하게 조성하는데요.
그럼 마당과 뒤뜰 사이의 기온 차이로 대류현상이 발생해 자연적인 통풍이 이뤄집니다. 대류현상이란, 따뜻한 공기는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지면서 아래로 내려오는 현상인데요. 즉, 산바람이 마당 쪽으로 불어 내려오면 대청을 통하게 됩니다.
대청의 앞쪽은 개방되어 있고, 뒤쪽은 벽과 창을 만들어 바람의 속도가 빨라지도록 하는데요. 그래서 무더운 날에도 대청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청마루 밑도 공기가 잘 통하도록 북쪽에 바람구멍을 낸다고 하니, 선풍기나 에어컨을 능가하는 자연 냉방 장치라고 할 수 있죠.
한옥은 다른 나라의 전통 가옥이나 양옥과 달리 높은 기단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기단을 만든 목적은 지하수나 빗물이 집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기단을 여러 겹 쌓아 올리면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죠.
또 땅에 있는 벌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쌓기도 했다고 하니, 조상들의 지혜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네요.
한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인 마당은 지붕 없는 방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마당에도 우리가 몰랐던 과학이 숨겨져 있습니다.
옛날 선조들은 마당에 하얀 모래를 깔아두었다고 하는데요. 하얀색 모래는 햇빛을 반사시켜 한옥 내부를 밝고 환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간접조명의 효과가 마당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죠!
한옥의 바깥 부분을 살펴봤으니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구들은 한옥만이 가진 온돌이라는 난방 시스템을 구성하는 독특한 장치인데요.
밥을 짓는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열이 방으로 전해지도록 만든 한옥의 기술입니다. 아궁이에서 열이 통하는 길을 살펴보면 유독 통로가 좁은데요.
좁은 통로를 통해 열기가 더욱 세고 빠르게 지나갈 수 있게 만들어 방의 구석구석까지 뜨거운 열기를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구들의 두께를 조절해 아궁이의 불이 꺼져도 아랫목의 열기가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또, 한옥의 특별한 점은 문에 바른 창호지에도 숨어있습니다. 창호지는 종이 특성상 눈에 안 보이는 무수한 구멍이 있는데요.
방문에 발라두면 환기는 물론 방안의 습도와 온도까지 자연적으로 조절됩니다. 그래서 겨울철 높은 보온효과를 지닌다고 하는데요.
또, 창호지를 고정시키는 창호는 선조들의 미의식도 엿볼 수 있습니다. 창호는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보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에 맞춰 구성했다고 하네요.
오늘 '궁금한 S'에서는 한옥에 담긴 과학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저 옛날 집이라고만 생각했던 한옥이 과학적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지 않나요? 알면 알수록 참 신비로운 한옥, 한옥을 잘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네요,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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