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빙하가 사라지면 발생하는 피해는 무엇이고, 이런 빙하 유실을 막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빙하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이겠죠?
[반기성]
그렇습니다. 인류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배출되는 엄청난 화석연료의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습니다. 2019년 기상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417.9㏙으로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전 지구 평균농도인 409.8㏙에 비해 높았는데요.
세계기상기구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태양열을 포획하면서 지구에 남은 열이 육지에 붙어있거나 바다에 떠다니는 얼음을 녹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지구의 얼음이나 빙하가 사라지면 심각한 기상재난이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온실가스가 만든 열이 빙하를 녹이고 있다는 건데요. 빙하가 얼마나 녹았나요?
[반기성]
빙하가 가장 많은 지역이 그린란드, 남극대륙, 북극해의 빙하인데요. 먼저 그린란드 빙하를 알아보겠습니다. 북극권이 고온 현상을 보이고 대형산불이 심각했던 2019년부터 얼음층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 얼음층의 약 40%에서 해빙 현상이 나타나 20억 톤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6월부터 8월 사이가 그린란드 얼음층이 녹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7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6월에 많은 얼음이 녹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대서양에서 올라온 덥고 습한 공기가 그린란드로 유입되면서 4월부터 해빙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는 기간과 양이 늘어나면서 해수면 상승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그린란드 기후를 연구하는 토머스 모트 교수는 "그린란드의 얼음층 해빙은 지난 20년간 해수면 상승에 일조했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전 세계 해수면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한다면 해빙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 같은데요. 남극대륙의 빙하는 어떤 상태인가요?
[반기성]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1979~2017년 남극의 빙하를 위성으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0년 전보다 빙하가 6배 많이 녹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연구팀은 남극 지역 18곳을 조사한 결과, 남극 빙하가 2009년~2017년 사이에 연간 2,520억 톤씩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1979~1990년 사이에 연간 400억 톤이 사라진 것의 6배가 넘는 양이었죠. 남극 빙하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1979년과 2017년 사이 전 세계 해수면은 1.4cm가량 상승했는데요. 지구온난화가 현 속도로 지속하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1.8m까지 오르면서 지구 곳곳에서 가뭄과 폭풍 등 자연재해들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극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상황은 어떤가요?
[반기성]
독일과 미국 연구자로 이뤄진 '해빙 모델 상호비교프로젝트' 팀이 2020년 4월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여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막더라도 2050년 이전에 북극권 여름 해빙은 현재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사실상 거의 사라지는 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올해 영국 남극조사소 연구팀도 북극권 해빙이 2035~2086년 사이에 모두 녹아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북극 빙하의 면적은 관측 사상 가장 작습니다. 2020년 10월 29일에 관측한 결과, 730만㎢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2019년 관측했을 때가 880만㎢였는데 1년 만에 무려 17%가 사라진 것이지요.
[앵커]
그렇다면 말이지요. 만약 남아있는 빙하가 전부 녹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반기성]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합니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태평양, 대서양 등 대부분 바다의 수위가 지금보다 약 66m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이 시뮬레이션해서 만들어낸 사진이 실렸는데. 이것을 보면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서울시의 평균 해발고도도 약 50m이니까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일부 고지대를 제외한 서울시 대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이런 빙하 유실로 나타나는 재앙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낸 자료도 있다고요?
[반기성]
네, 맞습니다.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지된다는 가정에 따라 나온 연구결과인데요.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 전 세계 3억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요. 국제 환경단체 그리피스 서울사무소가 이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0년 뒤 우리나라 국토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인구 절반 이상이 사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비롯한 국가 중요 시설들이 침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당장 10년 후에 인천공항이 물에 잠긴다니 믿어지지 않는데요. 이런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반기성]
지구온난화를 막는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발표한 그린뉴딜의 경우 친환경 산업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다행히 대통령께서 2050년에는 탄소 제로의 나라로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목표치와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탄소 감축 목표치를 연도별 단계로 설정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울러 탄소 저감 외에도 기후재앙에 대비한 적응, 예를 들어 댐 보강이나 하천 정비 등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태풍이나 홍수 피해를 볼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탄소 감축을 진행하면서 댐과 하천피해를 막는 즉각적인 대처도 진행해야 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순표[spark@ytn.co.kr]
YTN 사이언스 반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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