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주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앵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상포진인데요. 대상포진이 심해지면 신경이 손상되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대상포진과 신경통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은주 교수, 화상으로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주변을 살펴보면 대상포진은 그렇게 드문 질환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하지만 방치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라고 들었습니다. 우선 대상포진이 뭔지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으로 피부 한 곳에 통증과 함께 신경절에 연결된 각각의 신경을 따라서 줄무늬 모양의 발진과 수포들이 발생하고, 통증이 매우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환자들이 말씀하시기를 통증이 얼마나 심하냐면 마치 칼로 베는 것 같고,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되는데요. 외래에서도 옷을 착용하지 못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옷이 닿는 것도 자극이 돼서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원인은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바이러스(VZV)입니다.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없어지지 않고 특정 신경절 속에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세포막을 깨고 나와 신경 섬유를 따라 이동하게 되고, 해당 신경에 가까운 피부에 감염을 일으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대상포진이 무서운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통증 때문이잖아요. 처음 발병했을 때 통증의 증상은 어떤가요?
[인터뷰]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두 가지 증상으로 '수포'와 '통증'이 나타난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이 두 가지 증상이 일어나는 순서가 통증이 먼저이고 수포가 나중입니다. 수포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으면 진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두 가지 양상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몸살처럼 여기저기가 아프고 피곤하다가 특정 부위에 수포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신경을 따라 통증이 띠를 두른 듯 발생하다가 그 자리에 수포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먼저 나타난다는 것인데 몸살이나 근육통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입니다. 몸살이나 근육통이 평소와 다르게 꽤 심한 강도로 지속하는 경우, 두피부터 발끝까지 수포는 어디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꽤 심한 강도로 몸살을 앓는 경우엔 두피까지 꼼꼼하게 피부를 살펴봐야겠군요.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대상포진 수포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부위가 있나요?
[인터뷰]
환자분들 내원하시는 것을 보면 흉부 신경절 부위, 즉 가슴이나 몸통 부위가 전체적으로 가장 많습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요. 다음은 안면부위인데 그중에서도 눈썹 위 이마와 두피에 포함하는 부위에 수포가 흔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수포의 특징은 지금 보이시는 사진에서처럼 처음에는 반점처럼 작다가 몇 개씩 몰려서 발생하고 빨간 피부 부위 위에 물집이 차 있는 특징, 마치 건드리면 터트릴 것 같은 모양이고 좌, 우 중, 한 방향으로 띠를 이루듯 발생합니다.
요즘은 대상포진이 흔하다 보니 대상포진 아니에요? 하고 찾아오시는데 수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특징적인 수포 모양을 기억하시면 될 것 같고 팔 앞쪽이나 손발 말초 부위에는 흔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앵커]
대상포진에 특별히 잘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이 말은 사실인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된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20~50세의 성인에서는 1,000명당 2.5명이 발생한다면 60세 이상에서는 1,000명당 7.8명의 발생합니다. 즉 2~3배가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최근에 20~30대 젊은 층 환자들에게서 발병이 꽤 많다는 것을 느끼지만, 여전히 60세 이상 환자들의 발병이 압도적입니다. 성별로 보자면 여성에게서, 특히 폐경기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에 비해 높고 이는 호르몬의 영향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을 중심으로 대상포진이 잘 발생한다고 이야기해드렸잖아요.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황은 연령이 증가하거나, 수술을 받거나 다치거나 한 상황. 또한, 장기이식을 받아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시거나 암진 단 이후에 항암치료를 하시는 경우, 에이즈와 같이 면역결핍성 질환에 이환된 경우입니다. 면역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니깐요. 또한, 젊은 분들에게서 발생된 경우 대개 발생 전 2~3개월 정도 매우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면역력 저하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대상포진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인터뷰]
대상포진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바이러스제의 투여인데요. 발진 발생 후 72시간, 약 3일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염 초기엔 바이러스가 증폭을 해 본인의 힘을 키우거든요. 그럴 때 항바이러스를 투여해서 억제해주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앵커]
그런데 대상포진 치료를 받고 물집, 그러니까 수포가 다 사라졌는데도, 통증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고 하던데요. 물집은 사라졌지만, 통증은 계속되는 경우, 완치가 되지 않은 건가요?
[인터뷰]
네, 이게 기준은 애매하지만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더불어 농이찬 수포가 터지고 가피가 앉습니다. 2~3주 이내에 수포에 딱지가 않고 떨어져 나가면서 통증도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고 피부 병변이 낫고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부릅니다. 이때는 이미 대상포진이 아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완치가 됐는데 신경통이 남은 것입니다. 이때 대상포진 신경통으로 정리하는 것이 수포가 사라지고 상처가 앉고 딱지가 떨어졌는데도 한 달이 지났는데 통증이 있으시다 이것이 신경통으로 가지 않을까 의심을 하고 이 통증이 3개월 이후까지도 통증이 지속할 때 거의 신경통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주로 어떤 사람이 잘 걸리는지도 궁금한데요.
[인터뷰]
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노인 환자에게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대상포진에 걸린 후 40대에서는 약 10% 만이 10명 중 1명 신경통으로 넘어가고 9분은 괜찮으신데 70대 이상에서는 50% 이상의 환자가 신경통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또 하나 고령 이외에도 급성기에 통증이나 발진이 심했던 경우, 안면부에 발생한 경우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는 안면부위가 두 번째로 높은 부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신경통 이환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대상포진이 단순한 피부병이 아니라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최은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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