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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사라진다...? 정말 그럴까?

2022년 05월 11일 오전 09:00
[앵커]
어린 시절 동화책이나 그림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꿀벌은 실제로 달콤한 꿀도 생산해, 왠지 친근한 느낌인데요.

언제라도 양봉 농가에만 가면 웽웽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십만 마리의 꿀벌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많았던 꿀벌이 종적을 감추고 있다는 것인데요, 꿀벌이 없어진다는 건 자칫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심각한 환경 문제가 원인일 수 있다는 추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늘 궁금한 이야기에서 자세히 들어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안녕하세요. 궁금한 이야기의 이효종입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꿀벌’과 관련해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알려져 왔지만 사실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한 경고문의 내용인데요.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라는 것입니다.

꽃이 피는 봄이 찾아왔음에도, 벌통에서 벌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인데요, 실제로 최근 꿀벌들이 사실상 ‘위기’ 국면에 놓였다는 것을 심심찮게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적으로도, 전 세계의 꿀벌 개체 수는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이 보고되었고,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양봉 농가들을 중심으로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꿀벌에게는 치명적인 질환이 확산되고 있음이 알려졌죠. 미국, 브라질,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 무리가 돌아오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떼로 죽는 ‘벌집 군집붕괴현상(CCD)’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매년 벌 손실 조사를 해온 비영리 단체인 BIP(Bee Informed Partnership)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국 평균 45.5%의 꿀벌이 사라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손실은 보고된 바에 따르면 2006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손실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꿀벌은 왜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요? 과학으로 최고 권위 있는 학술지들 중 하나인 '사이언스'는 군집붕괴현상과 같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벌집을 나선 벌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유충과 여왕벌이 폐사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살충제, 질병, 기생충,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나쁜 날씨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살충제부터 알아보자면, 살충제에는 곤충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마비와 죽음을 초래하는 비교적 새로운 종류의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벌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기생충인데요, 바라오 진드기(Barrao destructors)라고도 알려진 기생충들도 벌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이 진드기는 벌 군락에서만 번식할 수 있는데 그들은 어른 벌과 어린 벌에게 똑같이 영향을 미치는 흡혈 기생충으로, 벌들은 다리나 날개를 잃게 되고 결국 죽게 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가 벌들의 개체 감소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인데요, 제레미 커 오타와 대학교 교수팀은 꿀벌들이 지구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이주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거나 비가 많이 쏟아지면 적응하지 못해 쉽게 죽을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꽃이 피고 지는 기간이 짧아져 꿀벌이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지는 것 또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리해서 설명하자면, 꿀벌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기온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 하는 점과 꿀벌의 주 먹잇감은 꽃나무인데 최근에 봄에 피는 개나리나 벚꽃을 보면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빨리 피고 또 빨리 져 버린다는 점 이 모든 점들이 꿀벌 생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꿀벌이 멸종하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영향이 찾아올까요? 먼저 꿀벌의 멸종은 식물, 동물 등과 인간의 삶 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벌이 없다면, 우리는 맛있는 사과, 체리, 그리고 많은 다른 과일과 채소를 맛볼 수 없게 될 것이고요, 농작물 생산량 또한 꿀벌의 멸종으로 인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텐데요, 특정 식물종에 의존하는 초식동물이 먼저 영향을 받는데, 식물이 사라지면 그들은 멸종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유와 고기로 사용되는 많은 소들은 알팔파와 루핀에 의존하는데, 둘 다 곤충의 수분작용에 의존하지요. 만약 소의 식량 공급이 감소한다면, 고기와 우유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며 인간의 식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더불어 초식동물의 개체 수 감소로 인해, 3차 육식동물은 즉시 고통을 받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처럼 생태계는 물론 인간의 삶의 영역에도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꿀벌. 그렇다면 현재 어떤 노력을 통해 꿀벌을 보호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노력들 중 하나는 역시 기후변화 자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인 ‘탄소 중립’일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살충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는 노력일 것입니다. 꽃이 피어있는 기간 동안에는 가급적 살충제를 뿌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꿀벌이 생존하기 위해 많은 꽃이 있어야 되는데 꽃을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도 고민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꿀벌의 멸종에 관한 이야기와 실제로 꿀벌이 멸종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나아가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한 노력 등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비록 꿀벌이 멸종한 4년 뒤에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는 명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인용문으로 시작한 호기심이고, 사실확인을 한다면 꿀벌의 멸종이 인류의 멸종으로 이어질 리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꿀벌의 개체 감소라는 생태계의 변화에 시선을 돌리고, 지구 환경을 지키는 것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것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러한 변화들로부터 시선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보다 나은 미래로의 한걸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상 궁금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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