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6월, 7월, 8월이 각 달의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후 9월까지 크게 기온을 경신하면서 2023년은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올겨울 날씨는 어떨까요?
최근 나타나는 이변적인 기상현상에도 불구하고 올겨울은 평년에 비해 특별히 춥거나 덥지는 않겠다는 전망인데요,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모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짧은 시간 예보도 쉽지 않은데 계절전망을 하기란 좀 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들려주시죠.
[인터뷰]
저희가 기상예보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3일 예보를 하는 단기예보인데요. 최근 수치모델들의 정확도가 예전보다 올라가면서 단기예보의 신뢰도는 상승했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현재 기상청에서 하는 열흘 예보를 중기예보라고 합니다. 현재의 거의 모든 모델들이 열흘 예보를 해주는데도 불구하고 중기예보는 시간이 갈수록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3개월 예보인 장기예보에서는 예측모델을 활용하긴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기에 여러 기후요소를 분석해서 판단하게 되는 거지요. 최근 들어와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계절전망을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앵커]
계절전망은 기후 분야여서 여러 기후요소들을 분석한다고 했는데 올겨울이 평년보다 추울까요?
[인터뷰]
기상청에서 발표한 전망해설서를 기반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겨울철에 강한 북극한파가 내려올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북극 해빙이 얼마나 녹았는지를 보는데요. 올겨울 현지 북극 해빙은 그림처럼 평년보다 많이 녹은 상태입니다.
그림에서 푸른 음영 표시구역은 평년 해빙 면적에 표준편차를 더한 구역이고요. 그 밑의 검은 실선은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북극 해빙 면적을 표시해 주는 것으로 올해 계속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더 많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북극 전체의 해빙보다는 바렌츠 해나 카라 해에 얼마만큼의 해빙이 녹았는지인데요. 그림에서 붉은색 카테고리 안 지역이 바렌츠 해, 그 위의 푸른색 카테고리 지역이 카라 해인데요. 보시다시피 이 해역에는 현재 해빙이 거의 없는데요. 만일 이 상태가 겨울철에도 지속 될 경우 우랄 산맥 부근에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시베리아와 동아시아에 고기압이 발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에는 매우 추운 한파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지요.
두 번째로 성층권 2년 주기 진동(QBO)이 있는데, 적도 성층권의 10-50km 상부의 성층권 2년 주기진동은 동풍 편차로 바뀌었는데요. 동풍 편차가 나타날 경우 겨울 기온이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그림에서 빨간색은 서풍, 파란색은 동풍인데, 올해 동풍으로 전환되는 모습이지요.
[앵커]
그렇군요. 올 겨울이 추울 것이라고 보는 주장에 근거가 되는 것을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라고 보는 기상요소로는 무엇이 있나요?
[인터뷰]
첫째,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성이 있는데요. 연중 가장 추운 1월은 50년간 1.4도가 오르면서 더워지는 것을 볼 수 있고요.
둘째로 해양온도 변화의 영향인데요. 그림은 엘니뇨예측도인데요. 기상청예측은 굵은 검은색으로 이번 겨울 중에 슈퍼엘니뇨까지 발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먼저 엘니뇨가 진행되는 경우 동아시아 지역인 일본 동쪽으로 대기 하층에서 상층까지 고기압성 순환이 나타나면서 남 풍류가 유입되어 겨울 기온이 높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북대서양의 쌍극자 현상(Dipole)이 발생하는 경우 우리나라 겨울은 따뜻한 경향이 있는데요. 그림은 해수 온도 편차 도로 푸른색 안은 평년보다 수온이 낮은 구역이며 붉은색 구역 안은 평년보다 해수 온도가 높은 현상으로 이렇게 인접해서 해수 온도가 반대로 나타나는 것을 쌍극자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 동아시아 상공에 고기압성 순환이 유도되면서 우리나라 초겨울은 따뜻한 경향이 있지요.
쌍극자 현상은 인도양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인도양의 서쪽은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양(WTIO)을, 동쪽은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음(SETIO)의 쌍극자 현상이 엘니뇨와 결합 되면 일본 동쪽으로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어 우리나라 초겨울 기온이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앵커]
여러 기상요소들을 종합해서 3개월 기상전망을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기상청의 3개월 전망은 어떻게 나왔나요?
[인터뷰]
기상청은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3개월 전망을 했는데요. 겨울인 12월은 대륙에서 형성된 고기압으로서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주로 받겠으나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고요, 내년 1월은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림에서 두 번째가 12월인데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예상했는데요. 약간 더울 확률이 높은 것이고요.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거의 평년과 비슷한 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겁니다.
강수량은 12월에는 저기압이 자주 통과하면서 비가 내리는 것으로, 1월에는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서해안지역으로 많은 눈을 예상했는데요.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평년보다 다소 많을 것으로 보았고요.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강수량은 비슷한 것으로 보았네요.
[인터뷰]
다른 나라들은 올겨울 전망을 어떻게 했나요?
[인터뷰]
미 국립해양대기청의 기후예측센터는 10월 19일에 올겨울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미국의 북부지역은 매년 평년보다 추웠는데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미국 북부지역의 기온이 평균기온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림에서는 붉은색일수록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지역인데요. 미국 북부지역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았고 특히 미국 서북부와 동부 북부지역, 그리고 알래스카 남부 지역은 평년보다 기온이 많이 높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중부 이남 지역은 평년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네요.
일본기상청도 매달 계절예보를 발표하는데요. 그림은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의 기온 예상도로 붉은색 지역은 평년보다 70% 이상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고요, 노란색 지역은 평년과 기온이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인 지역입니다. 큐슈와 간사이지방이 포함된 서일본과 도호쿠와 간토지역이 포함된 동일본 지역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지만 북일본지역은 평년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지요.
유럽의 중기예보센터에서 발표된 계절예보를 보면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앙상블 기온예측을 했는데요. 그림에서 흰 원안에 위치한 곳이 우리나라인데요. 가장 붉은색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곳인데 우리나라의 남한지역은 평년보다 1-2도 정도 높은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지금 그림에서 보셨다시피 엘니뇨로 인해서 세계기온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올 겨울도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이다 이렇게 보였는데요, 그렇다면 이게 슈퍼엘니뇨가 시작되었던 2015년과 비교해본다면 어떤가요?
[인터뷰]
당시 기상청은 2015년 겨울전망을 하면서 평년(0.6℃)과 비슷하겠으며,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의 변동 폭이 크겠으며,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전망했고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보았는데요.
실제 2015년 겨울 분석을 보면 그림에 나오는데요, 붉은색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때며 파란색은 기온이 낮을 때입니다. 좌측부터 12월, 1월, 2월인데요. 12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았고, 1월에는 평년과 비슷하였으며, 2월에도 평년과 비슷했지요.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은 1.4℃로 평년보다 0.9℃ 높았습니다. 그리고 강수량도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24%가 많이 내렸습니다.
[앵커]
지금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예측이 나왔는데, 저희가 굉장히 믿는 센터장님께서는 올겨울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인터뷰]
좀 부끄러운데요, 제가 속해있는 케이웨더 예보 센터에서도 겨울전망을 하는데요. 기후변화와 엘니뇨 등 해양의 영향 등을 볼 때 겨울 평균적으로는 온도가 약간 높지 않겠나 봅니다. 12월은 평균보다 높고, 1월과 2월은 평균과 비슷한 정도로 봅니다. 그러나 북극 해빙이 많이 녹았기 때문에 제트기류가 깊게 사행해서 한반도로 내려올 때는 강력한 한파 발생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겨울 3개월 평균적으로는 다소 높더라도 강력한 한파는 두 번 정도 있지 않겠나 보고 있고 중간중간 짧은 단파도 몇 차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후변화의 전형적인 모습인 기온의 진폭이 매우 큰 형태의 겨울로써, 기온이 높을 때는 이상고온이겠지만 북극한파가 내려올 때는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비정상의 정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기후현상이 발생하는데요. 극한 한파에 피해 없도록 미리 대비했으면 좋겠네요.
[앵커]
이제 또 11월이 되고 찬 바람이 불어올 텐데요, 예년보다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기후변화가 굉장히 심한 만큼 대비를 잘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