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날씨학개론] 인간·지구가 위협받고 있다…플라스틱 오염·대응

2023년 11월 21일 오후 5: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는데요. 당시 유엔이 선정한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퇴치'였다고 합니다. 2021년 환경 주제도 플라스틱 오염 퇴치였는데요. 2년 만에 다시 플라스틱 오염이 선정된 것은 그만큼 플라스틱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플라스틱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와 대응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플라스틱이 많이 배출되면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데, 이 오염이 왜 문제가 되는지부터 알려주시죠.

[인터뷰]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유연하기에 현대 생활에 스며들어 포장에서 의류, 미용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사용됩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폐기되고 있는데요. 유엔환경계획의 책임자인 로렌스 밀라 카날스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일상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야생 동물뿐만 아니라 기후와 인간의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라고 말하는데요.

올해 10월 30일에 열렸던 유엔기후환경계획 대회에서 잉거 안데르센 박사는 "플라스틱은 우리의 공기, 물, 땅 그리고 신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계보건 기구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공기, 물, 땅의 플라스틱류의 화학적 오염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많은 생태계와 종들이 오염되고 독살되었다. 수조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전 지구인들이 미래 세대를 위해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에 참여하도록 촉구했지요.

[앵커]
그럼 지금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인터뷰]
현재 세계는 매년 4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10% 미만이 재활용되었습니다. 90%의 폐기물은 묻히거나, 불에 타거나, 버려지는데요. 유엔환경계획 발표에 의하면 90%의 폐기물 중에서 46%는 매립되고 22%는 잘못 관리되어 쓰레기가 되며 나머지가 불에 타거나 바다로 흘러들어 갑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 않고 500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해양동물들이 질식되고, 토양이 오염되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동물과 사람들의 몸속에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등 플라스틱 오염은 생태계, 인간의 건강에 매우 위협이 되는 것이지요. 또 플라스틱은 기후위기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2019년에 플라스틱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인 3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 현황이 궁금한데,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많을까요?

[인터뷰]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전 세계에서 3위라고 하는데요. 굉장히 순위가 높은데요.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의 물리적 재활용률은 2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0년 12월에 발표한 '1회 용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보증금제도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페트병 수거율은 85%에 달하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1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플라스틱의 폐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건데요. 올해 3월 22일에 코리아 그린피스는 충남대 장용철 교수의 플라스틱 소비에 관한 연구를 게재했는데요.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20년 플라스틱 폐기물은 427만 톤이었지만 2030년에는 647만 톤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요. 이 양은 2010년에 비해 3.6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앵커]
국내 재활용률이 10%에 불과하다고 하니까 낮은 거 같은데요. 그러면 플라스틱을 정부에서 회수하여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독일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약 46%에 달하는데 이 수치는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독일이 이렇게 높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기록한 비결은 공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독일의 빈 용기 회수 제도인데요. 독일에서는 500㎖ 생수 한 병을 약 180원에 구매하면, 추가로 보증금 약 350원가량을 내야 합니다. 빈 용기 보증금이 비싸다 보니 사람들이 반환하게 되는 건데요.

또 독일 전체에 약 4만 대의 공병 무인회수기가 보급되어 시민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합니다. 이런 정책으로 독일의 플라스틱 페트병의 재사용률은 95%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도 2015년 11월부터 '빈 용기 무인회수기'를 약 1,000대 정도 운영하는데요. 복잡한 절차와 부족한 접근성, 낮은 보증금의 가격으로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앵커]
독일에서는 보증금이 물값보다 비싸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반환하는 거 같은데요. 그런데 조금 전에 플라스틱이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무척 해롭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왜 그런지도 자세하게 알려주시죠.

[인터뷰]
첫째, 플라스틱은 영영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 않고 그저 더 작고 작은 조각들로 분해될 뿐인데요. 학자들은 폐기 플라스틱은 2,000년 이상 환경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둘째, 인체 건강에 영향을 주는데요. 플라스틱에서 독성 화학 물질이 흘러나와 거의 모든 사람들의 혈액과 조직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셋째, 지하수를 오염시킵니다. 매립지에 묻어진 플라스틱에서 독성 화학 물질이 배출되어 지하수로 스며들지요.

넷째, 야생 동물은 플라스틱에 뒤엉키거나, 실수로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거나, 새끼에게 먹이로 주는 위험이 있습니다.

다섯째, 플라스틱은 환경에 쌓입니다. 재활용되는 것은 10% 미만이며 나머지는 환경에 축적됩니다.
여섯째, 우리의 먹이 사슬을 독살시키고 있지요. 바다에서 가장 작은 생물인 플랑크톤 역시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여 유해한 화학 물질을 흡수하면서 그 위의 먹이사슬이 위협받고 있지요.

일곱째, 플라스틱을 줄이려면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폐플라스틱의 수거와 재활용 비용이지요.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재정적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앵커]
플라스틱이 굉장히 위대한 발명품이지만, 또 유해한 발명품인 것 같은데요.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대응이 펼쳐지고 있을까요?

[인터뷰]
2021년 6월 글로벌 플라스틱 액션 파트너십과 업링크(UpLink)는 글로벌 플라스틱 혁신 네트워크(GPIN)를 시작했는데요. 이 계획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데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계획에 따르면 8가지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기업들이 있는데요.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Siklus는 플라스틱을 리필 스테이션으로 대체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포장 없이 가정용품을 얼마든지 살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제공합니다. gCycle은 오염된 매립지와 수로에 기여 하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피셔 (Plastic Fischer)는 강에서 플라스틱을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Diwama는 AI 기반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를 최적화하고 있고요. RiverRecycle은 지역 사회에 생계를 제공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와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집하고 재활용하며, Wasser 3.0은 다양한 종류의 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쭉 설명을 들어봤는데,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으로는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나요?

[인터뷰]
11월 13일 유엔환경계획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규범을 개발하기 위한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개최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가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회의에 맞추어 그린피스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13명의 셀럽들이 출연하는 영상 '플라스틱 세계를 끝내야 합니다'를 공개했는데요. 영상에는 한국의 배우인 이정재, 류준열을 포함해 제인 구달 박사 등이 참여했지요. 배우 이정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강렬하게 체결되어야 플라스틱의 시대를 끝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지구는 게임처럼 다시 하기 버튼이 없으니까요"고 말합니다.

앞으로 수명이 짧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없애야 하고요. 실질적인 재사용 시스템을 가속화 하되, 환경친화적인 대안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오존층이 고갈될 때 몬트리올 의정서로 프레온 가스 생산을 줄였어도 새로운 화학물질을 개발해 더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플라스틱이 없다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대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부에서는 플라스틱을 없애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어야 하고요. 기업들도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플라스틱을 줄이는 이노베이션에 투자할 필요가 있고요. 국민 개개인들은 가급적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다만 최근에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금지 계도 기간 종료를 2주 앞두고 규제대상에서 종이컵을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 금지 시점을 무기한 연장하는 정책은 시대를 거꾸로 가는 비환경적인 정책이기에 매우 안타깝습니다.

[앵커]
플라스틱이 굉장히 유해한 제품이니만큼,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K웨더 예보센터장 반기성 센터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