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 인구 8명 중 1명이 과체중인 현대사회에서 비만약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화학적 치료제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 위험 또한 커져 꺼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국내 연구진이 '전기 자극'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박나연 기자입니다.
[기자]
전극을 머리카락 사이로 넣어 두피와 밀착시킵니다.
전기 자극을 준 뒤, 원하는 부위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니터를 통해 두뇌 활성 변화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두피에 전기 자극을 주면 식욕 억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경두개 불규칙 신호 자극' 기술은 원하는 특정 부위에 알맞은 전기 자극을 정확히 전달하는 게 핵심입니다.
대뇌 전두엽 중 계획을 수행하는 배외측전전두엽의 피질에 전기 자극을 주자, 식욕 억제 효과가 나타난 겁니다.
[신기영 /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 박사 : 과거에 개발되었던 기술들은 직류를 자극하거나 교류를 자극하는 기술인데,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불규칙 신호로 자극하는 기술입니다.]
연구진은 기존 전기 자극기를 이용해 기술 검증을 위한 임상 시험도 진행했습니다.
임상 지원자 60명을 대상으로 여섯 번의 전기 자극을 시행한 결과 치료를 받은 그룹에서 식욕, 먹고자 하는 의향, 배고픔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임상 시험 참여자 : 밤에 항상 매운 음식이 당기는 편인데, 이 실험에 참가하고 나서는 그래도 야식이 좀 덜 당긴 것 같아요.]
연구진은 또, 개발한 전기 자극 치료가 스트레스를 먹는 행동으로 푸는 등의 감정적 섭식 치료에도 도움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최형진 /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교수 : 이번 연구가 더 발전한다면 간단한 형태의 웨어러블, 가정용으로 편안하게 집에서 체중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진은 개발한 기술의 식욕 억제 효과가 확인된 만큼, 상용화를 위한 추가 임상 연구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또 기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이르면 2026년 안에 기술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사이언스 박나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YTN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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