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너무 많은 휴대전화 재난 문자가 오곤 하는데요.
재난 상황을 가장 효율적으로 알리는 방법이지만 발송 횟수가 너무 많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태풍 '카눈'이 북상했던 지난해 8월 10일,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김 모 씨는 하루에 재난 문자를 18건이나 받았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경기도청, 인천시 등에서 각각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였습니다.
문자가 너무 자주 오다 보니 피로감이 큽니다.
[김진욱 / 수원시 장안구 : (재난문자가 오면)그냥 무시했던 것 같아요.]
재난문자는 '위급 재난', '긴급 재난', '안전 안내'로 나뉘는데,
'안전 안내 문자'는 중앙 기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도 발송 권한이 있습니다.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인근 시와 도뿐만 아니라 구 단위에서도 문자가 날아옵니다.
[신승인 / 행정안전부 재난정보통신과장 : 휴대폰 기지국의 신호는 원형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행정구역 경계에 위치한 기지국의 신호는 일부분 이웃 행정구역까지 전파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수십 건의 재난문자가 빗발치다보니 SNS 재난문자 연관 키워드로 '폭탄', '그만'이 나올 정도입니다.
위험하다는 내용만 있을 뿐, 실제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대현 / 대전광역시 동구 : 불안하기는 한데 실제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정확한 대응 방침이 없어서 오히려 봤는데도 불구하고 불안감만 야기시키고 실질적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유의', '외출 자제' 같은 단순 알림 문구가 아니라,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현재 위험한 지역이 어딘지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창삼 / 인덕대학교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이 정도 비가 오면 어디가 범람할 위험이 있고 어디가 위험하다 라는 정보를 링크를 걸어서 그 링크를 통해서 시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피해가 예측되는 지점 그다음에 주변에 있는 대피소 이런 정보들을 같이 제공하면…]
기후 위기로 올여름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보된 만큼 정부 차원의 재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양일혁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디자인 : 이나은
YTN 양일혁 (hyu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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