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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로봇 더하기 AI는?…산업현장 '안전 지킴이'

2024년 12월 17일 오후 5:34
■ 박나연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시간입니다.

오늘은 박나연 기자와 함께합니다. 반갑습니다.

[기자]
네, 반갑습니다.

[앵커]
내년 1월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만 3년이 되지만, 여전히 산업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산업재해 위험을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그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오셨죠?

[기자]
네, 최근 ETRI에서 흥미로운 기술을 개발해서 제가 직접 가서 보고 왔는데요.

안전순찰로봇과 감독순찰로봇이라는 이름의 두 로봇이 AI 기술을 이용해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내용입니다.

사람 도움 없이 로봇들끼리의 역할을 분담해서 협동까지 할 만큼 우리 기술이 참 많이 발전했다 싶기도 했고요.

또 한편으로는 AI, 인공지능 기술력을 이용해서 위험을 탐지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예측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앵커]
사실 로봇은 식당에서 서빙용으로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일상에 도입된 지, 꽤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 기술이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특징을 좀 짚어주시죠.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로봇 자체로는, 그다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산업현장에서도 이미 로봇은 도입돼 사용되고 있는데요.

다만 지금까지는 작업자의 특정 작업을 돕는 보조용 로봇, 촬영용 로봇 등 각각의 로봇마다 독립적인 형태로 존재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로봇과 로봇이 서로 협업하는 형태라는 점이 핵심인데요.

산업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첫 번째 로봇이 내부에 탑재된 AI 인식 모듈로 상황을 판단해 영상을 찍고 관제 센터로 전송합니다.

그다음 자동으로 두 번째 로봇이 현장에 가서 기다란 로봇팔을 이용해 정밀 촬영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 차별점은, 기존에는 로봇 자체에 결함이 생기면 사람이 현장에 출동해야 했는데요.

이번에 개발된 로봇들은 내부에 자체 성능개선 기능이 있어서, 사람의 도움 없이도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앵커]
방금 설명을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는데요.

한 대의 로봇이 모든 과정을 혼자 다 수행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 아닌가요?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왜 굳이 두 대의 로봇으로 역할을 나눴는지 저도 궁금해서 취재 당시 담당 연구원에게 질문했었는데요.

관련해서 먼저 전문가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서범수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필드로보틱스연구실장 : 실을 수 있는 무게에 제한이 있습니다. 또, 에너지 때문에 배터리 자체가 제한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하는 로봇에게 (예를 들어) 팔 달린 로봇은 팔로 잘하는 일을 하고 카메라가 달린 로봇은 카메라로 잘 찍을 수 있는 그런 로봇으로 분리하는 이유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면, 한 대의 로봇에 카메라와 움직이는 로봇팔 등 여러 장치를 다 싣게 되면 지나치게 무거워져서 로봇이 수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을 초과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두 대의 로봇으로 나눠서 적정하게 에너지, 그러니까 역할을 분리한 겁니다.

[앵커]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제가 기사를 봤는데 '이상 상황판단 AI 기술'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요. 영상만으로도 이상 여부를 짚어낸다고요?

[기자]
네, 영상을 통해 근로자가 안전 복장을 제대로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또는 비틀거리거나 쓰러지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진 않는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온도나 압력 등 설비에 대한 정상 작동 여부도 읽어냅니다.

산업재해와 같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일수록,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관련해 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계경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셜로보틱스연구실 책임연구원 : 너무 넓은 산업현장에서는 작업자를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게 지금 예측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을 진단하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말씀 쭉 들어보니까 이번 기술, 다양한 산업현장에서의 활약상이 기대되는데요.

아직 실증단계긴 하지만, 만약 이게 실제로 활용된다면 주로 어디서 쓰이게 될까요?

[기자]
사족보행 로봇으로 공장이나 발전소에 안전을 관리하는 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인 추세인데요.

그 이유가 일단 사족보행이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다양한 지형에서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산업현장 중에서도 특히 석유화학, 에너지, 정유를 다루는 곳에서 활발히 쓰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곳들은 파이프라든지 게이지가 많아서 기체나 액체, 유해물질이 유출될 가능성도 큰 곳입니다.

하지만 별도로 IoT 센서 같은 게 부착돼있지 않아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늘 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실제 상용화까지 성공한다면 석유화학 발전소나 에너지, 정유공장 같은 곳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끝으로, 앞으로의 개발 로드맵이 어떻게 되는지 듣고 싶습니다.

후속 연구계획이라든지, 방향성이 나온 게 있나요?

[기자]
네, 연구진은 내년까지 울산에 있는 한 정유공장에서 추가 실증을 통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산업설비는 대부분 기밀데이터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한 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산업현장 특성에 최적화된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니터링 기업이나 시설 보안업체 쪽으로 기술이전과 상용화까지도 도전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네, 산업현장에서의 안전 관리가 100% 자동화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근로자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박나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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