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사람처럼 서로 돕는 똑똑한 코끼리

2017년 07월 05일 오전 09:00
사람처럼 서로 돕는 똑똑한 코끼리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매주 다양한 동물의 생태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코너죠,

'과학관 옆 동물원'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는 아주 시원하게 아쿠아리움으로 다녀와 봤는데요,

이번 주에는 또 어디로 가볼까요?

[기자]
이번 주에는 다시 동물원으로 한번 돌아가 볼까 하는데요,

곰이나 호랑이만큼 동물원의 대표적인 주인공으로 꼽히는 친구죠,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앵커]
맞아요. 코끼리도 동물원의 주인공이라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 같은데요.

[기자]
그 이름값에 걸맞게 이 코끼리가 얼마 전 동물원에서 아주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앵커]
아기 코끼리가 물에 빠졌네요?

옆에 있는 코끼리가 어쩔 줄 몰라 하는데요.

멀리 있던 코끼리가 다가오네요.

서성거리면서 아기 코끼리를 구하려고 하는 것 같죠?

물속으로 뛰어들었어요.

두 코끼리가 힘을 합쳐서 아기 코끼리를 물 밖으로 건져 올리는 모습 같은데요.

아기 코끼리가 숨을 못 쉬는 것 같으니깐, 두 성인 코끼리가 물 밖으로 유도해 주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물에 빠진 코끼리는 한 살 된 아기 코끼리 '희망이'인데요, 이날 희망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방사장에 나왔습니다.

모든 게 신기하다 보니까 물가를 살피던 중에 발을 헛디뎌서 빠진 건데요,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어미 코끼리가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멀리 있던 이모 코끼리 달려오죠.

그리고는 어미 코끼리를 물가로 데리고 가서 무사히 새끼를 구해냅니다.

[앵커]
아, 엄마와 아빠 코끼리인 줄 알았는데, 이모 코끼리였군요?

[기자]
네, 이모 코끼리인 '키마'인데요, 키마는 올해 37살로 희망이의 엄마보다 23살이나 많습니다.

거기다가 새끼를 낳은 경험이 있어서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초보 엄마를 가르쳐준 거죠.

[앵커]
신기하네요. 사람이랑 똑같은데요?

[기자]
코끼리는 사회성이 아주 뛰어난 동물입니다.

특히 모계 중심 사회라서 새끼가 태어나면 공동육아를 한다고 여겨질 만큼 다른 암컷들이 도움을 많이 주는데요, 사육사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고슬기 / 서울동물원 사육사 : 코끼리는 모계 중심 사회로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암컷들이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 코끼리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경험 많은 암컷 코끼리가 도움을 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모계 중심 사회라고 하는데 그러면 암컷들만 모여 산다는 얘긴가요?

[기자]
수컷도 처음에는 함께 살다가 보통 13살 정도가 되면 무리를 벗어나서 독립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번식 시기가 되면 다시 암컷 무리를 찾아오는데요, 암컷과 새끼들이 함께 살다 보니까 무리의 대장은 가장 나이가 많은 암컷이 되는 거고요, 이런 연륜 있는 코끼리들이 자신이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잊지 않고 무리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것입니다.

[앵커]
이렇게 사회성이 뛰어난 걸 보면 코끼리가 아주 똑똑한 것 같아요?

[기자]
네, 실제로 코끼리는 지능이 아주 뛰어난 동물 중 하나입니다.

보통 3~4살 정도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졌다고 알려졌는데요, 특히 장기 기억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의 경험이나 다른 코끼리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기억한다고 하는데요, 사람의 경우도 한 번 만나면 냄새를 기억해서 다시 만나면 알아본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코끼리가 몸집이 워낙 커서 좀 둔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김새와는 다르네요?

[기자]
오히려 덩치가 큰 것과 지능이 관계가 있을 수도 있는데요, 코끼리의 뇌는 지구 상의 어떤 육상 동물보다도 크고 무겁습니다.

어른이 된 수컷 코끼리의 뇌는 보통 무게가 5~6kg까지도 나가는데요, 성인 남자의 뇌가 1.4kg 정도이고 상대적으로 덩치가 아주 작은 쥐의 경우 뇌가 2g에 불과하니까 아주 큰 편이죠.

물론 뇌의 크기와 지능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끼리의 경우 뇌 구조 덕분에 기억력이 뛰어나고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모습도 보인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지능이 높아서 사회성도 뛰어나고 또 무리의 대장이 가르쳐주는 것을 잘 배울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기자]
맞습니다. 아까 보신 희망이의 경우도 엄마 껌딱지처럼 착 달라붙어서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합니다.

제가 가서 보니까 엄마가 물에 건초를 담그면 희망이도 그대로 따라 하고요,

코로 풀을 모으면 아주 어설픈 솜씨로 흉내를 내는데요, 이렇게 엄마나 이모의 행동을 통해서 빠르게 배우고 익히는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희망이가 물에 빠진 뒤에 바로 이 두 코끼리가 수영을 가르쳐줘서 이제는 자유롭게 물속에서 놀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정말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볼수록 놀랍네요.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이런 노래가 있잖아요.

진짜 코가 손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먹이를 먹을 때 코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나뭇가지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몸을 긁을 때 쓰기도 합니다.

특히 코끼리가 물을 워낙 좋아하는데요, 한번에 10리터 까지 빨아들일 수 있어서 코를 샤워기처럼 이용해서 스스로 몸에 물을 뿌리기도 합니다.

[앵커]
코가 큰데도 아주 작은 물건까지 집어 올릴 수 있나 봐요?

[기자]
네, 코끼리의 코는 뼈가 없고 대신 15만 개 이상의 근육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근육세포들이 촘촘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섬세하고요, 코끝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말 그대로 사람의 손처럼 쓸 수 있습니다.

[앵커]
정말 코가 손이라는 게 사실이었네요.

그리고 코끼리가 물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화면에서도 몸에 흙이나 물을 계속 끼얹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기자]
그 이유는 코끼리의 피부에 있습니다.

코끼리는 땀샘이 없기 때문에 피부가 항상 건조하고 햇빛에도 민감합니다.

또 땀을 흘리지 않으니까 체온 조절도 힘든데요,

그래서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물뿐만 아니라 흙이나 진흙을 몸에 묻혀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도 하고, 더위를 식히기도 합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나라 동물원 코끼리 중에 또 유명한 친구가 하나 있었잖아요?

말하는 코끼리가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많이들 기억하시죠?

오랜만에 코식이의 모습을 영상으로 한번 만나보시겠습니다.

[앵커]
처음 봤을 때 정말 신기했거든요?

발음도 굉장히 정확한 편이에요?

[기자]
네, 보신 것처럼 코식이는 안녕, 좋아, 아니야 이런 간단한 단어를 일곱 개 정도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식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켰더니 '안녕' 같은 경우는 56%가 정답을 맞히기도 했는데요, 사실 코식이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이렇게 말하는 코끼리가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럼 원래는 불가능한 건가요?

[기자]
네, 코끼리는 성대가 크기 때문에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인 20헤르츠 미만의 저음으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런데 코식이는 코를 말아서 입안에 넣은 뒤에 혀를 누르는 방법으로 사람과 비슷한 주파수대의 발성을 하게 된 건데요, 사람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다 보니까 스스로 노력한 끝에 이런 방법을 터득한 거죠.

[앵커]
어떻게 보면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서 코식이가 눈물겨운 노력을 한 거네요.

그런데 코식이는 이렇게 상아가 있잖아요?

아까 본 희망이 가족은 상아가 없었는데 차이가 있나요?

[기자]
종에 있어서 차이는 없고요, 사람으로 따지면 점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처럼 상아는 개체별로 특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주로 수컷이 암컷보다는 길게 자라는 편이고요, 실제로 아까 만났던 희망이의 엄마와 이모 코끼리의 경우는 20cm 정도의 상아가 있었는데 생활 속에서 부딪히고 긁히면서 없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상아가 있다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는군요?

[기자]
네, 그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 상아 때문에 코끼리가 밀렵의 대상이 되다 보니까요, 살아남은 코끼리는 결국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유전자가 후세에 전해지면서 아프리카에서도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저희가 과학관 옆 동물원에서 여러 동물들을 만나보고 있는데 얘기하다 보면 늘 이런 동물들의 특별함이나 특징들이 사람의 욕심 때문에 없어지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오늘 코끼리에 대해서 재미있는 점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