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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 뿌려 쓰는 휘발성 제품…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2018년 06월 22일 오전 09:00
■ 이혜영 /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본부장

[앵커]
향수나 디퓨저 같은 방향제나 탈취제, 평소에 자주 사용하시죠?

하지만 사용 후에 독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불이 나는 성질이 있어 여름철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데요.

오늘 <매거진> 시간에는 이런 제품들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이혜영 본부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얼마 전 방향제, 소독제 등 화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제품들이 적발되면서 회수조치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네.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라고 해서 ‘화평법’으로 줄여서 많이 불리는데요.

소독제, 방향제, 탈취제 등 23종의 2만여 제품이 위해우려제품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앵커]
2만여 제품이나요?

위해우려제품이라고 하면은 무조건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국민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해성이 있다고 우려되는 제품을 말하는 거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럴수록 엄격한 관리기준이 필요하겠어요. 어떤 기준이 있나요?

[인터뷰]
네, 우선 위해우려제품에 지정되면, 시장에 유통되기 전에 반드시 유해물질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검사를 받게 되어 있고요.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은 자가검사번호를 부여받아서 해당 제품에 표시해서 유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건은 자가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중에 유통했다가 적발된 것이고요. 9개 업체의 11개 위해우려대상제품이 안전표시기준 위반으로 회수조치 되었습니다.

[앵커]
제가 11개 제품을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락스 같은 소독제도 있고 방향제나 각종 스프레이 제품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공통점이 공기 중에 잘 퍼지는 휘발성 물질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것들은 인체에 쉽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좀 주의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방향제나 스프레이 형태의 탈취제에는 공기 중으로 휘발하는 유기화합물인 VOCs가 있죠. 유해화학물질인 건데요.

유해화학물질이 폐나 피부로 들어와 쌓이게 되면 천식이나 암, 내분비계 이상, 유전자 손상 유발을 할 수도 있고 또 간, 신장 독성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유해 화학제품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면서도 내 몸을 조용히 병들게 하는 독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예를 들어서 폐, 피부, 간, 신장 이런데 다 안 좋은 독성물질들을 다 외우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보고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촘촘한 규제가 필요한 거겠죠?

[인터뷰]
맞습니다. 사람이 흡입하게 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을 유독물질이라고 하잖아요.

그중에서 '메틸이소티아졸린(MIT)'라는 물질이 있는데요. 이게 유독물질로 지정은 해 놨어도 탈취제나 방향제의 원료로 쓰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감시 모니터링이 앞으로 더 확대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들인데 안 쓸 수도 없고 정말 고민인데요. 그러면 최소한의 안전 기준이 보장된 제품들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정부에서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수만 개의 생활화학제품을 감당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관리한다 하더라도 불량불법제품이 있을 수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셔야 하고요.

구입 시에 제품 표시 정보와 성분을 잘 확인하는 것 역시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또 제품 정보에 유용한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인 초록누리(http://ecolife.me.go.kr)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은 화학제품이나 화학물질 정보를 한 곳에 모아놓은 사이트인데요. 안전표시 기준을 위반한 제품 정보나 생활 속 화학제품의 안전정보 등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서 스크롤이 내려가는 걸 보니깐 숫자가 꽤 많은데 제품의 형태 등도 같이 안내가 되어 있으니깐 눈으로 보고 파악하면 되겠네요.

이렇게 휘발성 물질 건강에도 안 좋지만, 사실 더 위험한 건 화재입니다. 어떤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실제 얼마 전 서울시에서 생활화학제품의 화재 위험성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생활화학제품 604종 제품에 대한 위험물 판정 실험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311종이 인화성, 발화성 성질이 있어 화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러면 위험성이 이렇게 높으면 관리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생활 속에서 화학제품들 쉽게 불이 나는 인화성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겠죠?

[인터뷰]
네. 대표적인 제품은 손 소독제, 향수, 매니큐어, 리무버, 헤어 오일, 방향제(디퓨저), 차량 연료 첨가제 등이었는데 우리 생활 주변에 흔히 있는 제품들입니다.

그런데 손 소독제는 최소 20℃에서 인화가 시작될 수도 있고요. 방향제는 17℃에서부터 향수는 16℃에서부터 매니큐어는 10℃에서부터 인화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뜨거워지고 있는 여름철에는 특별히 보관 관리에 신경 쓰셔야 합니다.

[앵커]
인화점이 이렇게 낮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함부로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혹시 실제로 이런 제품들로 인해 과거에 사건들이 있었나요?

[인터뷰]
사실 대체로 화재의 원인은 전기나 기계적 원인 탓으로 추정된다고 보고되고는 있지만, 아직 원인 미상의 화재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서요.

생활화학제품들이 화재의 주범은 아닌 종범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생활화학제품들이 인화성, 발화성 성질을 띄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에서 화장품 매장이나 생활화학제품을 판매하는 대규모 점포들의 화재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고요,

'대규모점포 화재위험물품 안전관리 대책' 추진과 관련한 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앵커]
사실 과거 뉴스들을 보면 방향제를 만드는 곳이나 판매하는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사고들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이런 대규모 점포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인터뷰]
대규모 점포들은 사실 무방비 상태로 보이는데요. 백화점, 대형 마트 등 대규모점포에는 위험물이 포함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일반제품이 무분별하게 혼재된 채로 진열돼 판매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대규모점포 화재 위험 물품 안전관리 대책'이 나와줘야 합니다.

또 매장에서도 인화성 발화성이 있는 상품들에 대해서 구획 구분으로 관리하여 평상시 안전관리를 더 철저히 해주셔야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제품을 사용하는 개인 역시 주의해야 할 텐데요.

발화하기 쉬운 제품을 취급할 때 주의점이 있다면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집마다 손 소독제, 향수, 매니큐어, 리무버, 방향제, 헤어 오일 등 아주 흔하게 있죠.

그런데 화재 위험성도 높게 지적되고 있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밀폐된 공간에 방치 할 경우에는 위험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하시고요.

가스 불 사용할 때나 전기 코드가 있는 곳에서 스프레이 형태 제품을 사용하시면 안 될 것입니다.

또 특히 차량에 방향제가 있는 분들 많으신데요. 방향제의 인화점 발화점이 낮다는 거 인지하시고 직사광선을 피해 각별히 주의해서 보관하셔야 합니다.

[앵커]
주의할 점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궁금한 게 앞서 위해우려제품으로 지정되면 자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자가 검사라는 게 기업이 스스로 검사를 하는 건지 아니면 검사 기관에 의뢰를 맡기는 건가요?

[인터뷰]
공인된 기관에 맡겨야 합니다.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공인된 검사 기관에 맡기는 겁니다.

[앵커]
정부가 공인한 검사 기관에 맡기는 거군요.

그러니깐 어떻게 보면 기업들이 나서서 자기들 제품들에 위해성 등을 검증하지 않는 이상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품도 발생할 수 있는 거네요.

[인터뷰]
네.

[앵커]
방향제, 손 소독제 많이 쓰시는데 건강에 대한 유해성도 잘 파악하셔야겠고요. 화재에 대한 위험도 있으니깐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이혜영 본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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