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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임박…다른 대안은 없나?

2023년 03월 13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지난 11일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2년이 된 날이었죠.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올해 여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잖아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정화시설을 거친 뒤에 방류하기 때문에 안전한 처리수라고 주장하지만, 일본 주민들은 물론이고 주변국에서도 걱정도 반대도 계속 이어지고 있잖아요. 오늘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둘러싼 쟁점 사항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들어보니까 일본 어민들까지도 반대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 어업협동조합에서 오염수 방류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염수 자체가 문제다, 아직은 오염이 되어 있는 상태다, 깨끗하지 않다, 안전하지 않다라고 지적하는 어민들도 물론 있지만, 실질적으로 조합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어업에 미치는 피해가 너무 크다는 건데요.

최근에서야 겨우 후쿠시마 어업 관련 이미지가 겨우 회복이 되고 있는데 다시 나빠질까 봐 걱정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원래 일본 정부가 피해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 없이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겠다 이렇게 밝혔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데, 이 약속을 깨고 지금 일본 정부가 방류를 하겠다고 한 건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도쿄전력이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염수가 매일같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를 저장하고 있는 탱크 용량이 거의 다 찼기 때문에 이제 더는 방류를 미룰 수 없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 이후로 지금은 핵분열은 멈춘 상태이지만, 아직도 붕괴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뜨거워지는 핵연료봉을 식히기 위해서 냉각수가 계속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폭발사고 이후 원자로 건물에 균열이 발생을 해서 그 틈으로 들어가지 않아야 되는 지하수도 흘러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방사능 물질이 들어가 있는 냉각수에 지하수가 함께 섞이면서 매일 같이 오염수가 밖으로 배출이 되고 있고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고 초기에는 지하수의 양도 엄청 많았기 때문에 하루에 500톤 이상의 지하수가 오염된 원전을 타고 지나가서 흘러나왔지만, 지금은 그래도 150톤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줄어든 이유는 연료봉이 식었기 때문이거든요.

이렇게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도쿄전력 주장에 따르면 탱크에 따로 담아서 저장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지금 도쿄전력이 구비하고 있는 탱크가 1,600개 정도고요. 용량이 137만 톤입니다. 근데 벌써 97% 가까이 찼습니다.

기존 탱크가 다 찼으니까 탱크 더 지어서 보관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텐데 도쿄전력은 폐로 준비를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식은 연료봉을 꺼내서 해체하고 폐로를 하는 과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원전 부지 내에 탱크를 더 지을 땅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오염수를 방류를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어쨌든 일본이 방류를 결정한 상황에서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해서 안전한 상태로 만들어서 배출하겠다라는 계획인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일본 정부가 방류하기로 계획한 오염수의 총량은 132만 톤입니다. 엄청 많은 양인데 한꺼번에 방류하는 건 아니고요.

방류를 30년에 걸쳐서 방류를 할 겁니다. 대충 나누면 하루에 120톤 정도에 물을 방류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그리고 일본 정부에서는 두 번에 걸쳐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뒤 바닷물로 희석을 해서 안전한 수준에서 방류하겠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 ALPS(알프스)라는 장비를 이용해서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 62종을 처리한 뒤 남은 물을 저장탱크에 보관 중입니다.

이렇게 처리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을 하고 1km 정도 되는 해저터널을 통해서 후쿠시마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 앞 바다에 방류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ALPS가 제거하지 못하는 방사성 핵종이 있는데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삼중수소인데요. 삼중수소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지금은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반감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아니면 바닷물에 희석을 해서 농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때문인데요.

도쿄전력은 희석을 통해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의 40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해양방류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하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지금 일본 정부가 굉장히 과학적 근거를 들면서 방류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건데요. 결국, 중요한 건 일본 정부 그리고 도쿄전력이 얼마나 오염수 방류 작업 계획적으로, 과학적으로 성실히 수행할지 그 여부에 달려있는 거 같은데요.이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ALPS를 처리한 오염수를 현재 저장 탱크에 저장 중이라고 아까 말씀드렸죠. ALPS에서 방사성 물질을 62종 제거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탱크에 저장되어 있는 물 그러면 삼중수소 말고는 대부분 방사성 핵종은 제거된 깨끗한 물이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2021년 일본경제산업성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ALPS로 처리한 후 저장된 오염수의 29%만이 기준을 충족했고, 나머지 71%는 방사성 물질 농도가 몇몇 개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더러운 오염이 되어 있는 물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ALPS로 한 번 더 처리를 2차 처리를 남은 방사성 핵종들이 다 제거가 될 것이다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결과는 아직 확인이 된바가 없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도쿄전력이 발표를 하고 있어요. 방사성 물질 농도들이 어떤지에 대해서 홈페이지 내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데 농도값이 수치가 다르거나 기준이 다르거나 다 제각각이고, 도쿄전력과 달리 일본경제산업성에서도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여기하고도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오류들이 단순 작업 실수인지, 의도적으로 수치를 알려주고 싶지 않아서 왜곡을 하는 건지 사실은 국내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러니까 오염수를 안전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도쿄전력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지난 1월 국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던 태평양도서국포럼에 소속된 과학자들이 도쿄전력이 제공했던 4년 3개월의 오염수 데이터를 분석을 해보니 오류투성이였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특히, 반감기가 9시간에 불과한 방사성 물질이라고 텔루륨127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반감기가 9시간밖에 안 되니까 거의다 사라져야 되는 건데 실제로 오염수의 농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는 등 부적절하고 일관성 없는 수치가 대부분이었다는 겁니다.

[앵커]
도저히 말을 못 믿겠는데 어쨌든 이런 우려가 있음에도 일본은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전하다면 호수를 파서 가지고 있다던지 이런 다른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다른 방법은 고려한 적이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오염수 해양 방류가 유일한 방법이다 이렇게 주장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원전 오염수의 처분 방법을 두고 일본 정부도 5개 방안을 먼저 검토해왔는데요.

하지만 5개 방안을 처음에 만들 때부터 가장 유력했던 건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서 해양에 방류하는 바다에 버리는 방법이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나라든 원자력발전을 운영하면 삼중수소가 나오고, 이를 바다나 대기에 방출해왔기 때문입니다.

그 외 대안들은 어떤 게 있었냐면요, 수증기화 시켜 대기 중에 방출하는 '대기 방출법',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가스를 만드는 '수소 방출법', 시멘트 등을 섞어서 땅에 묻는 '지하 매몰법', 2,500m 지하 지층 안에 오염수를 주입하는 '지층 주입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층주입법은 누출 방지 방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일본은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위험하고요. 지하 매몰법은 처분할 땅을 확보해야 하는데 원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처럼 땅을 찾는 게 어렵고요.

수소 방출법 또한 폭발 위험과 기술적인 과제가 남아 있어 현실적인 방출 방법이 해양 방류와 대기 방출이었습니다.

그러면 대기 방출도 방법이 있었는데 일본이 해양 방출을 선택했냐면 대기 중에 방출하면 확산 예측이 어렵고 방출 농도 자체도 대기로 나가버리면 쉽게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양 방출이 확실하게 통제 가능한 방법이라고 일본이 설명을 한 겁니다.

[앵커]
그런 배경 때문에 해양 방류를 결정한 건데 시점을 올해라고 했잖아요. 성급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일본경제산업성 산하 자문기관인 다핵종제거설비 소위원회이라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앞서 말씀드렸던 5가지 오염수 처리방법을 발표하면서 오염수 처리방안별 소요 기간과 비용, 작업자의 위험성 등도 함께 보고서로 제출을 했었는데요.

지층 주입을 하는 경우, 3,976억 엔이라는 가장 많은 예산이 필요했고요.

지하 매몰법은 1,624억 엔 이상, 수소 배출은 1천억 엔, 대기 배출은 349억 엔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해양 방류를 할 경우에는 대기 배출 방법을 선택하는 거에 10분의 1 수준인 34억 엔만 필요했습니다. 금액이 많이 줄어드니까 선택을 안 할 수 없죠.

또, 해양 방류를 한다고 해도 전문가들 중에서는 충분한 보관 기간을 두고 해양에 방류하는 게 더 환경적이고 안전하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게 뭐냐면 삼중수소가 ALPS로 제거가 안 되잖아요.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년입니다. 원전 부지에서 24년을 보관한 뒤 방류한다면, 삼중수소의 농도가 4분의 1로 줄어들겠죠. 그렇게 되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때도 농도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위험성이 지금보다 줄어듭니다.

하지만 장기 저장 후 해양 방류를 할 때도 돈이 꽤 많이 들어간다고 해요.

지금처럼 희석 후 저장 없이 바로 해양 방출하는 예산보다 20년 정도 육지 저장해두고 방류할 경우 예산이 2배 이상이 뛴다고 해서 지금의 선택이 경제적인 선택이기도 합니다.

[앵커]
어쨌든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굉장히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해야 되는 건데 여기에 돈이 포함된다는 게 안타깝기는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돼도 우리나라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었잖아요. 방류해도 우리나라 해안은 안전할 거란 말일까요?

[기자]
수치로만 보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방재학회에서 발표된 연구내용인데요.

한국해양과학기술기술원과 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분석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연구 결과였습니다.

시뮬레이션은 후쿠시마 원전 발전소에서 약 1㎞ 앞바다에 삼중수소를 일본 정부가 계획한대로 연간 최대 방출량인 22조Bq을 앞으로 10년 동안 방류한다는 조건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는데요.

그 결과 방출 2년 후부터 0.0001베크럴의 농도가 국내 해역에 일시적으로 유입됐고, 4~5년 정도 지난 뒤 우리나라 해역에 본격적으로 삼중수소가 유입돼 10년 후 국내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가 0.001베크럴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면 어쨌든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가 172베크럴이거든요.

실제로 후쿠시마 오염수로 인해서 유입되는 삼중수소 농도는 소수점 세 자리 정도 값의 영향이 더해지는 것이니 미미하다, 국내 해역에 영향이 없다 이런 결론이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이걸 다른 예를 들어서 설명해볼게요.

한강에 침 한번 뱉는다고 해서 한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해서 수돗물로 먹는데 수돗물이 침 한 번으로 더럽다, 깨끗하지 않다고 말할 순 없죠.

그렇다고 해서 한강에 침 뱉어도 된다고 말할 순 없잖아요. 후쿠시마 오염수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굉장히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지 언정 오염수를 무조건 방류해도 된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죠. 일본 정부의 주장대로 제대로 방사성 물질이 제거돼 희석 후 방류된다면 태평양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전 세계에서는 처음 겪는 사건인 만큼 선례를 잘 남겨야 하거든요.

장기 저장 후 방류와 같은 다른 대안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해양 방류 결정은 성급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사실상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 방류를 할 것으로 보여지거든요.

결국,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일본 정부의 책임감 있는 오염수 처리, 그리고 투명한 정보 공개겠죠.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국내 해역과 수산물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한 감시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겠습니다.

[앵커]
사실 미미하더라도 방사능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있는 거잖아요. 우리에게 피해가 없도록 잘 대응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사이언스 취재파일'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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