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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가을 캠핑 2배로 즐기는 방법은? 캠핑 속 '과학' 이야기

2016년 10월 28일 오전 09:00
[YTN 사이언스] 가을 캠핑 2배로 즐기는 방법은? 캠핑 속 '과학' 이야기

■ 임동욱 / 융합전문 과학 칼럼니스트·한국외대 BK연구교수

[앵커]
주말에 산으로 들로 캠핑을 가시는 분들도 많이 늘었는데요. 캠핑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인 요소들을 미리 알고 여행을 떠난다면 캠핑을 더욱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사이언스매거진'에서는
캠핑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과학 이야기에 대해
임동욱 과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캠핑할 때도 과학적인 시각과 지식을 갖춘다면 캠핑을 더욱 즐길 수 있다고 사전 인터뷰에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게 어떤 얘기입니까?

[인터뷰]
캠핑은 말 그대로 집 바깥에 새로운 임시거처 '캠프'를 짓는 것입니다. 집 바깥이라 하면 동네 골목이 아니라 자연에 가까운 곳을 얘기하는 거죠. 캠핑은 자연이라는 남의 땅에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곳의 법칙을 이해하는 게 우선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연에 들어가려면 자연의 언어를 알아들어야죠. 그 통역 장치가 바로 '과학'입니다. 과학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연을 관찰하면 조그만 노력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캠핑에 과학이 함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우리가 일상에서는 땅, 흙을 잘 접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캠핑 시에는 땅을 잘 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떤 것들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인터뷰]
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꼽으면 바로 텐트를 치는 일입니다. 특히나 땅을 잘 고르고 다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무 데크가 아닌 땅이라면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잔디밭, 돌밭, 흙밭, 모래밭입니다. 잔디는 배수가 잘되는 땅에서 자라니까 걱정이 없고요. 돌밭은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잠자리가 불편하고 허리를 다칠 수도 있습니다.

돌을 골라낸 뒤에는 물이 잘 지나가도록 배수로를 파줄 필요가 있고요. 캠핑장에 갈려 있는 작은 돌이 깔린 경우가 있습니다. 이 돌은 자연 암반을 개서 만든 파쇄석입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건물을 철거하고 나서 나오는 조각을 깔아놓은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잘 살피는 게 좋겠습니다. 흙밭은 비가 오면 물이 차서 진흙밭으로 변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고요.

[앵커]
이제 집 지을 땅, 텐트 지을 땅을 살펴봤으니까 방향 같은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보통 집은 남향이 좋다고 하는데, 텐트도 이런 게 적용이 될까요?

[인터뷰]
위치나 방향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분들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요. 해가 뜰 때 텐트가 햇빛을 너무 많이 받게 되면 텐트 안이 너무 뜨거워지고, 그늘이 심하게 져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자면 습기가 마르지 않아서 축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일 적합한 곳은 동쪽은 어느 정도 가려져 있어서 뜨는 햇살을 막아주고, 남쪽은 가려져 있어서 뜨는 햇살을 막아주고 아침이 지난 다음에는 습기를 제거해줄 수 있도록 남쪽이 트여 있는 공간이 좋다고 보겠습니다. 서쪽에 높은 산이 있으면 해를 가리기 때문에 표준 일몰 시각보다 일찍 어두워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늦게까지 햇살을 만끽하다가 늦잠을 자고 싶다면 동쪽은 막히고 서쪽은 뚫린 곳으로 (자리) 잡는 게 좋겠죠.

해는 동쪽에서 떠올라 남쪽에서 최고점에 다다랐다가 서쪽으로 지는 게 모두가 아는 상식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이 몇 신지 안다면 어느 쪽이 남쪽인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오전인지 오후인지만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해는 12시 정오에 가장 높이 걸립니다. 지금이 오전이라면 해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 뺨이 향한 곳이 남쪽이고 지금이 오후라면 해를 바라보고 왼쪽 뺨이 남쪽을 향하겠죠. 거기서 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동쪽과 서쪽이 가까워지는 방향이 되겠죠.

[앵커]
굉장히 쉽게 위치와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해와 방향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해서 캠핑 중에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겁니까?

[인터뷰]
아날로그 시계를 차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바늘을 방향을 맞추면 어느 쪽이 남쪽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는데요. 시침이 태양을 향하게 시계를 돌려놓습니다. 그리고 시침의 중심점에서부터 선이 뻗어 나간다고 상상할 때 그 선을 시침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과 12시 눈금 사이의 중간 부분을 통과시키면 남쪽입니다.

[앵커]
이게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나침반이 없어도 해로 유추는 할 수 있지만, 짐작은 할 수 있지만, 정확히 알기는 헷갈릴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밤에는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찾는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해가 없는 밤에는 별자리 중에서 큰 편에 속하는 별자리를 우선 찾으시면 됩니다. 북두칠성이라고 얘기하죠. 국자 끝의 두 별을 직선으로 이어서 다섯 배쯤 진행 시키면 북극성이 있습니다. 거기가 북쪽입니다. 또, 달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초승달은 오른쪽 부분이 빛나는 모양으로 되어있는데, 해가 오른쪽으로 졌기 때문에 오른쪽이 빛납니다. 그러니까 초승달의 두 끝을 연결하는 선을 그어서 땅으로 내리면 거기가 남쪽이고요. 그리고 초승달보다 더 커진 상현달 같은 경우에는 그보다 더 오른쪽이 남쪽이 되겠습니다.

[앵커]
날씨가 안 좋거나 어두우면 이런 것들도 다 소용없지 않을까요?

[인터뷰]
네, 요즘에는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시키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아, 스마트폰으로도 방향을 알 수 있겠군요. 캠핑의 묘미하면 또 불 피우면서 분위기 좋게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 캠프파이어 아니겠습니까. 이때도 물체의 특성을 잘 알고서 불을 붙여야 할 것 같은데요.

[인터뷰]
불을 붙일 때 고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뭇가지를 비비거나 쓰러집니다. 너무 힘들어서요. 그래서 라이터를 켜서 붙이는 게 가장 좋은데, 문제는 나무나 숯처럼 두꺼운 연료에 불을 옮길 때가 가장 힘듭니다. 처음에 불을 붙일 때는 일반적으로 현대식 부싯돌이라는 파이어 스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이어 스틱은 철판과 둥근 몸체로 되어있는데 이 둥근 몸체는 철 35%에 세륨 65%를 섞은 페로세륨입니다. 세륨은 150도의 저온에서도 불이 붙기 때문에 이 탄소강 철판을 긁으면 세륨이 공기 중에 노출되고 마찰열과 닿으면서 결국엔 불이 붙겠죠. 젖은 상태에서도 불꽃을 낼 수 있어서 필수품으로 굉장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무나 숯에 불을 옮긴다면 굉장히 문제가 달라집니다. 불이 지속하게 하려면 3가지가 필요합니다. 열, 연료, 산소인데요. 어느 하나만 모자라도 불이 금세 꺼집니다. 그러니까 열을 가해서 불을 붙인 다음에 계속 연료를 공급해주고 산소가 잘 들어가도록 공기가 잘 통해야 합니다. 나무나 숯은 연료의 몸체가 두껍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열을 가해야 제대로 불이 붙습니다. 그래서 파이어 스타터라는 통을 가지고 다니는데요. 이 통 안에 나무나 숯을 적당히 넣어주고, 아래쪽엔 점화제나 작은 불 조각을 넣어줍니다. 그러면 열이 발생하면서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데, 그만큼 많은 공기가 아래쪽으로 들어옵니다.

불이 커질수록 공기의 흐름도 빨라지기 때문에 그냥 놔두기만 해도 쉽게 불이 커지니까 캠핑장에 지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별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인데요. 요즘 같은 가을철 캠핑을 즐기면서 별자리를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계절에 따라서는 보이는 별자리의 종류가 달라지는데요. 여름과 겨울에는 눈에 잘 띄는 별자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가을에는 별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측에 어려움이 좀 있긴 합니다. 그래도 기준으로 잡을 만한 별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대사각형'이라고 하는 별자리입니다. 이 별자리는 페가수스자리의 몸통인데요. 페가수스는 고대 그리스시대에 하늘을 날아다니던 말의 전설에서 따왔습니다. 그 몸통 부분의 별 3개를 연결하고 바로 옆의 안드로메다자리 별 1개까지 포함 시키면 커다란 사각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걸 기준으로 주변을 살펴보면 바로 아래에 물고기자리가 보입니다. 실제로는 동서로 길기 때문에 시선을 넓게 가져야 보입니다. 대사각형에서 물고기자리 반대편으로 시선을 옮기면 약간 동쪽으로 W 모양이 보이는데, 다들 잘 알고 있는 카시오페이아자리입니다. 카시오페아자리와 대사각형을 ㄴ자로 연결한 곳에 안드로메다자리가 있습니다.

[앵커]
그냥 밖에 나가서 밥 먹고 텐트 치는 재미에 갔던 분들인 이런 과학적인 요소를 공부하고 가면 더욱 재밌을 것 같은데요. 더 소개해 주실 것 있나요?

[인터뷰]
하룻밤을 무사히 자고 일어났다면, 그다음에 즐길 것도 충분히 많습니다. 다음날 오전에는 주변을 산책하면서 식물이나 곤충을 자세히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자연은 죽어서 가만히 있는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가 얽혀서 살아가는 일종의 생태계니까요.

식물도감을 들고 주변 나무의 이파리를 비교해본다든가, 곤충의 모양과 행동을 사진으로 찍는다든가 이러다 보면 자연과 점점 친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과학'은 자연의 원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자연과학에서 출발했는데요. 자연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캠핑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되찾을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오늘은 캠핑 속에 들어있는 과학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임동욱 과학 칼럼니스트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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