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관객의 몰입감을 높이는 일등공신은 바로 특수효과죠. 특수효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는데요. 영화의 꽃, 특수효과의 세계를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하늘을 날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등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내죠.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재미있는 상상을 실감나게 재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특수효과 덕분인데요. 그래서 오늘 궁금한 S에서는 신기한 특수효과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서 배우들은 카멜레온처럼 다양하게 변신합니다. 젊은 배우가 노인이 되기도 하고 날씬했던 여배우가 뚱뚱해지기도 하는데요. 캐릭터의 성격을 확실히 보여주는 일등공신은 바로 특수분장입니다. 맡은 캐릭터를 위해 민머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민머리 분장의 비밀은 바로 '볼드캡'입니다. 볼드캡은 고무를 농축한 라텍스나 글라찬이라는 액체 물질을 굳혀 만드는데요. 상온에서 빠르게 굳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쉽게 씌우고 떼어낼 수 있는 탄성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 이 볼드캡은 어떻게 만들까요? 볼드캡은 착용할 때마다 새롭게 만드는데, 사용자의 머리 크기와 비슷한 마네킹에 글라찬을 붓으로 얇게 바르고 하루 정도 상온에 둡니다. 이후 이 볼드캡을 머리에 씌우고 고정하기 위해서는 송진과 알코올을 혼합해 만든 피부용 접착제 스프릿 고무를 사용하는데요. 이 스프릿 고무는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나 긴 코털을 붙일 때도 쓰인다고 합니다.
또, 영화 속 대부분을 생선 머리로 출연했던 분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돌연변이'의 이광수 씨입니다. 간단하게 생선 탈을 쓰고 연기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이 역시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광수 씨의 얼굴과 몸의 상체를 알지네이트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알지네이트는 치과에서 크라운이나 임플란트를 하기 전에 치아의 본을 뜰 때 사용하는 재료로 안전하고 빠르게 본을 뜰 수 있습니다. 이후 석고로 만들어 디지털화시켜 컴퓨터로 디자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알지네이트는 노인분장을 할 때도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영화 '은교'에서 박해일 씨는 70대 노인으로 변신하기 위해 8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배우의 피부톤이나 검버섯은 일반적인 분장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지만, 피부의 늘어짐이나 굵은 주름은 불가한데요. 그래서 피부의 질감과 비슷한 실리콘을 이용해 얼굴 전체나 부분을 덮을 수 있는 인공 피부 패치를 만들었습니다.
실리콘을 이용해 인공 피부를 만들려면 먼저 얼굴의 본을 떠야 하는데요. 오랜 시간 눈과 입을 다물고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얼굴 위에 알지네이트로 바른 다음 석고붕대로 틀을 형성해 굳힙니다. 석고 흉상이 완성된 이후에도 주름과 굴곡 하나하나를 다듬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하네요.
공포영화나 의학 드라마에서 꼭 등장하는 특수분장이 바로 피인데요. 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과 물엿, 붉은 식용색소가 필요한데요. 각각의 상황에 맞춰 재료의 비율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신체에서 흐르는 진한 농도의 피는 물을 빼고 물엿과 식용색소만 섞어 표현하기도 하고요. 또 이렇게 만든 피를 살짝 얼린 후 코에 넣어주면 체온 때문에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코피가 흐르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촬영이 불가하거나 세트로도 구현이 힘든 장면은 시각 특수효과를 이용하는데요. 영화 한 장면마다 여러 특수효과를 사용하면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크로마키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합성기술인데요. 합성할 피사체를 단색배경을 바탕으로 촬영해 새로운 배경을 씌우는 작업입니다.
영화 아바타 속 나비족이나 반지의 제왕의 골룸은 어떻게 촬영한 걸까요? 그 비밀은 모션캡쳐에 있습니다. 모션캡쳐란 배우의 몸에 장착한 센서로 배우의 움직임을 감지해 그 정보를 영상에 구현하는 기술인데요. 배우의 몸짓과 표정을 인식해 디지털 캐릭터에 입힘으로써 껍질뿐이던 디지털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또 얼굴의 표정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해 데이터화 하는 기술도 있는데요. 바로 페이셜 캡쳐입니다. 얼굴표정의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머리에 장착된 카메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얼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데요. 영화 '알리타-배틀엔젤'이나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사용됐습니다. 얼굴은 매우 많은 근육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주는 만큼 좀 더 자연스러운 CG 캐릭터의 표정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모션캡쳐는 어떤 원리로 구현되는 걸까요? 모션캡쳐 방식 중 가장 정교하며 많이 사용하는 게 바로 광학식 모션캡쳐입니다. 수트에 빛 반사성이 좋은 마커를 붙이고, 그 반사를 읽을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면 마커의 위치를 데이터로 추출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컴퓨터로 전달돼 3차원으로 계산하면 인체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죠.
오늘 <궁금한 S>에서는 영화 속 특수효과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특수효과가 사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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