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주 '날씨학개론'에서는 대형산불의 급증 원인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어서 오늘은 산불이 대기환경과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대형산불이 발생하면 여러 피해가 뒤따르는데, 지난 시간에는 재산 피해 그리고 생태계 피해 등을 짚어주셨거든요. 오늘은 대기환경 그리고 우리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짚어주시죠.
[인터뷰]
올해 9월 22일이었죠. 스탠포드 대학의 마셜 버크 교수 연구팀은 환경과학 기술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버크 교수는 "캘리포니아 등 서쪽 지방에서 많은 산불이 발생을 하면서 청정대기법으로 깨끗해졌던 공기 질이 저하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산불로 인해 대기 오염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아직 우리의 대기오염 규정은 이것을 다루도록 규정되어 있지 않아 걱정스럽다. 특히 산불은 그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수천 마일을 이동해서 먼 지역까지 영향을 준다. 2021년 여름에 뉴욕은 미국 서해안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물질로 세계에서 가장 나쁜 대기 질을 경험했다"라고 말합니다.
버크 교수는 10년 전에 미국에서 50만 명 미만의 사람들이 하루 정도 건강에 나쁘다고 간주 되는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었었는데, 이제는 5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노출되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앵커]
대기오염 노출 사례가 산불로 인해서도 급증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산불로 인한 또 다른 피해사례는 없을까요?
[인터뷰]
일단 미국에서 산불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서부지역이거든요. 이 경우 더욱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워싱턴주립대학교가 올해 1월 6일 '사이언스 어드벤스'지에 발표했던 논문에 따르면 폭염과 대형 산불이 동시에 그리고 더 자주 발생을 하면서 미국 서부 전역의 대기오염이 악화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는데요.
논문에서는 2020년에만 미국 서부의 68% 이상, 약 4,300만 명의 사람들이 하루 이상 유해 수준의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 수치는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광범위한 대기오염 사건이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계속 지속하고 있고 또 로키산맥의 영향으로 국지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폭염까지 겹치면서 오존의 고농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 논문의 수석저자인 드미트리 칼라시니코프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고농도의 미세먼지와 오존이 동시에 발생하는 추세가 발생을 하고 있다. 이것은 더 많은 폭염과 더 많은 산불을 유발하는 날씨 패턴의 증가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지난 시간에도 산불이 생태계나 어떤 화제에서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그런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강조를 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인터뷰]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9월 7일에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예상되는 폭염의 빈도라든가 강도라든가 지속 시간의 증가와 더불어서 금세기 산불의 증가는 대기 질을 악화시키면서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는데요. 보고서에서는 대기오염과 기후 변화 사이의 상호 작용은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추가로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산불은 그을음이라든가 재를 공기 중으로 내뿜고요, 이것은 짧을 경우 수 마일에서 긴 경우 수천 마일 밖의 사람들이 흡입하게 되면서 건강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건데요. 매년 적어도 산불로 인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의 미세먼지에 노출된 미국 사람들의 수가 지난 10년 동안 27배가 증가를 했고요, 2020년에만 2,500만 명이 사람들이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신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산불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연구 기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2020년에만 2,500만 명의 사람들이 오염된 공기를 흡입했다고 하니까 정말 이 수치가 굉장히 놀라운데요. 오염된 공기를 마신 후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이거에 대한 피해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스탠포드 대학의 마셜 버크 교수 연구팀은 2020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격렬한 산불로 인해서 사람들이 심장 마비의 위험을 최대 70%까지 높인 오염물질을 흡입을 했고요, 이 오염물질로 인해서 65세 이상의 사람 중에서 약 3,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고요. 또 연구팀이 5월에 발표했던 연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산불이 발생한 50km(31마일) 이내에 사는 사람들은 더 멀리 사는 사람들에 비해서 뇌종양 발생률이 10%가 높고 폐암에 걸릴 확률이 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한편, 임신 중에 산불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은 조산의 위험성을 높이고요. 코로나 19에 걸린 사람들의 결과를 악화시킨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산불 연기와 코로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이끈 프랜체스카 도미니치(Francesca Dominici)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버크 교수 연구팀의 연구가 잘 검증되었고 흥미로운 연구 영역인데, 산불에서 발생하는 초 미세먼지가 다른 출처에서 만들어지는 초 미세먼지보다 독성이 더 강하다는 증거가 있다."라고 말했지요.
[앵커]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내용을 종합해보면 주로 미국의 연구논문에서 사례가 많은 것 같은데요. 올해 우리나라도 산불이 무척 심각하지 않았습니까? 대기오염에 물질에 대한 우리나라의 연구도 있나요?
[인터뷰]
올해 우리나라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5월에 밀양에서 발생했던 산불에서 발생했던 대기오염물질이 50km 떨어진 부산까지 도달했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밀양산불은 6일 동안 진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축구장(7,140m²) 1,068개 규모인 763ha의 산림을 태웠는데요. 신라대학교의 전병일 교수 연구팀은 '밀양 산불이 인근 도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썼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밀양에서 방출되기 시작한 연기는 경남 김해를 거쳐서 부산 최남단인 가덕도 해상까지 북풍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하죠. 산불 지점으로부터 남동쪽 35km 지점인 김해 동상동은 산불에서 방출된 대기오염물질이 도달하면서 초 미세먼지 농도는 14배, 미세먼지 농도는 4배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어떤 시도에서든지 산불이 발생하면 50∼100km 떨어진 도시의 대기가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대형산불 발생 때 호흡기 건강관리를 당부하는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까지 산불이 대기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알려주셨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기후변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궁금하거든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페테리 타알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이 이런 얘기를 했죠. "지구가 따뜻해짐에 따라, 낮은 배출량 시나리오에서도 산불과 관련된 대기오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지구생태계에도 영향을 주지만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데요.
사실 산불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더 많이 주는 지역이 고위도 지방입니다. 현재 고위도 지역은 전 세계 기온상승보다 2배 이상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고위도 지역의 영구동토층은 엄청난 탄소를 보유하고 있는 토양입니다. 예전에 얼어 있거나 축축해서 불이 잘 붙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급격한 기온상승, 건조화로 산불이 나면서 영구동토층이 가지고 있는 탄소가 배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지요. 이렇게 될 경우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온실효과가 커질 수 있고요.
또 고위도지역에서 산불이 나면 배출된 검댕이가 극지방에 떨어지면서 빙하와 눈을 덮게 되면 알베도가 낮아지게 되면서 더 많은 빙하와 눈을 녹이게 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악순환을 만들 수가 있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전 세계가 하루빨리 탄소 중립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앵커]
산불 예방 그리고 산불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에 대해서도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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