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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북미 덮친 폭설·한파…한반도는 어떤가?

2022년 12월 27일 오전 09:00
[앵커]
정말 '재앙' 수준의 기상 이변이 거의 북미 전역을 덮쳐 큰 피해가 났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기록적인 이번 북미 한파의 원인과 전망, 그리고 우리 한반도 올 겨울 날씨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현재 북미의 날씨가 체감온도 영하 50℃까지 내려갔다고 하는데요. 겪어보지 않은 추위라 체감이 잘 안되는데요. 이런 추위는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인터뷰]
겨울철에는 바람이 강해질수록 사람의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아 갈 때 열 손실률이 더욱 높아져 내부체온을 떨어뜨리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영하 10도에서 풍속이 시속 5kn일 때 체감온도는 영하 13도이지만, 만일 풍속이 시속 30km가 되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강한 추위를 느끼는 것이지요.

그래서 기온과 풍속을 변화시켰을 때의 피부 온도와 열 손실량을 측정, 분석하여 체감 온도 식을 만들었는데요. 대개는 보시는 표를 이용하여 구하는데 간단하게 구하는 방법은 보통 영하의 기온에서 바람이 초속 1m 빨라지면 체감온도는 2도 정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영하10도이고 풍속이 초속 10m라면 체감온도는 영하 30도가 되는 것이지요.

체감온도에 따라 인체가 받는 영향을 보면 영하 9℃ ~ 영하 16℃ 사이 일 때, 노출 피부가 냉각이 되고요, 영하 17℃ ~ 영하 23℃ 일 경우 일정 시간 피부 노출 시 동상 증대를 하고 영하 24℃ ~ 영하 32℃ 일 때 내에 노출 피부 동상이 걸리고요, 영하 32℃ 미만 일 때 아주 위험하므로 야외 활동을 제한하도록 캐나다기상청은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국 한파에서 시카고지역이 체감온도 영하 50도를 기록했다는 것은 야외 활동 시 매우 위험한 정도를 훨씬 넘는 것이지요.

[앵커]
우리나라에서 최강 한파다.. 이렇게 이야기할 때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정도로 기록됐다. 이런 헤드라인을 본 것 같은데, 영하 50도는 정말 상상하기도 어려운 추위인데요. 이 정도 한파는 평소 북미 지역 겨울 날씨와 차이가 있나요?

[인터뷰]
매우 이례적인 것이 미국보다 더 추운 캐나다 기상청에서 겨울 체감온도를 만들었는데 가장 위험한 것이 체감온도 영하 32도까지였거든요. 이 이야기는 이번에 미국을 강타한 혹한에다가 폭풍사이클론으로 인한 강력한 풍속이 체감기온 영하 50℃를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평시 겨울에 추울 때 미국북동부지역의 기온이 영하 20℃ 내외 정도인데 이번 혹한에는 실제 관측된 기온이 버팔로나 노스다코다 지역에서는 영하 45℃까지 떨어졌거든요. 매우 강력한 북극한파가 내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이번 혹한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원래 추운 지역이긴 하지만 이렇게 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 이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방금 북극한파라고 얘기 해주셨는데 이번 혹한의 원인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보는데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현재 기온이 가장 높이 상승하는 지역이 북극 지역인데요. 중위도보다 3~4배 이상 기온상승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북극 지역의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북극해의 빙하가 많이 녹게 되면서 기온상승이 더 심각해지게 되지요.

북극 지역이 매우 추울 경우 북극 지역의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강해집니다. 그래서 극제트가 남하하지 못하는데, 기후변화로 북극 기온이 높아지게 되면 북극과 중위도와 기온 차이가 적어져서 극제트가 약해지게 되고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는 것이지요. 이때 제트기류가 내려오는 지역은 북극 한기가 남하하면서 혹한이 발생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을 북극한파라고 많이 사용하는데 미국에서는 폴라보텍스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우리말로 극소용돌이입니다.

[앵커]
이번 한파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폭설과 한파가 동시에 온 것은 어떤 원인이 있나요?

[인터뷰]
폭설과 한파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강력한 기후현상이 발생했는데요. 원래 지난주 초에 미국 중서부지역으로 1004hPa 저기압이 동진하고 있었는데 이때 북쪽에서 폴라보텍스가 내려오면서 북극 한기를 끌어내렸습니다. 저기압은 남쪽의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를 공급받는데 북쪽에서 갑자기 강력한 한기가 남하하게 되니까 대기 불안정이 극심해지면서 저기압이 급속히 발달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로 인해 저기압이 발달하다 보니 폭설이 내리게 된 것이고 또 북쪽 한기의 남하로 한파도 같이 닥친 것이지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현상이 독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거의 없고 다른 기상현상과의 피드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폭설과 한파가 서로 영향을 주었던 사례라고 봅니다.

[앵커]
습기가 갑작스럽게 한기를 만나서 폭설이 되었다 라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많은 매체에서 '폭탄 사이클론'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게 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이번 미국의 강력한 혹한과 폭설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폭탄사이클론 (bomb cyclone) 때문입니다. 사이클론이 저기압이니까 폭탄 저기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상학 사전에 나와 있는 단어입니다. 폭탄사이클론은 보통 저기압이 아니고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hPa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나는데요.

이번 폭탄사이클론은 북쪽의 강력한 한기의 남하로 저기압이 짧은 시간에 강하게 발달한 경우로. 기압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폭탄처럼 쏟아지며 한파가 몰아쳐서 폭탄사이클론의 전형적인 기상이 나타났지요.

예를 들어 콜로라도주에서는 1시간 만에 영상 5도에서 영하 22도로 27도가 떨어지는 그야말로 차가운 공기가 폭탄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했지요. 당연히 강력해진 폭탄 저기압은 폭설과 함께 강풍, 그리고 한파를 동반하다 보니 미국 전역에 닥친 혹한과 폭설과 강풍으로 인구 70%에 해당하는 2억4천만 명이 사는 지역에 각종 기상경보가 발령된 것이지요.

[앵커]
이게 정말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현상인 것 같은데요. 엄청난 한파로 사망자도 발생하고, 정전, 항공기 결항까지 잇따르고 있는 데요. 앞으로의 북미지역 날씨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인터뷰]
미국에 영향을 주었던 폭탄사이클론은 현재 대서양 방향으로 빠져나갔고 눈이 내리던 지역도 고기압 영향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미국 북동부지방은 폭설이 그치고 28일까지 산발적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이며, 미국을 강타했던 혹한도 28일이면 미국 북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기온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 30일이면 미국 전역에서 평년기온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 서부에서 이동해 오는 저기압 영향으로 미국 북쪽 지방으로는 연말에서 연초 사이에 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큰 피해를 겪었던 동부 캐나다 지역은 연초까지 강력한 폭풍과 혹한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미 지역 이외에 이상 현상을 보이는 다른 지역도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일본인데요. 18일부터 내려온 강력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동해상을 지나면서 강력한 눈구름을 만들어 일본 동해지역으로 폭설을 내렸는데요. 22일까지 야마가타현 오쿠라무라는 223cm, 니가타현과 아오모리 현에도 180cm 이상의 대형폭설이 내렸고, 23~24일 야마가타현 오구니마치에는 97㎝, 니가타현 세키카와무라에는 81㎝의 눈이 쌓이는 등 동해 방면 일본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는데요.

일본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1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중상, 53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만에서도 한파로 인해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저체온증 등으로 인해 99명이 사망한 것으로 대만언론이 보도하기도 했지요.

[앵커]
일본과 가까이 붙어있는 우리나라도 올 겨울이 전 좀 더 춥다고 느껴지는데요, 올해 겨울 날씨, 지난겨울과 어떤 차이 있나요?

[인터뷰]
작년 겨울이 따뜻했었는데 올해 12월 들어 추위가 일찍 찾아왔고 또 기온도 평년보다 3~4도 정도 낮은 추운 겨울로 한강 결빙도 평년보다 16일이 빠를 정도로 빠른 추위가 내려왔었습니다. 주기적으로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눈은 내리긴 했지만, 평년보다 강수량은 적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을 보였는데, 중부지방은 평년의 1/2 정도, 서해안을 제외한 남부지방은 평년의 1/3 정도밖에 눈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가뭄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지난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기도 했고 가물기도 했던 해여서 비교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예년에 비해 어떨 것으로 전망되나요?

[인터뷰]
현재 계속되고 있는 한파는 연말과 연시인 31일 낮부터 1월 1일 까지 살짝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겠지만, 내년 1월 2일부터 또 한파가 내려옵니다. 올해 1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추운 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라니냐가 중립으로 돌아가는 2월부터는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겨울 가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겨울 날씨 관련해서 국민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겨울철에는 항상 기상 상황에 주목하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좋고요. 추위로 인한 질병 저체온증, 동상 등에 대한 증상과 대처 방법을 사전에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동파 방지를 위해 계량기 등은 미리 보온 조치를 해주고, 외출할 때를 대비하여 내복, 목도리, 모자, 장갑 등을 준비합니다. 장거리 운행계획이 있다면 빙판길 교통사고 대비 장비 등을 미리 구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눈이 내리는 날은 특히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요. 낙상을 막기 위한 팁은 보폭을 평소보다 10~20% 줄이며, 옷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지 않아야 합니다.

또 지나치게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무겁고 두꺼운 외투는 피하며, 넘어질 때는 무릎으로 주저앉으면서 옆으로 굴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나라도 요즘 눈이 안 녹아서 바닥이 미끄러운데 주머니에 손을 넣기보다는 장갑을 착용하고 주의하면서 걷는 게 좋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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