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목 /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
[앵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큰 기쁨 가운데 하나죠. 하지만 이런 식도락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큰 병이 있는데요. 바로 식도암입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식도암의 발병 원인과 그리고 치료법, 또 갖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 이종목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식도암' 뉴스 기사에서 심심치 않게 언급되는 암인데, 정확히 어떤 암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식도암은 말 그대로 식도에서 발생한 악성종양 즉 암을 말합니다. 식도는 우리가 음식을 꿀꺽하고 삼킬 때 목에서 넘어가는 느낌이 드는 그곳 인두에서 시작해서 명치라고 흔히들 부르는 부위, 위가 시작되는 곳까지 목과 가슴을 관통해 복부까지 이어지는 음식이 내려가는 통로이고 길고 가는 관, 튜브처럼 생긴 장기입니다.
이런 식도에서 생긴 악성종양을 식도암이라고 부르고 식도는 점막과 몇 개의 근육으로 만들어진 장기이지만 대부분의 식도암은 식도의 점막에서 발생해서 주위 조직으로 파고들고 림프절등을 통해 전이,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가는 그런 병입니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이 전체 25억 명 정도 되는데요. 그중 식도암은 2,748명 정도라고 해요, 그러니까 전체 우리나라 암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정도고,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이 생깁니다. 8배~10배 정도 많이 생기고요. 주로 노령층에서 더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보통은 60대에 진단되는 경우가 흔한 병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식도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식도암도 다른 여타의 암들처럼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기발견이 어렵기도 하고요 그러나 종양이 조금씩 커지면서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막을 거니까 그거 때문에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더 심해지면 실제로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기도 하겠죠. 아프기도 하고 이걸 '연하곤란'이라고 부릅니다.
그럴 때도 가끔 물을 같이 먹으면 수월하게 내려가기도 하고 처음에는 매번 생기지 않고 증상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도 합니다. 더 진행하면 죽처럼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면 넘어가지 않는 단계까지 진행하고 어느 정도 되면 몸무게가 4~5kg 이상의 체중 감소를 경험하시기도 합니다. 또 다른 장기로 전이하거나 주위 조직에 영향을 끼쳐 통증이나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연하곤란'. 삼키는 게 어려운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어느 순간부터 음식을 먹을 때 잘 안 넘어가기 시작하는 거 같다. 이런 느낌이 들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식도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뭔가요?
[인터뷰]
지역마다 식도암의 원인이 좀 다른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편평상피세포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암에 제일 많고 가장 주된 원인은 흡연과 음주입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서구 유럽 같은 경우는 하부식도, 식도 아래쪽에서 오랜 식도 역류로 생기는 '바렛 식도'란 게 발생을 하고 거기서 암이 생기는 선암이라는 병이 주로 생기죠.
그것 말고도 지속적으로 식도에 상처를 입히는 너무 뜨거운 음료를 계속 먹는다든지 또는 여러 가지 질환들, 오랫동안 지속해서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질환들, 식도이완불능증(Achalasia), 플러머-빈슨 증후군(Plummer-Vinson syndrome), 이런 것들이 오랜 기간 식도에 자극을 주게 되면 식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경우는 술, 담배가 사실 주원인으로 볼 수가 있는 건데, 그런데 방금 또 뜨거운 국물 같은 것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한국사람은 뜨거운 찌개 같은 걸 많이 먹잖아요. 이런 것들이 식도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나라에 드시는 정도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커피나 뜨거운 국, 뜨거운 차 자체 라기보다는, 이걸 식혀서 먹지 않고 뜨거운 채로 드시는 습관을 아주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경우 식도의 손상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서 식도암의 발병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게 남미에서 주로 마시던 마테차 때문에 시작을 했는데요. 마테차 소비지역에서 식도암의 발병이 높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결국 마테차 자체의 성분보다는 뜨거운 상태에서 마시는 습관이 문제인 거다 라고 결론을 내고 국제암연구소에서 2018년에 발표하기를 섭씨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가 식도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라고 발표를 하고 있고요.
근데 우리가 식사할 때 마시는 국물은 뜨겁게 해서 나오긴 하지만 어느 정도 식혀서 드시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식도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생각합니다. 한두 번 뜨겁게 드신다고 해서 바로 암이 발생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앵커]
그래도 너무 뜨거운 국물은 좀 식혀서 드시는 습관을 들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식도암이 진단되면 기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를 달리할 텐데, 치료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식도암도 다른 암들처럼 1기 2기 3기 4기로 구분하고 암의 크기보다는 얼마나 파고들었는지에 따라서 기수를 나누기도 하고요. 주위의 림프절로 전이 그리고 다른 장기에 퍼져 있는지를 가지고 병기를 나누어 치료합니다. 식도 점막에만 존재하고 더 깊이 파고들지도 않은 아주 초기 1기 식도암의 경우는 내시경 시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고도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1기 식도암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림프절의 전이가 있을 수 있거나 조금 진행해서 2기나 3기처럼 진행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요. 또 2기, 3기에는 수술만 하는 것 보다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하는 항암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고 이어서 수술하는 게 완치율이나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항암 방사선 치료 후 수술을 하게 되고 주위의 중요한 장기에 침범해서 완전 절제가 불가능하다면 고농도의 동시 항암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방사선 단독요법을 하게 되고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다면 항암화학요법만 하게 됩니다.
수술은 암 조직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암이 발생한 식도를 가능한 길게 제거하고 주위 림프절을 같이 제거해 재발의 위험성을 줄이도록 수술을 하고 있고 식도를 제거했지만, 식사가 가능 할 수 있도록 음식이 내려가는 통로를 위장, 대장, 소장 등을 이용해 만들어주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암 덩어리 조직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식도를 길게 제거를 하는데 다른 장기, 장이라던지 이런 걸 이용해서 통로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식도암 말기로 간다면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식도암도 식도에 국한되어 있거나 주위 림프절에만 전이가 된 경우도 있겠지만, 당연히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죠.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6년~2020년 5년간의 식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를 합해서 42.2%였습니다. 1993년에는 14%였으니, 그때보다 많이 좋아졌죠. 그러나 병기별로 구분해 보면 주위로 퍼져있지 않고 식도에 국한된 경우 생존율이 약 70% 가 넘어가는데, 그에 반해 원격 전이 즉 다른 곳으로 퍼져있는 경우는 약 7.3 % 밖에 안되니까 안 생기면 좋겠지만 생긴다 하더라도 조기발견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앵커]
역시 다른 암들처럼 전이가 굉장히 무서울 거 같은데요. 식도암에 걸리는 원인 중에서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도 있을까요?
[인터뷰]
가족력이나 유전 요인이 식도암에 특정한 요인이다. 이런 건 없습니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습관에 따라서 발병하는 패턴이 달라지는 걸 봐서는 가족 내에 발병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유전성이라고 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이 더 연관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국민들이 가장 많이 알고 고통을 받는 식도 질환이 '역류성 식도염'이 아닐까 싶은데 역류성 식도염이 '식도암'과 연관이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어떤가요?
[인터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이 너무 오래 반복되고 지속이 되면서 바렛 식도라는 질환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렇게 생긴 바렛 식도에서 식도암이 생기는 게 주요 원인이다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사실 아시아권에서는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구요. 제일 흔한 거는 흡연, 음주 이런 것 때문에 생기는 거고 역류성 식도염이 비록 바렛 식도로 진행해서 암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게 아니라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식도염이 있는데 두고 나는 괜찮아하고 사는 것보다는 고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생활습관이나 예방 팁 같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예방이니까 당연히 원인을 피해야겠죠. 우리나라에서 식도암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술, 담배니까 금연, 금주하는 것이 좋겠죠. 혹시라도 비만과 동반된 식도 역류 질환이 있다면 교정해 주시는 게 좋을 거 같고요. 대게 60대에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만약에 음주 흡연을 끊지 못하시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앵커]
정말 흡연과 음주는 모든 질병에 악영향을 끼치는 거 같은데요. 우리가 먹는 즐거움을 계속 오래오래 느끼려면 금연, 금주하시고 또 위내시경을 꼭 받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 이종목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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