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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여름이 두려운 하지정맥류…원인·증상·치료법 해결

2023년 06월 05일 오전 09:00
■ 안상현 / 서울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앵커]
더워진 날씨에 옷차림도 가벼워지는데, 이 질환이 있다면 다리가 드러나는 반바지나 치마를 꺼리게 되죠. 바로 '하지정맥류'인데요. 미용상으로나 건강상으로도 좋지 않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증상·치료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안상현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하지정맥류' 이름은 정말 많이 들어본 질환인데,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우리 몸에서 피는 동맥을 통해 발끝까지 가고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옵니다. 피가 갈 때는 심장이 꽉 짜주기 때문에 잘 갈 수 있습니다. 반면 피가 정맥을 통해 발에서 돌아올 때는 종아리 근육이 피를 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심장에 비해 수축 정도가 약하고 걷거나 종아리에 힘을 줄 때만 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시 발 쪽으로 피가 흐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맥에는 판막이 있어 피가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만 가게 합니다. 다시 말해 종아리 근육이 수축해서 피가 심장 쪽으로 흐를 때는 판막이 열리고 종아리 근육 수축이 멈추면 판막이 닫힙니다.

만약 이 판막이 손상되면 발 쪽으로 피가 내려가고 이를 역류라 부릅니다. 하지정맥류를 설명하기에 앞서 '만성 정맥 병 혹은 만성 정맥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성 정맥 병'은 하지정맥류의 모든 단계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 사진들 모두 다리 피부에 있는 정맥에 역류가 발생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만성 정맥 병'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정맥이 구불구불하게 늘어나 눈에 보이는 단계, 즉 2단계를 의학적으로 하지정맥류라고 합니다. 보통 환자분들이 병원에 오셨을 때 하지정맥류라고 설명 드리지만, 엄밀히 말해 만성 정맥 병이라고 하고 단계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각 단계마다 치료의 필요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앵커]
설명해주신 하지정맥류가 왜 생기는지 궁금한데, 원인이 뭔가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역류를 막는 판막이 손상되어 하지정맥류가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판막이 손상되는 어떤 원인이든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판막에 이상에 있는 선천질환이나 후천적으로 정맥에 피가 굳어 발생하는 심부정맥혈전증으로 판막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판막의 노화에 의한 손상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판막은 매우 얇은 조직으로 평생 동안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판막이 닫혀있을 때는 중력에 의해 내려오려는 피를 지탱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평생 반복되는 과정에 판막이 기계적으로 노후가 되는 것입니다. 신체도 일종에 100년을 사용하는 기계라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라는 곳에 문제가 생겨서 혈액이 결과적으로는 역류현상을 일으킨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다리 부종이 심해지면 하지 정맥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건가요?

[인터뷰]
만성 정맥 병의 3단계가 다리 부종입니다. 하지정맥류가 진행하여 다리 부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판막이 손상되어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더 많은 피가 다리에서 정체됩니다. 그러면 정맥 내에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간질액이라고 하는 일종의 물이 혈관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 나간 물이 다리 피하지방에 축적되어 부종이 생깁니다. 부종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하지 정맥류이지만 대부분 부종은 하지정맥류와 연관이 없습니다.

또한, 다리 부종이 심해져 하지정맥류로 발전되지 않습니다. 다리의 부종은 활동량이 줄어든 노년층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복부 등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 심부전, 콩팥기능에 이상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고혈압 약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지의 부종이 중 장년층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호전되지 않는다면 위의 질환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앵커]
다리 부종이 꼭 하지정맥류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설명 해주셨는데 그럼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뭐가 있나요?

[인터뷰]
다리 정맥에 피가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다리가 피곤하게 됩니다. 또 다리에 무거움 욱신거림, 통증, 밤에 쥐남 또는 하지정맥류 주변의 가려움 등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고 하지 정맥류의 튀어나온 정도나 역류의 정도와도 연관이 없습니다. 어떤 분은 하지정맥류가 정말 심하게 돌출되어도 무증상일 수 있고 반대로 하지정맥류가 거의 없어도 다리가 천근 같다는 분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초래하는 불편함은 개개인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만약 피부변화를 통한 하지정맥류, 즉 만성 정맥류 4단계 이상에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시리다, 저리다, 차다, 찌릿하다, 고춧가루 뿌려놓은 것 같다는 증상으로 오시는 분이 종종 있는데 이는 하지정맥류의 특징적인 증상은 아닙니다. 척추협착이나 말초 신경병증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설사 하지정맥류가 있어 치료한다고 해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사실 하지정맥류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은 미관상 문제를 가장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 만약 그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치료를 제때 하지 않으면 건강상으론 어떤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나요?

[인터뷰]
이게 매우 중요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만성 정맥병'의 단계를 설명한 이유입니다. 단계에 따라 치료하지 않고 지켜봐도 되고 혹은 가까운 시일 내에 치료할지를 결정합니다.

1단계로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압박 스타킹을 주로 처방하고 지켜봐도 됩니다. 만약에 2단계라면, 즉 일반적인 하지정맥류라면 1/3에서 10년 후에 다음 단계로 진행합니다. 다시 말해 불편을 초래하는 정도가 경미 하고 미용 적으로 별문제가 없다면 급하게 당장 치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십 년 후에 필요할 때 치료를 하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4단계부터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수술 치료 없이는 반복과 재발을 잘하며 점점 악화하기 때문입니다. '만성정맥병'의 치료 전 다음 3가지 질문을 먼저 해야 합니다. 첫째는 증상이나 합병증 있는지? 둘째는 그래서 치료가 필요한가? 셋째는 어떤 치료를 할 것인가? 입니다.

요약하면 1, 2단계는 선택적으로 치료하거나 압박 스타킹을 처방합니다. 3단계는 다른 부종의 원인을 감별하고 4단계 이상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술치료를 합니다. 또한, 1단계 하지정맥류가 6단계까지 진행이 되기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기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앵커]
개개인 상황에 맞춰 치료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인터뷰]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역류의 원인이 되는 손상된 정맥을 찾습니다. 이때 혈류의 방향과 역류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를 사용합니다. 초음파를 사용하여 어느 정맥의 판막이 손상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다리에는 크게 '큰두렁 정맥' '작은 두렁 정맥'이 있고 주로 여기가 역류의 원인이 됩니다. 역류가 되는 정맥을 찾았다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역류하는 정맥 수술로 제거하거나 혹은 고주파, 레이저, 또는 의료용 혈관 내 접착제를 이용하여 막습니다. 역류하는 정맥을 막아도 우회하는 정상적인 정맥과 깊은 정맥이 있기 때문에 제거 하여도 문제는 없습니다.

[앵커]
역류하는 문제점을 찾아서 제거하거나, 붙이거나 맞거나 하는 치료법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하지정맥류에 특별히 잘 걸리는 위험군이 있을까요?

[인터뷰]
오래 서 있는 직업, 여성, 비만에서 흔합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정맥의 펌프 역할을 하는 종아리 근육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판막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자주 까치발로 서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중년 여성에서 가장 흔히 진단됩니다. 이는 여성호르몬과 임신 등이 추가 위험 인자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사실 저희가 종아리 쪽에 혈관이 조금만 비쳐도 하지정맥류인가 의심하게 되거든요, 병원 가기 전, 자가 진단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앞서 보여드린 '만성 정맥병'의 단계를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인터넷에 ‘하지정맥류 단계’라고 검색해 보시고 그림이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 1단계는 모세혈관확장증, 그물 정맥이라고 부르는 3mm 미만의 혈관이 보이는 경우로 증상이 없으면 병원에 안 오셔도 됩니다. 정맥의 역류가 있어도 증상이 경미 하다면 압박 스타킹과 같은 보존치료로 충분합니다. 2단계처럼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와 있는 혈관이 보이면 명백한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으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는 초음파 검사가 필요 없습니다.

요약하면 1, 2단계의 경우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굳이 병원을 찾아오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1단계 혹은 2단계이나 정맥류 부위가 작은 분들이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하지정맥류 치료에는 암 치료에서 사용하는 조기치료에 대한 이득이 없습니다. 하지만 2단계로 심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종아리의 여러 부위에 있다면 제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4단계 이상에서는 병원에 오셔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단계 이상의 하지정맥류는 종종 피부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누가 봐도 심각한 경우 병원 진료를 받아도 된다, 이렇게 이해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상에서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시죠.

[인터뷰]
하지정맥류는 피부의 주름살과 같이 판막의 주름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해 시간에 따라 손상되는 것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체중인 경우 체중을 감량함으로써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오래 서서 일하는 직종의 경우 압박 스타킹을 예방적으로 착용할 수 있겠습니다. 자세를 자주 바꿔주고 까치발 서기 같은 동작을 하여 종아리 근육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쉴 때는 다리는 심장 보다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앵커]
증상에 맞게 치료하고, 설명해주신 방법들로 평상시에 실천하면 하지정맥류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안상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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