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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는 '푸바오'…멸종 취약종 판다

2023년 07월 05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동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는 하죠. 하지만 그 속에 숨은 다양한 생태와 습성을 알고 나면 동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사이언스ZOO'에서 이동은 기자와 함께 동물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사이언스 주, 앞으로 여러 동물을 만나게 될 텐데, 오늘 첫 시간에 만나볼 동물은 어떤 건가요?

[기자]
첫 시간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귀한 동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판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이제 이름 정도는 다들 아실 텐데요, 푸바오, 들어 보셨죠?

[앵커]
요즘 SNS에서 정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귀여운 판다잖아요? 저는 거의 모든 영상을 다 본 것 같아요.

[기자]
정말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이런 분들이 많은데요, 어떤 모습인지, 먼저 푸바오를 영상으로 만나보시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영상을 보니깐 왜 이렇게 푸바오의 영상이 인기 있는지 절로 이해가 되네요. 그냥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사실 푸바오는 탄생 자체가 큰 화제였잖아요.

[기자]
네, 우선 판다 자체가 귀한 동물입니다. 얼핏 생각하시기에 '동물원에 가면 판다 볼 수 있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그렇지가 않고 판다는 국내에 단 세 마리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6년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 한 쌍이 우리나라로 왔고요, 이후 2020년 7월에 이 두 마리 판다 사이에서 암컷 푸바오가 태어나 현재 총 3마리입니다.

푸바오는 올해로 세 살이 됐는데요, 지금은 100kg이 넘을 정도로 자랐지만, 갓 태어났을 때는 우리가 아는 판다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온몸이 분홍색으로 눈도 뜨지 못한 상태였고요, 크기가 16.5cm, 몸무게는 197g에 불과했습니다. 어른 판다를 생각하면 천분의 1 수준으로 작았던 거죠. 당시 푸바오는 사육사들의 노력 끝에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는데요,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가 자연 번식에 성공하면서 더 큰 화제가 됐습니다.

[앵커]
화면을 보니깐 저희도 당시 방송으로 전해드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판다가 자연 번식을 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자연 번식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그만큼 판다의 번식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자이언트 판다의 가임기는 1년에 단 며칠밖에 되지 않습니다. 보통 3월에서 4월경에 짧게는 하루, 길어야 3일 정도인데요, 이때 짝짓기를 해서 착상이 된 후에 120일 정도 임신을 하게 되는데 한번 가임기가 지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번식률이 낮은 겁니다. 또 판다는 보통 단독생활을 하는 습성이 있어서 평소에는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서 짝짓기를 하게 되는데요, 그만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도 떨어지게 되는 거죠.

[앵커]
그 귀한 생명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거군요. 푸바오가 태어나는 과정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사육사들은 먼저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의 합방을 위해 먼저 서로의 방을 바꿔줬습니다. 상대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체취를 맡게 해주는 건데요, 철저히 단독생활을 하기 때문에 같이 살 수는 없지만, 냄새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는 거죠. 특히 판다는 청각과 후각 기능이 아주 뛰어나서 냄새만으로도 성별이 무엇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 이런 정보들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방을 바꿔주면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될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번식이 가능해지는 건가요?

[기자]
여기까지는 기본 단계에 불과하고요, 이후 본격적으로 가임기에 대비해야 합니다. 사육사들은 자이언트 판다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분석해서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시기를 정했는데요, 여기에 매달 아이바오의 혈액 검사와 호르몬 검사 수치를 기록해서 최적의 시기를 찾았다고 합니다. 아이바오는 임신 후 식사량이 갑자기 줄고 예민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전담팀이 아이바오의 행동과 신체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고 관리한 끝에 무사히 푸바오가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설명을 들어보니깐 판다가 왜 이렇게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는지 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태어난 만큼 귀한 몸인데요, 푸바오가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기자]
푸바오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사육사 할아버지들과 함께 노는 모습이 많이 공개됐는데요, 하루에 대나무를 15~20kg 정도 먹으면서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판다들이 워낙 더위를 싫어해서 여름철이면 유난히 힘들어한다는데요, 푸바오를 비롯한 판다 가족들도 종일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 머물다가 잠깐씩 야외로 나오고 주로 특별히 마련된 얼음 바위에 누워서 더위를 식히거나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합니다.

[앵커]
푸바오 영상을 보면 대나무를 되게 맛있게 먹고 있던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까 저도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더는 푸바오를 볼 수 없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안타깝게도 푸바오는 내년 7월쯤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작성한 협의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살이 되기 전에 중국으로 반환해야 하는데요, 푸바오가 내년 7월 20일이면 딱 4살이 되기 때문입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자이언트 판다의 종 번식을 위해서인데요, 보통 판다의 성 성숙기가 생후 48개월 정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번식을 위해서는 짝짓기할 수 있는 판다 개체가 많은 중국으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면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짝이 없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부모 이외엔 다른 판다가 한 마리도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사실 판다는 중국이 선물외교의 일환으로 좀 많이 다른 나라에게 선물을 하는 동물이잖아요. 그렇다면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군요. 우리에게는 아쉽지만, 판다 보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네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자이언트 판다는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데요,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재해 등이 판다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개체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자이언트 판다가 먹는 대나무 종류는 25종 정도밖에 안 되는데요, 전체 대나무 종류가 1,250 여종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일부여서 이 대나무의 분포가 줄게 되면 먹이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정부는 1980년대부터 자이언트판다 보호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남은 1,800마리 정도의 판다는 모두 중국에 소유권이 있고요, 중국은 모든 판다를 빌려주는 형태로 해외에 보낸 뒤에, 푸바오의 경우처럼 교배가 가능한 개체는 다시 돌려받아서 번식하도록 하는데요, 이렇게 종 보존을 위한 노력 덕분에 판다의 개체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요, 지난 2021년에는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자이언트 판다의 위협 정도 등급을 멸종 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생물학적 안정성이 그나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건 안타까운 일인데요, 또 국내에서는 반대로 반가운 소식도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가 임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최근 사육사들이 아이바오의 몸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본격적인 관리를 시작한 것인데요, 사육사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강철원 / 에버랜드 사육사 : 먹는 시간들 활동하는 시간들이 줄고 잠자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한시간 정도 활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대나무 먹는 양도 많이 줄었고 워터우를 먹는 양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은 당근 그리고 죽순 위주로 먹고 있고요. 이게 이상이 있는게 아니고 아주 정상적인 패턴이기 때문에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기자]
현재 아이바오는 외부와 격리되어서 따로 관리를 받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관람객들에게 모습을 보일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판다의 경우 임신하더라도 초음파로 태아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태아가 너무 작아서 베테랑 사육사들도 배설물과 헷갈리기가 일쑤라고 합니다. 그래서 판다의 임신 동안은 계속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데요, 아이바오도 최근 꾸준히 초음파 진단을 받고 있고요, 사육사들이 몸무게부터 먹이의 양, 하루 활동량 등을 꾸준히 확인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정말로 푸바오의 동생이 태어났으면 좋겠는데요. 일단 푸바오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저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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