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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레드카펫] 쌍천만 기록한 '범죄도시3'…"매년 3~4개 신종 마약 나온다"

2023년 07월 07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사이언스 투데이가 이번 주부터 과학기자들의 전문 코너를 신설해 여러분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 주의 마지막인 금요일에 다룰 주제, 바로 영화나 공연 속 다양한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사이언스 레드카펫'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기자]
'사이언스 레드카펫' 양훼영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영화 '범죄도시3'입니다. 범죄도시3는 올해 개봉한 작품 중 첫 천만 영화라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범죄도시3의 키워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살펴볼 키워드는 '시리즈 쌍천만'입니다. 범죄도시3는 역대 극장가 30번째, 한국영화로는 21번째 천만 영화가 됐는데요. 한국영화에서 한 시리즈의 두 편이 천만을 기록한 건 '신과 함께'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범죄도시3가 천만을 돌파하기까지 32일 전편보다는 조금 더 걸렸지만, '기생충'보다는 빨랐는데요. 아는 맛이 무섭다고, 이전 영화에서 나온 재미들이 약간 변주되지만 그래도 웃기고 재밌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국내 극장가를 점령했던 블록버스터급 외화들 사이에서 고전했던 한국영화, 관객들은 재밌는 한국영화를 기다렸는데 그 갈증을 범죄도시3가 해소해 준 셈입니다. 특히, 15세 관람가로 등급을 내리고, 중간고사가 끝난 시점에 개봉해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까지 이어져 흥행 바람을 제대로 탔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쌍천만 기록은 또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기존 한국영화 천만 공식은 웃음, 액션, 감동을 뒤섞어 하나만 걸려라 식의 종합선물세트 콘셉트이었는데요. 범죄도시는 이를 깬, '범죄액션'이라는 한우물을 팠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볼까요? 이번 키워드는 '핵주먹'입니다. 범죄도시의 재미, 바로 마석도의 액션인데요. 장면마다 액션에도 나름의 디테일이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주먹 한 방이겠죠. 마석도의 주먹 한 방이면 모든 나쁜 놈은 모두 쓰러집니다. 마치 종잇장처럼 말이죠.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때리는 사람이 바로 마석도, 배우 마동석이니 관객도 수긍할 수 있죠.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강한 주먹을 가진 마석도의 펀치 한 방

"나쁜 놈들은 잡아야 해"

특히 이번에는 묵직한 한방보다는 복싱에서 착안한 액션으로 속도감을 크게 높였습니다. 마동석의 핵주먹 액션은 관객의 스트레스마저 모두 날릴 만큼 강력하고, 이 통쾌함은 묘한 중독성이 있는데요. 이 중독성이 결국 뻔할 줄 알면서도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MCU' 입니다. 할리우드에는 MCU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있다면, 한국에도 또 다른 MCU,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주연배우인 마동석이 기획부터 제작, 연기까지 모두 도맡아 하기 때문에 범죄도시 시리즈를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말하는 겁니다. 배우 마동석은 범죄도시 2 기자간담회 때 처음 시리즈 화를 발표했는데, 3편과 동시에 촬영했던 4편은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동석 / 영화 '범죄도시2' 개봉 당시 : 1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에 이미 8편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생각했었고….]

범죄도시는 조선족 폭력사건, 필리핀 한국인 납치 살해사건, 야쿠자 마약사범 등 모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뤘죠. 내년에 개봉할 4편 역시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을 잡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범죄가 다양한 만큼 범죄도시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뜻인데,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된 마석도의 활약이 벌써 기대됩니다.

[마동석 / 영화 '범죄도시3' 주연배우와 제작자 : 일단 스토리 자체는 8편이 다 굉장히 다른 결의 스토리라서 스토리 면에서 그런 건 문제없지만, 캐릭터도 어느 정도 같은 액션이라도 좀 진화를 시켜야 하고, 기존에 보여줬던 것보다는 좀 다른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그런 것조차 강박이라고 생각해서 한 편, 한 편 스토리와 캐릭터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앵커]
사이언스 레드카펫 첫 시간은 올해 가장 뜨거운 영화 범죄도시 3을 살펴봤는데요. 그럼 영화 속에 있는 과학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텐데요. 우선 영화 속에 하이퍼라는 실제로 있는 건가요?

[기자]
저도 사실 영화를 보자마자 확인해봤는데요. 하이퍼는 실존하는 마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이퍼가 실제로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른바 '디자이너 드럭', 합성 마약이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디자이너 드럭'이라고 하면 마약이 디자인 된 거다. 마약이 디자인 된 거다. 이런 말인 것 같은데요. 이게 말인지 선뜻 다가오지는 않거든요. 합성 마약이 뭔가요?

[기자]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화학적으로 조합해 만들어낸 마약을 말합니다. 양귀비 열매에서 추출한 액으로 만든 아편이나 코카나무 잎으로 만든 코카인은 대표적인 천연 마약인데요. 이와 달리 합성 마약은 화학적 변형을 통해 마치 디자인을 하듯 마약을 섞어서 만듭니다.

합성 마약이 위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화학적 변형을 거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안전성 검증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합성 마약의 경우, 화학구조를 조금만 바꿔도 완전히 다른 마약이 되는데요. 화학 구조를 바꾸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마약의 중독성이나 환각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검출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합성 마약은 처음부터 안전하게 만든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얼마나 위험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일명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은 합성 마약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인데요. 이게 헤로인의 100배 농축한 것이라 효능만큼이나 중독성 역시 강력한데요. 펜타닐에 중독되면 금단 증상과 함께 구토, 두통, 호흡억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특히, 산소 공급이 줄어 뇌 일부를 손상시키는데, 이 때문에 펜타닐 중독자들이 마치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앵커]
조금 전 마약 디자인이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검출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신종마약이 나오면 검출하는 방법이 쫓아가지 못할 것 같은데요. 마약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가장 흔한 방법은 소변 검사입니다. 경찰은 신속한 마약 수사를 위해 소변 검사 키트를 이용하는데요. 리트머스지처럼 특정 마약 성분이 있으면 색이 바뀌는 방식입니다. 소변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마약 복용 여부를 알 수 있어 지용성인 대마 검출에 많이 이용됩니다. 대마는 소변에 녹아서 바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 지방에 머물러 복용 후 한 달이 지나도 검출되는데요. 하지만 소변 키트로 검출할 수 있는 성분은 22가지뿐입니다. 대마류 중에서도 합성 대마 종류만 450종이니까 키트로 모든 마약을 검출하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렇다고 신종 마약, 합성 마약을 모두 검출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키트가 아닌 소변 검사나 모발 검사, 혈액 검사를 병행해 체내 남아 있는 마약 성분을 정밀 분석하고 있는데요. 특히 기존 방식으로 검출할 수 없는 신종 마약도 질량분석기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등을 통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선 장비로 나온 결괏값을 기존 마약 성분 정보가 모여있는 '라이브러리'와 비교하고요. 물질의 구조와 질량을 분석하고, 기존 마약류와의 유사 정도를 판단하는데, 마약이라고 의심되면 식약처에 임시마약류 지정을 요청하게 됩니다. 2011년부터 임시마약류 지정제도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총 251종이 임시마약류로 지정됐고, 이후 161종은 의존성 여부 평가 등을 거쳐 마약류로 지정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학생들이 마약 음료수를 모르고 마시는 사건도 있었던 만큼 마약이 굉장히 흔하고 현장에서 검출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신종 마약을 아예 검출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신종 마약 성분까지 검출하는 키트 개발은 왜 더딘 걸까요?

[기자]
물론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휴대용 마약 진단키트가 있습니다. 코카인이나 엑스터시, 필로폰 등 10가지 마약을 30초 안에 검출하는 키트인데요. 당장은 경찰 수사에만 사용하지만, 안전성 검사를 거쳐 2년 뒤 일반인도 쓸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런 키트 개발에도 불구하고, 신종 마약의 유통 주기가 워낙 짧다는 게 문제입니다. 신종 마약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너무 빠른 반면 신종 마약의 성분을 분석하고 임시마약류로 지정한 뒤 검출 키트를 업그레이드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인 거죠.

우스갯소리로 특정 신종마약 A를 검출하는 키트를 개발하면 새로운 신종마약 B, C가 유통되고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신종마약이 적용된 새 키트를 계속 개발할 수도 없는 거죠. 신종 마약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과학기술도 발전하고는 있지만, 이 기술들이 현장에 바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인력과 연구비, 연구 인프라 등도 함께 발전해야겠죠. 또한, 신종 마약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약물 중독에 대한 연구도 늘려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화 속에 숨어있는 과학지식을 알아보는 '사이언스 레드카펫' 오늘은 첫 시간으로 범죄도시 3에 숨어있는 마약에 대한 과학원리를 알아보았는데요.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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