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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현장에 가다…SF 도시 곳곳

2023년 07월 31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과학도시' 오늘도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나라로 가볼까요?

[기자]
오늘 함께 둘러볼 도시는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곳인데요, 유명한 과학 시설이나 과학자의 흔적이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하늘이 내린 자연환경으로 만들어진 과학도시입니다. 어떤 나라에 있는 도시인지, 준비된 영상을 보시면서 감을 잡아보겠습니다.

예상하셨나요? 오늘은 아이슬란드에 있는 그린다비크를 포함한 몇 곳을 둘러볼 겁니다. 화산과 같은 독특한 지각활동과 함께 빙하까지 볼 수 있는 지질학의 천국이고요, SF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어서 과학도시로 꼽아봤습니다.

[앵커]
저도 언젠가 반드시 가 보고 싶은 곳인데 최소라 기자가 지난주 직접 아이슬란드에 다녀오셨잖아요. 더욱 생생하게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이슬란드가 최근에 화산 폭발로 주목을 받았죠. 직접 가보니까 어땠나요?

[기자]
네, 지난주 아이슬란드 그린다비크에 들러서 파그라달스퍄달 화산을 보고 왔는데요, 지난 10일 분화를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분화하고 있는 화산입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주차장에서 내려서 편도로 2시간을 걸어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걷다 보면 화산에 가까워질수록 지면이 따뜻했고요, 매캐한 냄새도 났습니다. 또 화산 불씨에 탔는지 군데군데가 까맣게 그을려있기도 했습니다. 화산 주변에 도착했더니 따끈따끈한 용암이 화산을 둘러싸고 있었는데요, 현장이 어땠는지 영상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화산 폭발 지점으로부터 5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화산이 폭발한 지 2주 정도 지난 시점인데요, 보시다시피 용암이 이곳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용암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얼굴을 이쪽으로 하기도 어려운 정도인데요. 용암이 깨지고 녹는 소리도 잘 들립니다. 화산과 용암을 보기 위해서 수많은 관광객이 모였고, 하늘에는 종종 헬기도 뜨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아이슬란드는 최근 계속해서 화산 폭발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모두 이곳 그린다비크에서 일어난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린다비크 지역은 최근 화산 폭발이 잦았습니다. 지난 2021년 3월에 퍄그라달스퍄들 화산이 8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는데요, 당시 9개월 동안 분화가 이어져서 지질학자와 관광객 수십만 명이 몰렸습니다. 또 지난해 8월에도 이곳 화산이 분화했는데, 이때는 소규모 폭발이어서 6일간만 분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폭발이 일어난 건데요, 지난 분화들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화산재는 많이 방출되지는 않았지만, 용암과 화산가스 위험 때문에 진입로들이 일부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이슬란드 당국이 바람 방향에 따라서 진입로 일부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린다비크 외에도 나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이슬란드는 평균 5년에 한 번씩 화산이 분화하는 나라입니다.

[앵커]
생생한 이 경험담을 보니까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5년에 한 번 화산이 분화한다고 하면 굉장히 잦은 건데 왜 이렇게 화산 폭발이 잦은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아이슬란드 대륙이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 두 개 지각판 사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판으로 쪼개졌는데, 고체 판들이 액체 위를 떠다닙니다.

아이슬란드의 경우는 지각판 두 개가 서로 멀어지면서 마그마가 지면에 가까워지는 열점이 많이 생성됐고, 열점에서 화산 폭발이 활발한 겁니다. 그린다비크에서 멀지 않은 싱벨리어 국립공원에 지각판의 경계를 관광지로 만든 곳이 있는데요, 영상 함께 보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곳은 두 개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인데요, 이쪽이 유라시아판이고, 이쪽은 북아메리카판입니다. 두 개 지각판이 서로 벌어지면서 이곳은 매년 2㎝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산은 지각판의 경계를 따라 형성돼있지만, 화산의 폭발 시점이나 규모, 가스나 분출물 형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성효 /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마그마가 어디쯤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지만, 마그마가 빨리 올라올 수도 있고, 천천히 올라올 수도 있고, 점성에 따라서 올라오면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마그마가 굳어버리면, 정지되면 지표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분화의 정확한 시간은 현재는 예측할 수 없고, 올라오는 양이 얼마인지도 예측할 수가 없어요.]

[기자]
이 같은 열점 덕분에 아이슬란드에는 지열이 풍부한데요, 국토 곳곳에 온천과 간헐천들이 있고요, 지열을 이용한 발전소도 많습니다. 아이슬란드에 전체에 공급되는 전력의 절반 정도가 지열 에너지일 정도입니다. 수력 발전까지 합하면 아이슬란드는 전력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얻고 있는 겁니다.

[앵커]
친환경 나라네요. 그럼 재생에너지 연구가 활발하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지열 연구에서 가장 앞서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특히 2000년대에 아이슬란드 과학자들이 그린다비크 인근 화산의 중심부에 구멍을 뚫는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단순히 뜨거운 물이 아니라 구리나 은, 금과 같은 금속이 녹아 있는 '초임계수'를 발견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성공하기만 하면 지금보다도 10배나 많은 전기를 확보할 수 있다고 현지 과학자들은 예상합니다. 지열점 한 곳에서만 소형 원자로만 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극과 극으로 이렇게 지열이 풍부한 따뜻한 곳인데, 빙하까지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슬란드가 북극에 가까운 만큼 곳곳에 만년설과 빙하가 있는데요, 이 빙하 역시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이곳 빙하들은 화산재가 섞여서 종종 검은색을 띠는데요, 검은 빙하가 빛을 더 잘 흡수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빙하들보다 더 빨리 녹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현지인들도 매년 달라지는 빙하의 모습을 보면서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길랏 펠랙 / 아이슬란드 주민, 투어가이드 : 솔하이마요쿨 빙하가 1977년엔 도로까지 뻗어있었는데, 이후로 2㎞나 후퇴해서 더는 도로에서 볼 수 없습니다. 여름도 따뜻해서 큰 변화를 느꼈습니다. 25℃를 넘지 않곤 했는데, 27∼30℃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후위기가 그나마 친환경적인 나라인 아이슬란드까지 덮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앞선 영상에서 아이슬란드가 공상과학의 도시라고도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아이슬란드의 여러 도시가 영화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은 아이슬란드가 배경인 영화가 아니라, 외계행성이나 종말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바다행성과 얼음 행성이 있습니다. 중력이 너무 커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굉장히 높은 파도가 치는 바다 행성은 아이슬란드의 마파보트 섬, 삼각주에서 촬영됐고요.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가졌지만, 사람이 살 수 없었던 얼음 행성은 스카프타펠이라는 곳에서 촬영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화산재가 섞인 검은 빙하를 보면 장소가 아이슬란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 스타워즈와 프로메테우스, 배트맨 비긴즈, 왕좌의 게임, 토르 등에서 아이슬란드의 여러 도시가 등장합니다.

[앵커]
이 정도면 SF 영화의 거대한 세트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외계행성 환경과 닮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 우주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슬란드가 지구 상에서 외계 행성과 지질학적으로 가장 비슷하므로 우주인은 달에 가기 전에 아이슬란드 도시에서 훈련을 받는데요, 특히 미바튼이라는 도시는 자연이 잘 보존돼있고, 화산도 활발하고, 풍경 자체도 달을 닮아서 달 착륙 훈련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1960년대 닐 암스트롱 등도 미바튼에서 훈련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우주복이나 첨단 우주 장비를 미바튼에서 시험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슬란드 정부는 아이슬란드에서 우주 시험을 진행하면 필요한 것을 지원해주는 우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발사체나 우주선 개발과는 또 다른 우주 개발 산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은 최소라 기자가 얼마 전 직접 다녀온 곳이라 더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얼음과 불이 공존하는 나라! 아이슬란드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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