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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들의 연구실]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산업 자원으로 바꿔쓴다

2023년 08월 23일 오전 09:00
■ 오형석 / 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앵커]
우리나라 대표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 분야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코너, '국대들의 연구실'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의 연구실을 방문해보겠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온실가스가 바로 '이산화탄소'인데요,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전환하면 오히려 산업계의 중요한 자원으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기술인지 오형석 책임연구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이걸 어떤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인가요?

[인터뷰]
최근 지구온난화 이슈로 온실가스인 CO₂를 저감하기 위한 혁신적 기술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CO₂를 저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첫 번째, CO₂를 선택적으로 잡아내는 포집 기술, 두 번째, 포집된 CO₂를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이용해 운반하여 고갈된 유전이나 가스전 등 지하 800m 이상 깊이의 육지와 바다 깊은 땅속에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세 번째, 이렇게 포집-저장된 CO₂를 단순히 폐기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CO₂를 고부가가치 유용화합물로 바꾸는 것을 CO₂ 전환 기술이라고 합니다.

앞선 포집, 저장, 전환 기술을 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CCU), 이를 합쳐서 CCUS 기술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스전 또는 유전이 없기 때문에 CCS에 적합한 장소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술력이 중요한 CCU 기술의 개발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박사님의 연구에서는 이 이산화탄소를 어떤 물질로 바꾸는 것인가요?

[인터뷰]
제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하여 CO₂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 기술 수준은 기초유분인 일산화탄소, 개미산, 에틸렌, 에탄올, 아세테이트, n-프로판올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기초유분들은 다른 공정과 연계하여 실제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메탄올, 항공유, 올레핀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일산화탄소라고 하면 흔히 연탄가스로 알고 있는데, 산업계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나요?

[인터뷰]
일산화탄소는 1개의 탄소와 1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한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산화탄소는 탄소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 산소 친화력보다 400배 높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중독이 발생합니다.

이는 일산화탄소가 안정하지 못하여 어떠한 물질과 결합하여 안정한 상태를 띄기를 선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응성이 좋은 일산화탄소는 화학 공정에서 다른 화합물과 쉽게 결합 또는 반응합니다. 따라서 산업계에서는 반응성이 좋은 일산화탄소의 특성을 활용해 석탄-석유에서 생산할 수 있는 플라스틱, 세제, 접착제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바꾸는 것이 어떤 원리로 가능한 것인가요?

[인터뷰]
이산화탄소에서 일산화탄소를 만드는 것은 쉽게 탄소 1개에 산소 2개가 붙어 있는 이산화탄소 구조에서 산소 1개를 때어내면 일산화탄소가 만들어집니다. 이산화탄소의 C=O 결합은 이중 결합으로 매우 안정적입니다. 이러한 C=O 결합을 깨기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한데요, 일반적으로 799 KJ/moal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굉장히 높은 열과 압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에너지를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촉매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원리를 간단히 설명 드리면, CO₂가 촉매 표면에 붙어 C=O 결합이 끊어지며 O가 탈거되고 이 과정에서 CO만 남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CO가 생성됩니다.

[앵커]
이런 전환 과정에서는 촉매가 관건인 것 같은데요, 개발하신 촉매는 어떤 것인가요?

[인터뷰]
촉매를 어떤 물질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CO₂가 전환되어 생산되는 화합물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반응은 CO2 환원 반응으로 일산화탄소의 경우 금, 은 등과 같은 귀금속 촉매들이 사용되고 있고, 최근 단원자 촉매인 Ni-NC가 일산화탄소 생산 촉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원자 촉매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원자가 카본 구조 내에 배회가 되는 형태가 되겠고요. 이런 연구가 실제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고 귀금속 촉매는 사용량을 저감하기 위해 나노 입자, 형상 제어된 촉매, 표면적을 넓게 하기 위한 담지체 적용 촉매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 반응인 산화 반응이 굉장히 중요한데 현재 산화 반응에는 물산화 반응이 적용되고 있으며, 전극 소재로는 이리듐 촉매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리듐의 경우 귀금속 중에서도 가장 비싼 물질인데요. 현재 이리듐의 가격은 금과 비교해 2.5배 비싸고, 백금과 비교해 5배가 비쌉니다. 이러한 가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금 촉매 또는 전이금속 기반 물산화 촉매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촉매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계신 건가요?

[인터뷰]
촉매의 성능 및 선택도 또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연구는 촉매 자체의 본질적 물성(intrinsic property)을 제어하는 것과 촉매의 반응 환경을 제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질적 물성 제어는 합금, 담지체, 도핑 등의 연구 방법이 진행 중이며, 환경 제어 연구는 발수성 제어와 국소 pH 제어 등의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전기에너지를 활용해서 촉매 에너지를 거기에 또 활용해서 결합을 끝내는 거잖아요. 그럼 이게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을 전환해 사용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인터뷰]
전기에너지를 활용하여 분자 구조를 재조합하는 것을 전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해 시스템은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시스템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화합물을 생산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기 중 질소(N2)를 전해하여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으며, 향후 현재의 하버-보슈법(Haber-Bosch process)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여기서 하버 보슈법이라는 것은 질소와 산소를 가지고 고온, 고압 조건에서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이고요. 사실 이 하버 보슈법으로 저희가 농업혁명이 일어났다고 볼 수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전해시스템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는 말씀이신데요.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이러한 CCU 기술이 안정화되고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실제 CO₂ 발생 사이트에 설치되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전 공정에 걸친 CO₂ 발생량 평가를 통해 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전기화학적 CCU 기술의 경우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에너지를 어떻게 생산했는지가 CO₂ 배출량 저감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향후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확대된다면, 전기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CO₂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화학적 CCU 기술은 실제 넷제로(Net-Zero)를 이룰 수 있습니다.

[앵커]
이 기술을 또 수치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데요. 실제로 우리가 줄여야 하는 온실가스는 얼마나 되는 양이고, 이 기술을 적용하면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2,760만 톤 대비 40%를 줄인 4억3,660만 톤으로 감축해야 합니다. 2030년까지 CCUS에 할당된 감축량은 1,120만 톤 저감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실제 CO₂를 감축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CCU 실증 기술은 화학적 전환, 생물학적 전환, 광물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전기화학적 CCU 기술은 화학적 전환에 해당하며,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CO₂ 저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을 높여야 합니다. 현재, 실제 발전사와 같은 CO₂ 발생 현장에서 실증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의 연구 결과가 향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만약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다른 산업에도 큰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또 환경의 회복을 위해서 앞으로 계속해서 많은 연구 부탁드리겠습니다. 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오형석 책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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