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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 캔버라! 아름다운 계획도시…과학문화 인프라 가득!

2023년 11월 27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학도시,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도시로 떠나볼까요?

[기자]
오늘의 과학도시는 세계에서 꼽히는 계획도시로, 널찍하고 깔끔한 도시 경관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7, 8월에 여행을 가면 눈을 볼 수 있고, 연말에는 반 팔을 입고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이국적인 도시이기도 한데요, 준비된 영상 보시고 어디인지 감 잡아보시겠습니다.

[기자]
앞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라는 설명을 듣고, 남반구의 도시를 예상하셨을 텐데요, 오늘의 과학도시는 호주 캔버라입니다.

캔버라는 호주의 수도이자 호주의 대도시인 시드니와 멜버른의 사이에 있는 내륙도시입니다.

캔버라는 과학도시, 그 중에서도 과학 문화도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수준 높은 과학 박물관이 있고요, 세계 최대의 과학축제 중 하나인 호주과학축제가 매년 열리는 곳으로, 과학문화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된 곳입니다.

[앵커]
사실 호주를 생각하면 수도를 시드니와 멜버른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래서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실 것 같은데 캔버라가 어떤 도시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캔버라가 호주 수도지만, 인지도 측면에서 시드니와 멜버른보다 뒤처져 있긴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드니와 멜버른이 전통적인 호주의 대도시였기 때문입니다.

1900년대 초 호주가 영국에서 독립해 자치권을 얻게 됐을 때 호주 수도 자리를 놓고, 멜버른과 시드니가 충돌했는데요, 치열한 경쟁과 타협 끝에 멜버른과 시드니의 두 도시의 중간에 있는 캔버라가
사실상 어부지리로 수도로 선정됐습니다.

그 이후부터 캔버라 건설이 시작된 건데, 국제 공모전을 통해서 미국인 건축가 월터 벌리 그리핀의 계획에 따라서 건설됐습니다.

캔버라의 모습을 보면 주요 도로는 격자 꼴이 아닌 방사형인데요.

그러니까 중심에서 가 쪽으로 동심원 형태의 도로망과 그 동심원을 자전거의 바큇살처럼 연결하는 구조인데요, 인공 호수도 있고, 도시 내에 넓은 자연 초지를 끼고 있는 모양새로, 숲의 도시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캔버라는 대표적인 계획도시로, 세계 곳곳에서 캔버라를 본뜬 계획도시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 창원시가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만들어진 세계 네 번째 도시입니다.

[앵커]
그야말로 전 세계 계획도시의 조상급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사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에 관광을 가면 시드니, 멜버른을 가면 좋겠지만 과학 문화를 보기 위해선 캔버라에 가는 게 좋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캔버라에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과학문화 인프라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한 과학 관람객은 많은데요, 과학문화 인프라 잘 갖춰져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호주에 여행 오는 관광객은 일부러 캔버라를 찾기도 합니다.

먼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관인 국립과학기술센터, 퀘스타콘이 캔버라의 중심에 있는데요, 퀘스타콘은 특히 체험형 전시로 유명한데, 학문적인 과학보다는 흥미에 초점을 둔 과학 전시물 200여 개가 전시돼있습니다.

지진 체험시설이나 자유낙하 체험 등이 있어서 오락실급으로 즐길 수 있어서 어린 자녀들이나 저학년 학생들이 방문하기에 최적화된 곳으로 보입니다.

또 특별한 점은 전시물을 박물관 측에서 직접 개발하고 만드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곳이라는 건데요,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전시물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관광 명소라는 의미입니다.

퀘스타콘의 한해 평균 방문객은 40만여 명에 이르는데, 이는 캔버라시의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입니다.

퀘스타콘은 호주 건국 200주년을 기념해서 지어졌는데, 건국 200주년 기념물로 과학관을 만들었다는 점 자체가 캔버라가 얼마나 과학 문화 인프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깐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데, 호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축제가 매년 열린다고 하던데 어떤 축제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과학문화의 도시답게 캔버라에선 매년 8월 국가과학주간이 열리는데요,

이 호주 과학축제가 세계 최대의 과학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호주 과학축제는 한 장소에 대규모의 행사로 개최되는 것이 아니라 시내 곳곳에 크고 작은 행사들이 동시에 열리기에 도시 전체가 과학축제장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호주 국립컨벤션센터에는 과학전시부스들이 마련되는데요, 연구소와 기업, 박물관 등이 대거 참여해 전문 부스를 운영하는데, 참가 인원만 수십만 명에 달합니다.

호주국립대에서는 과학이슈를 둘러싼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열립니다.

또 곳곳에서 연구소 오픈랩, 사이언스쇼, 과학투어, 야간 축제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특히 캔버라 과학축제가 열리는 8월이 우리나라에서는 한여름이지만, 남반구인 캔버라에서는 한겨울이거든요.

자녀가 있는 분들은 여름 방학에 이색 과학 경험으로 캔버라를 방문해봐도 좋으실 듯합니다.

[앵커]
캔버라가 정말 과학문화의 도시라고 불릴만하네요.

그런데 호주가 예로부터 자원이 가득한 나라로 유명하잖아요. 이를 활용한 과학기술도 다양할 것 같아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호주는 천연자원이 가장 풍부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국토 면적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천연자원과 농축산물이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열대, 아열대, 온대 3가지 기후대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농산물이 납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농업과 바이오 연구와 관련 기초·응용과학이 발달해있는데요, 각종 곡식류의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는 물론이고, 소와 양의 육질 개량, 형질변환에 대한 연구가 역사가 깊습니다.

때문에 농업, 생물학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갖추기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이런 이유에선지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 국립대가 자연과학 분야에서 성적이 좋은데요, 호주 국립대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지구물리학과 해양과학, 환경학, 지질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세계 10위에서 20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호주가 사실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나라잖아요, 이에 대한 얘기도 해주시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호주에는 석탄과 화석연료 매장량이 방대해서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0여 년간 석탄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호주의 석탄 생산량이 4억t에 이르렀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선진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종종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가 '청정에너지 대국'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무려 43%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법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수송, 저장 사업 분야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호주 최대 전력망 회사도 탈석탄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내놓았고, 석탄으로 막대한 부를 이룬 호주 부호들도 청정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석탄 개발을 줄이더라도, 호주가 에너지 분야에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데요, 호주의 내륙 지역이 건조하고 더워서 인구 밀도가 낮은데, 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기에 최적입니다.

또 호주 국토에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 광물이 풍부하다는 점도 굉장한 장점입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호주가 석탄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으로 점치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그야말로 저희 코너명 '과학 도시'에 잘 어울리는 과학도시가 아닐까 싶은데요, 앞으로 친환경 행보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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