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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레드카펫]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웡카'…초콜릿의 오해와 진실

2024년 02월 02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의 마지막인 매주 금요일, 영화 속 과학을 찾아보는 '사이언스 레드카펫' 시간입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제가 굉장히 기다린 시간인데요. 제가 보고 싶은 영화 '웡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화 소개부터 해주시죠.

[기자]
네. 영화는 7년 동안 배를 타고 다니며 세상을 배운 윌리 웡카가 런던을 찾아오면서 시작합니다. 이곳에 있는 디저트의 성지 '달콤백화점'에 자신의 초콜릿 가게를 열기 위해서인데요.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던 윌리는 오자마자 블리처와 스크러빗 부인의 계략에 빠져 빚더미에 오르고, 여관 지하 세탁실에서 평생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여기에 밤마다 만든 초콜릿을 훔쳐가는 움파룸파와 달콤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방해까지 더해지는데요. 그래도 다행히 꿈을 포기하지 않은 윌리는 세탁소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열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줄거리는 평범하지만, 화려한 영상미와 귀에 박히는 음악 그리고 윌리 웡카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주연 티모테 샬라메의 연기까지,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저는 사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정말 좋아해서 요즘 OTT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앞부분을 보다 잠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부터 윌리 웡카 캐릭터까지 조금 1편과 다르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동화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두 편의 영화에 주인공인 윌리 웡카에 대한 프리퀄, 그러니까 그 이전에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윌리 웡카가 공장을 세우기 전 청년 시절의 모습은 어땠을까? 에서 시작된 영화인 건데요. 원작에 없는 청년 윌리 웡카를 보여주기 위해 폴 킹 감독은 로알드 달 재단의 허가를 받아 윌리 웡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창조해냈습니다.

그래서 원작 소설과 두 편의 영화 속 윌리 웡카는 화려하고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지만, 어딘지 음울하고 소통에 서툴며 가끔은 잔혹하기까지 한 모습이지만 이와는 전혀 다르게 프리퀄인 '웡카'에서는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럽습니다. '웡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중인데, 글로벌 누적 수익 5억 달러를 넘어섰고요. 국내에서도 개봉 첫날에만 1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청신호가 켜진 상태입니다.

저는 시사회에서 영화가 끝나는 것 자체가 아쉬움이 들 정도로 재밌게 봤는데, 개봉하고 난 이후에 찾아보니까 더빙판도 상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영화가 전체 관람가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해드리고요. 또, 엔딩 크레딧에 올라갈 때도 재밌는 영상이 있으니까 꼭 끝까지 객석에 앉아서 보고 나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그런 영화를 살면서 몇 개 찾기 힘든데요, 재밌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고요. 영화에 초콜릿에 중독된 경찰 서장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맛만 생각하면 초콜릿을 먹는 걸 절제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정말로 초콜릿에 중독이 되기도 할까요?

[기자]
미국 미시건대 연구진에 따르면 초콜릿 중독의 원인은 뇌에서 분비되는 자연 환각 물질, 엔케팔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밀크 초콜릿을 먹은 생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뇌 신선조체 영역에서 자연 환각 물질 '엔케팔린'의 분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걸 확인했습니다. 또, 반대로 초콜릿 섭취를 줄이자 엔케팔린의 분비량 역시 점차 줄어드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신선조체는 운동신경을 담당하는 부위로, 비만인 사람이 음식을 볼 때 음식을 자꾸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약물 중독자가 마약을 발견하거나 냄새를 맡았을 때 반응하는 뇌 영역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자연 환각 물질 때문에 초콜릿을 더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또 궁금한 게 초콜릿을 먹으면 이도 썩고, 살도 찌고, 몸에 좋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초콜릿 적당히 좋은 거 먹으면 어느 정도 몸에 좋다는 이런 말도 있거든요. 이거는 어떤가요?

[기자]
네, 물론 시중에서 파는 일반 초콜릿은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있어 많이 먹으면 충치나 비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먹으면 건강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데요. 미국 텍사스베일러 의대 연구팀은 33만여 명을 대상으로 초콜릿 소비량과 관상동맥질환과의 관계를 분석을 해봤습니다. 그 결과 일주일에 초콜릿을 한 번 이상 먹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에 걸릴 확률이 8%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는 초콜릿에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 심장에 좋은 영양소가 초콜릿 성분 안에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이 성분들이 염증을 줄이고 혈액 흐름을 개선해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도 있는데, 영국 UCL 대학 연구팀은 20세 이상 성인 1만3천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초콜릿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요. 다크 초콜릿을 먹은 사람은 먹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이 나타낼 확률이 70%나 낮았고요. 또, 초콜릿 종류와 상관없이 초콜릿을 많이 먹는 그룹은 전혀 안 먹는 그룹보다 우울증 증상이 나타낼 확률이 57% 낮았습니다.

[앵커]
그럼 초콜릿을 적당히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은 초콜릿도 있고, 안 좋은 초콜릿도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 초콜릿이 몸에 좋은 건가요?

[기자]
초콜릿 원료 자체는 사실 건강에 좋습니다. 소화 효소의 활동을 둔화시켜 실제로 몸에 흡수되는 열량을 줄이고, 식욕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초콜릿에 함유된 타닌과 폴리페놀은 구강 내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하고, 우리가 먹는 달달한 간식 중에서 치아에 붙는 사탕이나 과자나 쿠키는 부스러기가 치아 사이사이에 낄 수 있지만, 초콜릿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기 때문에 오히려 충치 발생률이 사탕이나 과자보다 더 낮다고 합니다. 문제는 앞서 설명한 대로 진짜 초콜릿을 먹었을 경우에만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시중에 파는 초콜릿은 사르르 녹는 식감을 주기 위해, 풍미와 맛을 높이기 위해 설탕과 같은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갑니다. 또, 식물성 지방, 분유와 같은 가공 유제품 등도 들어가는데, 이것들이 충치와 비만을 일으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좋은 초콜릿을 고르려면 뭘 봐야 할까요?

[기자]
가장 중요한 게 카카오 함량인데요. 우리가 초콜릿을 살 때 보면 카카오 고형분 함량이라고 쓰여 있는 게 있습니다. 우선은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카카오 함량에는 카카오 원두를 볶은 뒤 갈아 만든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매스에서 나오는 지방 성분인 '카카오버터'가 포함되는데요,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카카오가 가진 몸에 좋은 유효 성분들은 카카오매스에 들어있어 무조건 카카오 함량이 높은 것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대부분 초콜릿은 원가 절감을 위해 카카오버터를 100% 넣으면 굉장히 비싸서 식물성 유지를 대신 사용하는데, 90% 이상이 포화지방인 팜유를 쓰고 있기 때문인데요. 팜유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포화지방이라 건강한 초콜릿을 고르려면 카카오 함량 전체가 높은 것도 중요하고 원재료명을 꼼꼼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앵커]
제 서랍에도 초콜릿이 많은데 원재료명 오늘 한번 빠르게 살펴봐야겠습니다. 웡카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달콤한 초콜릿 이야기까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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