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동물을 만나 볼까요?
[기자]
우리가 보통 낮에 잠을 자고 밤에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올빼미족'이라는 표현을 하죠. 그만큼 올빼미는 대표적인 야행성 동물로 꼽히는데요, 오늘은 올빼밋과 동물들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올빼미족인데, 올빼미 하면 우선 말씀하신 대로 야행성, 또 조금은 사나운 새,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 새,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데 어떤가요?
[기자]
네, 올빼미는 대표적인 맹금류이기도 합니다.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성 조류라는 건데요, 대부분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고 있어서 살아 있는 짐승을 잡아먹거나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매' 종류가 올빼미와 함께 맹금류로 꼽히죠. 올빼밋과에도 100여 종이 훌쩍 넘는 다양한 새가 있는데요, 여기에 올빼미뿐 아니라 부엉이, 소쩍새와 같은 새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새들이 모두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맹금류에 속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매나 독수리는 야행성은 아닌데, 올빼미나 부엉이는 모두 야행성 맹금류네요. 이런 새들은 어떻게 밤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이런 야행성 조류들은 밤에 사냥을 해야 하는 만큼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눈이 발달했습니다. 눈의 망막에는 빛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있는데요, 원추세포는 밝은 빛이 있을 때 사물을 잘 볼 수 있고 간상세포는 약한 빛에 민감해서 명암만으로도 물체의 형태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빼미의 경우 원추세포가 거의 없는 대신 사람보다 100배 정도 많은 간상세포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아주 적은 양의 빛만으로도 앞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 올빼미의 눈은 사람처럼 앞을 볼 수 있도록 정면을 향하고 있는데요, 시야가 110도 정도로 그리 넓지 않은 편입니다. 그 대신 올빼밋과 조류는 목뼈가 12개에서 14개에 달하기 때문에 머리를 270도까지 회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먹이를 사냥할 때 가만히 앉아서도 등 뒤까지 360도를 살필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러고 보니까 고개를 뒤까지 돌리는 모습을 본 거 같습니다. 역시 어둠에서 활동하는 야행성 맹금류인 만큼 시각이 크게 발달했고요, 또 다른 특징이 있을까요?
[기자]
네, 이렇게 시각뿐만 아니라 올빼미의 경우 시각뿐 아니라 청각도 발달했습니다. 다른 조류와 달리 귓구멍이 아주 크고요, 청각과 연관된 뇌 영역의 신경세포 수도 많은 편인데요, 특히 양쪽 귀의 높이와 방향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좌우에서 나는 소리가 귀에 도달할 때 시간과 강약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를 이용해서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올빼미는 비행할 때 다른 새처럼 푸드덕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데, 올빼미의 날개깃 가장자리에는 부드럽고 가는 홈이 나 있어서 날개 위 공기 흐름을 조절해 줍니다. 그래서 바람을 가를 때 나는 소리를 막을 수 있는 거죠.
[앵커]
아무래도 조용한 밤에 사냥을 해야 하는 야행성 맹금류니까 꼭 필요한 능력일 것 같은데요, 그런데 앞서서, 올빼밋과 조류에 포함되는 게 말씀하신 부엉이와 소쩍새, 올빼미까지 포함된다고 하셨는데, 보통 야행성 새들이라고 하면 올빼미와 부엉이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이런 특징들은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다 공유하고 있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선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게 우리가 보통 올빼미와 부엉이를 많이 비교하잖아요? 올빼미는 얼굴이 모음 'o'과 같이 동그라미고, 부엉이는 'ㅂ'처럼 생겼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사실상 부엉이는 올빼미의 한 종류입니다. 정확한 분류를 보면 올빼미목, 올빼밋과의 부엉이류를 말하는 것인데요, 이 부엉이류에 우리가 아는 수리부엉이나 솔부엉이 같은 다양한 종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어로는 올빼미나 부엉이가 모두 'owl'이라는 한 단어로 쓰이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생물분류학이라는 개념이 정착되기도 전에 올빼미와 부엉이의 구분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에 각 지역에서 불리던 이름들이 전해 내려오다가 하나의 이름처럼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에는 올빼미목의 조류 1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요, 이 가운데 4종을 부엉이류로 분류했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 부엉이, 올빼미류가 좀 많았나 봐요, 옛날부터 친숙했나 봅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올빼미와 부엉이가 단순히 친척 관계를 넘어서 같은 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거네요. 흔히 말하는 부엉이의 특징이 앞서 말한 것처럼 'ㅂ'자 얼굴인데, 양옆에 뾰족한 게 귀인가요?
[기자]
'ㅂ'보이는 것이 머리 양쪽에 있는 우각, 그러니까 귀깃 때문입니다. 대부분 3~4개 정도의 깃털이 삐쭉 올라온 모양의 뿔처럼 나 있는데요, 귀깃에 생긴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먼저 나뭇가지나 나무의 몸통과 비슷하게 보여서 천적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한다는 가설이 있고요, 이성에게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귀깃을 사용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포식자에게 들켰을 때는 사납게 보이려고 귀깃을 한껏 부풀리는 모습도 관찰되는데요, 사실 이 귀깃이 부엉이류를 구분하는 방법은 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솔부엉이는 부엉이류지만 이런 뾰족한 털이 없고요, 소쩍새는 부엉이류처럼 올빼미의 한 부류지만 귀깃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특징이 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별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부엉이라고 해서 다 'ㅂ'처럼 다 귀깃이 뾰족하지 않은 거네요. 알면 알수록 올빼미와 부엉이가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많이 들어본 '수리부엉이', 이런 것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부엉이가 더 친숙한 거 같아요?
[기자]
네, 아무래도 부엉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새가 수리부엉이일 것 같은데, 수리부엉이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324호로 멸종위기종 2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번식하는 새이기도 하고요, 그만큼 국내에 많은 수가 살고 있습니다. 수리부엉이라는 이름만 보면 맹금류인 수리처럼 크고 매섭다는 의미인데요, 실제로 날개를 펴면 너비가 180cm 정도로 성인의 키에 달할 만큼 크고 발톱이 조류 중에서도 가장 센 편에 속합니다. 보통 곤충이나 쥐 같은 작은 포유류부터 여우나 어린 사슴까지 사냥하는데요, 이런 위협적인 습성에 비해서는 사람을 공격하거나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람 근처에 사는 수리부엉이들은 유리창이나 차량충돌로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야생동물센터에 구조된 수리부엉이를 보면 건물이나 차에 치인 경우가 가장 많고요, 밀렵이나 독극물 중독으로 생명에 위협을 입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앵커]
네, 안 그래도 유리창에 충돌해서 죽는 새들이 연간 800만 마리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도 그 피해를 보고 있었네요.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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