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로운 농업 기술이나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좋은 사례를 전해 드리는 '新 농업비즈니스', '신농비'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산 배로 만드는 증류주 이야기입니다.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카이스트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딴 공학도 이동헌 씨.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지금은 어머니 고향인 충남 천안에서 특산품인 배로 증류주를 담그고 있습니다.
보통은 참나무통에서 십수 년 넘게 장기 숙성해야만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는 증류주.
동헌 씨는 그 세월을 따라잡는 데 도전했습니다.
그저 기다리기보단 능동적으로 시간을 단축한다는 뜻에서 자체 개발 기술에 '액티브 에이징'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동헌 / 전통주 제조업체 대표 : (참나무통) 나무 성분을 보다 빠르게 풍미 성분으로 분해할 수 있도록 온도나 압력, 여러 가지 저희 다른 방법들을 적용해서….]
남다른 방식으로 숙성한 배 증류주는 달콤한 향과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한 달이면 4년 치 숙성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맛과 향으로 올해 영국에서 열린 국제주류품평회, IWSC 증류주 부문에 출전해 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동헌 / 전통주 제조업체 대표 : 저희가 프랑스에 직접 가서 세계 최고의 과일 숙성 증류주 기업인 헤네시와 레미 마틴에 시음을 통해서 V.S.O.P 정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동헌 씨는 우리나라 술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재료부터 공정, 숙성 과정까지 모든 게 국산이어야 한다는 고집으로 천안에서 난 배로만 술을 빚습니다.
지역 농가로선 배 수요가 주춤한 명절 이후에도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업체가 개발한 증류주는 도수가 40도로 높은 편인데요.
이 500mL짜리 한 병에 국산 배 6개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구본근 /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부원장 : 저희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벤처 기업을 위해서 네트워킹 확대, 판로 개척, 창업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술 빚기가 과학의 R&D와 비슷하다"는 화학공학도는 언젠가 프랑스 코냑 같은 명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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