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②희비 엇갈린 두 억만장자의 우주탐사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우주는 미지의 대상이자 경외의 대상이기도 한데요.
현재 전 세계 우주산업을 이끄는 거물이라면 단연 이들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인데요.
이들은 달 탐사에서부터 민간 우주여행 등 다양한 우주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이기도 한데요.
최근 이들의 행보에 희비가 엇갈린 일이 있었죠.
우주 산업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로켓 분야인데요.
초대형 로켓 분야는 머스크가 일찌감치 스타십을 개발하면서 베이조스를 앞서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스타십은 화성 탐사용으로 개발된 로켓인데, 얼마 전 일곱 번째 시험 발사에 나섰죠.
지난 16일 스타십 로켓은 정상적으로 발사됐지만, 2단 로켓이자 우주선인 스타십이 시험 비행 중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 연방항공청의 조사를 받게 됐는데요.
FAA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스타십의 비행은 중지됩니다.
그런데 FAA의 스페이스X 조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에도 FAA는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의 발사를 일시적으로 금지했습니다.
FAA는 9월 발생한 팰컨9 로켓 2단부 오작동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당분간 발사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팰컨9 로켓이 오작동을 일으켜 발사가 일시적으로 금지됐습니다.
정부 당국이 로켓 사고 조사를 하면서 해당 로켓 발사를 금지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인데요.
스페이스X는 FAA가 조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료를 요구한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조사를 지연시킨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연방항공청과 스페이스X의 갈등이 골이 상당한 수준인데요.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12월 연방항공청 청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 사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발탁됐잖아요.
당시 우주산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연방항공청부터 손을 볼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었죠.
스타십 폭발로 스페이스X가 또 연방항공청의 조사를 받게 됐으니 머스크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겠죠.
스타십 폭발은 머스크에게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희소식도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화성에 성조기를 꽂겠다며 화성 탐사 의지를 피력한 겁니다.
트럼프의 이 발언에 머스크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런 가운데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은 초대형 로켓 뉴 글렌의 첫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뉴 글렌은 블루 링이라는 궤도 운반선을 목표 궤도에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재활용 계획이었던 1단 로켓 회수에는 실패했는데요.
이 때문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뉴 글렌은 베이조스가 머스크의 스타십 대항마로 개발한 로켓인데요.
우주 산업계에서는 비록 로켓 회수에는 실패했지만, 궤도 진입에는 성공하면서, 스페이스X가 독점한 대형 로켓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올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 사이다의 이성규입니다.
그래픽 : 백승민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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