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세계는 관세 폭탄 정책으로 전전긍긍 앓고 있는데요.
관세 폭탄만큼이나 미국인들을 괴롭히는 게 있죠.
바로 트럼프 행정부의 R&D 삭감 방침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기 때도 정부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전력이 있었죠.
이런 이유로 미 과학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는데요.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최근 미국과학진흥협회, AAAS 연례회의를 통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에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수디프 파리크 미 과학진흥협회 회장은 현재 미국 과학계의 분위기에 대해 불안과 우려, 상실감이 감돈다고 말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국립보건원 NIH이나 국립과학재단 NSF 같은 엄청난 연구자금을 지원하는 연구기관의 예산 삭감인데요.
이들 기관은 해마다 수천 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에 수십만 명의 대학과 연구기관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연구비 삭감은 이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국립보건원 예산에서 40억 달러, 우리 돈 5조 7천여 억을 삭감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연방 법원이 현재 이 계획 시행을 보류했지만, 과학계는 이와 비슷한 조치가 다른 연구기관에도 적용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구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는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이는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의 입장과 같은 맥락입니다.
머스크는 대대적인 미국 공무원 조직의 개편을 예고했었는데요.
한 마디로 공직사회에 불필요한 낭비가 많다는 게 머스크의 요지였죠.
미 과학계는 과학 분야 전반에 걸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후 환경 분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위협, 즉 지구 온난화 등이 과대 평가됐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미국 해양대기청에 기후과학, 기후위기, 청정에너지, 오염 등의 용어가 포함된 연구지원을 점검하라는 지시하기도 해 기후 관련 과학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보스턴에서 열린 이번 연례회의에는 수천 명의 과학자가 참석했는데요.
과학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미국 과학계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발 과학 분야 예산 감축이 전 세계 과학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과학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 사이다의 이성규입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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