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나연 / 과학뉴스팀 기자
한 주간 주목할 만한 사이언스 이슈를 다 모아온 박나연 입니다.
먼저, 첫 번째 주제부터 만나보시죠.
이른바 꿈의 비만 치료제로 불리며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위고비'도 다 옛말이 됐습니다.
이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건 주사가 아닌 먹는 약이 될 거라는 전망인데요.
미국의 한 제약사가 개발 중인 먹는 비만약 '오포글리프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겁니다.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비만 환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투약 경과를 지켜본 결과, 최대치를 복용한 그룹에서 9개월 동안 평균 7.3kg의 체중이 줄었습니다.
'뜬금없이 갑자기 웬 당뇨병?'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분들 계실 텐데, 그 이유는 이 약을 구성하는 호르몬에 있습니다.
'오포글리프론'은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로, '위고비'의 경구용 약물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쉬운데요.
이 GLP-1 계열의 특징과 그렇다면 새로운 비만약의 장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GLP-1은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가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어, 당뇨와 비만을 둘 다 치료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포글리프론'은 기존에 주사 방식으로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위고비'와 달리, 음식과 물 섭취에 대한 제한 없이 하루 중 언제든지 단 한 번 먹기만 하면 되고 크기가 작은 분자 화합물로 구성돼 체내 흡수율도 뛰어납니다.
이 외에도 비만 치료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비용 역시 중요한 부분일 텐데요.
전문가들은 '오포글리프론'이 제조 과정이 간단한 작은 분자 화합물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련해서 최형진 서울대 교수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최형진 /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교수 : 위고비가 괜히 제약회사가 비싸게 파는 게 아니라 생산하는 것 자체가 원가가 굉장히 비싸서 가격을 낮추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오포글리프론은 이론상으로) 뭐 천 분의 1, 만 분의 1도 싸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포글리프론'에 대한 임상 결과는 오는 6월, 미국 당뇨병 학회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인데요.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먹는 약으로 바뀌게 될지 주목됩니다.
YTN 사이언스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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