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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재사용 발사체 개발…기술적인 과제는?

2025년 04월 29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관심이 뜨거운 재사용 우주 발사체 개발과 기술적 과제에 대해 이성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발사체는 우주 발사체의 줄임말이고 다른 말로 로켓이라고 하잖아요.

발사체는 알겠는데 재사용 발사체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가 이런 고민을 했어요.

로켓을 한 번 쏘는데 대략 1조 원이 들거든요. 너무 비싸다. 이걸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만약 쏘아 올린 로켓을 회수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면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거죠.

스페이스X가 2017년에 처음 재사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는데요.

그 당시 개발했던 팰컨9 로켓의 1단은 지금까지 대략 20회 정도 재사용이 됐습니다.

발사 비용은 이전 로켓의 1/10 수준으로 확 줄었고요.

비용이 획기적으로 주니깐, 재사용 로켓은 걸음마를 넘어 발사체 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르게 된 거죠.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럼 재사용 발사체는 스페이스X만 상용화에 성공한 건가요?

[기자]
지금 전 세계 우주 시장을 주름잡는 거물을 꼽자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를 말할 수 있는데요.

베이조스가 공을 들여 개발한 로켓으로 뉴 글렌이라는 로켓이 있어요.

뉴 글렌에서 글렌은 존 글렌에서 따온 건데요.

존 글렌은 미국 최초로 우주 궤도를 돈 우주인입니다.

뉴 글렌 로켓은 우여곡절 끝에 올해 1월 첫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뉴 글렌 로켓은 목표 궤도에 탑재체를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1단 로켓을 회수하는 데는 아쉽게도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뉴 글렌의 첫 발사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다만, 뉴 글렌이 로켓 회수는 실패했지만, 발사 자체는 성공했다는 점에서 스페이스X가 독점하는 대형 재사용 발사체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발사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한 발사체인 누리호가 있죠.

누리호는 알다시피 재사용 발사체가 아닌 일회용 발사체인데요.

누리호는 현재까지 3차례 발사됐고, 앞으로 3차례 더 발사될 예정입니다.

누리호 이후 누리호의 뒤를 이을 한국형 발사체를 차세대 발사체라고 부르는데요.

우리나라는 2032년쯤 우리가 개발한 달 착륙선을 차세대 발사체에 실어 달에 보낼 계획입니다.

차세대 발사체 역시 일회용 발사체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개발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은 재사용 발사체가 주력이 되고 있잖아요.

이런 흐름 속에서 정부는 차세대 발사체를 이왕 개발할 거, 재사용으로 개발하자, 이런 결정을 내린 거죠.

차세대 발사체가 원래 일회용으로 개발되는 거였잖아요.

이걸 재사용으로 개발하려면, 사업의 내용이 바뀌잖아요.

그러려면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그 첫 단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특정평가입니다.

그런데 특정평가 결과 차세대 발사체 사업 변경안이 특정평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 거죠.

특정평가의 대상이 되려면 사업 예산이 15% 이하로 증액될 때 가능한데요.

애초 정부는 13% 증액안을 제시했는데, 검토 결과 15%가 넘을 것으로 나왔던 거죠.

주무부처인 우주청은 특정평가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재사용 발사체 개발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 차세대 발사체는 원래 일회용으로 개발하려는 거였는데, 이걸 재사용 발사체로 바꾸려면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사실 이게 쉽지가 않거든요.

전 세계적으로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이외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일단 엔진을 예로 들면요, 차세대 발사체는 케로신, 즉 등유를 연료로 쓰는 엔진이에요.

케로신이 좋은 연료이기는 하지만, 그을음이 많거든요.

로켓을 재활용하려면 엔진 룸에 그을음이 많으면 매번 청소해야 하잖아요.

이게 시간과 돈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스페이스X는 팰컨 로켓에 케로신 대신 메탄을 연료로 쓰는 메탄 엔진을 적용했죠.

메탄을 케로신 같은 그을음이 없어 재활용에 적합하거든요.

그런데 메탄 엔진을 개발하는 게 녹록하지 않아요.

메탄은 구체적으로 액체 메탄인데 이걸 연소하려면 액체 산소가 필요해요.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를 같이 사용하면 두 개가 액화점이 비슷해서 열전달이 잘 안되거든요.

이는 연소가 잘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게 있고요.

또 재활용하려면 로켓 자체의 내구성이 좋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내구성이 좋은 로켓으로 만들려면 소재가 두껍고 강해져 무게가 늘어나는데요.

로켓의 무게가 늘면 실을 수 있는 탑재체는 줄어들거든요.

왜냐면 우주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총 무게는 일정한데, 로켓의 무게가 늘면 탑재체 무게는 줄어야 하겠죠.

그래서 이런 과제들이 남아있는 거죠.

[앵커]
오늘 재사용 발사체에 대해 이성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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