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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인] AI 기술 발전과 K 콘텐츠의 미래는?

2025년 07월 17일 오전 09:00
■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앵커]
전문가와 함께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 오늘은 AI 기술 발전과 문화 콘텐츠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 케이팝 아이돌을 다룬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OTT 글로벌 차트에서 '오징어 게임3'와 함께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이제 K-콘텐츠를 다른 나라에서도 제작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그렇습니다. K-콘텐츠는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고, 우리나라 회사가 투자하는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미국 회사가 또는 다른 나라의 회사와 제작진이 우리 소재를, 한국적인 소재를 토대로 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또 작품 전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그것이 특히 글로벌 흥행 대성공까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상당히 센세이션한 사건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해외에 더 많은 메이저 제작사는 물론이고 많은 제작자들이 한국의 어떤 스토리, 한국적인 콘텐츠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애니메이션이 이제 애니메이션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같은 음원 사이트에서도 OST 전곡이 모두 다 상위권에 올라가 있고, 심지어는 어떤 부문에서는 BTS마저도 능가했다, 이럴 정도로 대단히 흥미로운 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여기 나오는 수많은 문화적 상징들. 그러니까 호랑이라든가 까치라든가 노리개, 사용하고 있는 검이라든가. 또 스토리 자체가 굉장히 한국적인데 이걸 만약에 우리나라 사람, 우리나라 제작자가 만들었으면 이만큼 너무 로컬적인 걸 강조하지 않았을까 우려를 하고, 이렇게까지 한국적인 요소를 드러내지 못했을 거라는 그런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 제작자가 정말 100%, 아니 그 이상으로 한국적인 소재를 굉장히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나라의 K-컬처의 어떤 핵심적인, 문화적인 요소들이 이제는 정말 주류가 됐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대단하고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제작비가 1,000억 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국내 제작 여건은 이만큼 풍족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우리 업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미국 할리우드하고 비슷한 규모의 제작비를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제작사는 사실상 없죠. 물론 제작비가 많으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고, 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죠. 예컨대 독창적인 스토리라든가 또는 뛰어난 기획력, 연출력 그리고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 마케팅 능력 이런 것들이 제작비 부분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최근 사례를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제작사가 만든 '킹 오브 킹스'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지난 4월에 미국에서 개봉했는데 '기생충'을 능가하는 큰 흥행을 이루었습니다. 마침 또 우리나라에서도 어제 개봉을 하였는데요.

이처럼 말씀드린 투자금 이외의 요소들에 대한 역량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그렇고, 비록 우리가 만든 건 아니지만 '킹 오브 킹스' 같은 작품들이 계속 연이어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요.

그리고 또 하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동안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는 많이 얘기했지만 지난 6월에 미국의 '토니상'이라고 하는 연극과 뮤지컬 부문에 있어서 최고의 상이 있습니다. 토니상에서 우리나라의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뮤지컬이 무려 6개 부문의 작품상을 수상했거든요. 이 토니상에 대해 말씀드리면 미국에는 4개의 굉장히 유명한 상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잘 아는 오스카상은 영화 부문이고, 그래미는 이제 대중음악 부문, 그리고 또 이제 에미상은 TV 텔레비전 부문이거든요.

그리고 이제 토니상은 연극·뮤지컬 부문인데 우리나라가 미국 그리고 영국에 이어서 거의 세 번째로 이 4개의 상을 모두 수상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건 뭐 정말 엄청난 성과죠. 이처럼 우리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될 수 있었던 원인은 말씀드린 것처럼 굉장히 보편적인 스토리,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그것들이 가진 메시지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가족의 어떤 유대감이라든가 또는 우정, 사랑 이런 요소들을 따뜻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서 보편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요소들을 중심으로 해서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기본적인 역량을 계속 키워나가고, 또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한다면 흥행 성공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정말 그야말로 우리 문화가 세계에 통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인데, 한편 미디어 콘텐츠 분야 같은 경우에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또 그 변화도 빨리 나타난다고 하잖아요. 이 분야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은데, 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이 콘텐츠 제작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가장 대표적인 기술을 말씀드리면 이제 '특수 시각 효과'라고 하는 VFX가 있습니다. VFX(특수시각효과)를 얘기하자면 컴퓨터 그래픽, CG라고 부르는 이 기술을 이어서 말씀드리는데 CG는 어떠한 캐릭터를 컴퓨터적으로 묘사하는 것이고, VFX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물의 모든 장면을 그 목적에 따라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거든요. 특히 이것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또는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장면, 공상의 것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고. 그래서 이런 VFX 기술이 많이 사용되고,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또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더 큰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사례를 들어 말씀을 드리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영화 '기생충' 같은 경우에도 그 큰 저택에서 주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저택이 사실은 1층까지만 별도로 제작을 했고, 나머지 부분은 다 VFX 기술을 이용해서 그 공간을 그려낸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저런 집이 진짜 있는 줄 아는데 사실은 전혀 아니거든요. 이것을 우리나라의 넥스트 스튜디오라는 곳에서 구현했고. 이처럼 우리나라의 VFX 기술도 상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는 '승리호'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SF 물을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동안 사실은 '우주 영화를 만든다' 이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주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거든요. 물론 어린이 대상 작품에서는 한 적은 있습니다만 그건 좀 재미 삼아서 했던 거고, 영화로서 만든 건 '승리호'가 제대로 된 최초의 우주 SF 물이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우리 국내 기술자들이 중심이 돼서 만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 발전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요. 최근에 나온 수많은 작품을 보면 이 VFX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지금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VFX 기술을 또 경험하고 싶다면 우리나라 작품은 아닙니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하고 있는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나온 'F1 더 무비'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게 포뮬러 원이라고 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를 주제로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를 보면 경주 차량이 대당 거의 수십억 심지어는 100억을 넘어가기도 하는데, 이 차량이 막 부서지거든요. 근데 이거를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F2라는 그 밑 등급의 차를 실제로 가져와서 움직이면서 이걸 VFX 기술을 이용해서 망가뜨리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VFX 기술로 외관, 그러니까 사람이나 또는 사물의 외관을 다시 디자인하고, 그다음에 또 이 엔진 소리 그다음에 주변 관객들의 모습들, 경기장 모습 이런 것들을 다 만들 수 있다는 게 지금 VFX 기술의 수준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작품들을 다 봤는데요. 여기에 그런 기술들이 적용됐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그러니까 그 정도로 발전한 거죠.

[앵커]
말씀해 주신 이 AI 기술이 지금 콘텐츠 제작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어떤 목적으로 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우선 AI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는 제작비 절감입니다. 그리고 제작 시간을 단축하는 거고, 또 이제 위험한 어떤 장면이라든가 또는 새로운 시도. 아까 말씀드린 '승리호' 같은 우주 공간을 그린다든가 완전히 상상 속에서 한 번도 누가 이렇게 구현해 내지 못한 그런 장면,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내든가 할 때에 AI를 사용하면 훨씬 더 쉽게 구현할 수가 있죠. 그래서 이런 목적으로 이제 AI가 많이 사용되는데, 지금 그 AI가 이제는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올라왔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최근에 폐막한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스토리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100% AI로 만든 영화가 개막작으로 상영됐습니다. 그러면 아니 이게 정말 영화가 맞느냐, 하는 얘기까지도 나왔었는데 이 AI 기술 발전과 함께 영화 제작 방식이 얼마나 크게 바뀌고 있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AI 기술이 아까 말씀드린 VFX와 결합이 되어서 비용도 굉장히 줄고 있는데요. 정교함도 더 높이고 있고.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에서 성공했던 우리 한국 드라마들이 이런 기술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괴물'이라든가 '지금 우리 학교는', '경성 크리처' 같은 이런 작품들이 VFX와 AI를 적절히 섞어서 만든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래서 이제 AI는 영상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서도 활용되고, 그리고 그 비중과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큰 제작사뿐만이 아니라 작은 제작사 또는 독립적 제작자들도 이 AI를 이용해서 나름대로 본인들이 구현하고 싶은 아이디어, 스토리를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앵커]
말씀을 들으니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스며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도 AI 기술 활용을 위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요?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K-콘텐츠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또 세계적인 영향력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제 지원을 늘려가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가 굉장히 좀 분기점이 되는 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서 이 AI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지금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같은 경우에 AI 디지털 기반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을 올해 이제 시작했는데요. 이 사업은 AI 디지털 기술을 콘텐츠 제작 단계에 반드시 20% 이상 사용토록 의무화했습니다. 그래서 이 지원금을 받으려면 우리 제작사들이 이 기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다음에 실제 활용을 해야 하는 거죠. 이를 통해서 제작 경험을 좀 많이 늘려주려고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한국콘텐츠진흥원도 AI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라는 이름 하에 영화·방송·애니메이션 등, 또 장편·단편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편당 70억 원을 지원하는 그런 아주 대규모의 사업 과제도 지금 공고를 했습니다. 이렇게 세 편을 선택하는데 여기에 지금 현재 우리 국내 제작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기현 (risewi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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