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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인] AI에 폭염까지 전력 수요 급증…'에너지 고속도로'란?

2025년 07월 31일 오전 09:00
■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앵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8월 들어 전력 수요가 한계에 달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에너지 고속도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과 함께 이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여름철마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난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AI 산업이 확산하면서 전력 공급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먼저 '에너지 고속도로'의 개념과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최근에 에너지 고속도로 얘기가 자주 논의되고, 또 현 정부에서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큰 차원에서 (보면) 지금 제가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이유도 금방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에너지 소비, 특히 전력 소비가 굉장히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도 데이터센터를 비롯해서 AI 설비 확충, 또 에어컨을 더 많이 쓰게 되고, 전기자동차도 계속 늘어나고 있죠. 이러다 보니까 전력 소비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또 어느 시점에서는 미국처럼 아주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우리 정부가 전 국가적으로 지금 에너지의 송전 네트워크를 고도화해야겠다는 차원에서 나온 게 바로 에너지 고속도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가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말이 붙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그러니까는 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이 그 근간에 있습니다. 이 직류 송전은 교류 송전보다 훨씬 더 장거리로, 빠른 속도로 대규모의 전력을 보낼 수 있고 또 전력 손실도 적습니다. 그리고 전력을 송전하는 케이블의 숫자와 굵기도 상대적으로 적고요. 송전탑의 크기도 작습니다. 따라서 이 전력 설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의 어떤 비용과 어떤 면적 이런 것도 작고, 지역에서의 저항감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특히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HVDC 기술이 특히 재생에너지와 굉장히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입니다. 교류는 각 교류 전력 계통의 체계마다 주파수도 다르고, 방향도 계속 달라지는 그런 단점이 있는데요. 직류는 그런 단점을 다 해소하고, 이 직류로 바로 생산을 하는, 재생에너지를 송전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리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지금 HVDC를 각국의 곳곳에 전국에 이렇게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우선 계획을 세웠죠.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는 전 국토를 U자형으로 연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이렇게 지금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면 왜 서해안 고속도로가 먼저인가 하면 이 전남 지역 그리고 이 해안 지역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입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에 바람도 굉장히 많이 불고 있고, 그다음에 인구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양광을 설치할 공간이 많은 거죠. 실제로 전남 지역이나 근처 전북 지역에는 큰 공단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만 남는 엄청난 여유 전력을 지금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보낼 수가 있는 거죠. 사실 이 전남 지역은 90년대부터 이 HVDC 기술을 이용해서 제주에 전력을 공급해 왔습니다. 그래서 서해안을 중심으로 해서 먼저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고, 이어서 남해안과 동해안까지 연결하면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유망하고 필요한 '에너지 고속도로'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장단점을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우선 상대적으로 기존의 교류 송전보다는 여러모로 효율적이고, 그다음에 비용도 좀 적게 든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이게 전국을 아우르는 그런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재생에너지 자체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간헐적인 발전을 하기 때문에 이 재생에너지를 전력 계통에 연결해서 문제없이 잘 컨트롤하고, 관리하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기술적으로 고도의 어려운 기술입니다. 물론 계속 개발해 오고 있고, 우리나라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 전력이라는 게 워낙 예민하고 또 순간적으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무결점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기술적으로 좀 어려움이 크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요.

또 비용도 비용에 관한 문제인데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우리나라 전체의 에너지 고속도로가 정말 제 기능을 하려면 또 막대한 전력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 저장 장치 역시 마찬가지로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것. 이것이 이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예, 그러니까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크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겠네요. 그럼 이 에너지 고속도로의 구축 이후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선 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작년에 겨우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이 10%에 달했습니다. 정확하게 10.5%. 그런데 이는 OECD 국가의 평균인 36%에 비하면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고요.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생산에 있어서는 후진국이다. 또는 뭐 심하게는 기후 악당 국가라고도 비판하는 외부 인사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오명을 씻고, 이 재생에너지가 지금처럼 기후가 극단적으로 춥거나 더울 때에 오히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가 너무 더웠지 않습니까? 전력 피크 때 15%의 전력 생산을 태양광이 담당했습니다. 더운 만큼 태양광도 발전을 많이 한, 약간의 좀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이처럼 크게 도움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이걸 더 잘하려면 말씀드린 그 HVDC 기술, 그다음에 대규모 전력 저장 장치.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게 여기서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AI가 결합한 전력 네트워크의 통제 기술. 이렇게까지 이제 3위 일체가 되면 완벽해진다고 말씀드립니다.

[앵커]
기후 변화에 대응해서 그야말로 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 같다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상당히 이 전력 설비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수출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높은 기술력과 또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KCA는 지난 4월 15일 한국전력과 MOU를 체결했는데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관련하여 협력 방안이 있으신가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초고압직류송전 기술, HVDC는 교류에 비해서 전자파를 적게 발생시킵니다. 이게 다행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초고압 송전이기 때문에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일반 시민들이 상당히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에너지 고속도로, 특히 그 인프라를 설치할 때에 설치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좀 막연한 불안감에서 두려워하시지 않도록 사전에 전자파에 관한 설명과 그다음에 질문 사항에 대해서 응답을 드리고, 실제로 저희가 실측까지 하는 활동을 통해서 에너지 고속도로가 빨리 그리고 또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구축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협력할 생각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기현 (risewi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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