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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인] 강릉 '최악의 가뭄' 언제까지?…올가을 날씨 전망은?

2025년 09월 04일 오전 09:00
■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앵커]
올여름 전국이 폭염과 폭우로 비 피해가 컸지만, 강릉 지역은 오히려 기록적인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됐습니다.

또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달부터 11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55%라고 밝혔는데요.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과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릉 지역이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상수원의 저수율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가뭄의 가장 큰 원인은 뭔가요?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네,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에 제일 첫 번째는 기상적인 요인입니다. 우선 제일 큰 영향이 비가 적게 왔거든요. 태백산맥 서쪽 지역은 홍수 피해가 나는 여름이었는데, 태백산맥 동쪽은 여름 동안 주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계속해서 서풍 또는 남서풍이 불면서 건조한 공기가 내려가는 그런 푄 현상이 자주 나타났기 때문에 영동 지방의 강수량이 확실히 적었습니다. 올해 강릉에 1월부터 지금까지 내린 양이 한 400mm밖에 되지 않거든요. 거기에 반해서 서울 지역은 1,000mm가 넘는 비가 내렸거든요. 그러니까 서쪽 지역보다 많게는 2분의 1 또는 3분의 1가량밖에 내리지 않았습니다. 또 영동 지방은 겨울에 눈이 제법 많이 내리는 곳인데 지난겨울에 눈이 적게 내렸습니다. 눈이 적게 내렸고, 여름에 또 비가 내려야 하는데 비가 적게 내려서. 첫 번째는 이제 기상적인 원인이고, 두 번째는 지형적인 영향입니다.

강릉은 태백산맥 동쪽에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지역. 우리나라 내륙에 폭염을 가져온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태백산맥 동쪽은 서풍이 불어 들어갔거든요. 그 동쪽, 영동 지방에 비가 자주 오려면 동해 바다에서 내륙으로 부는 동풍이 자주 불어야 됩니다. 그러면 비가 자주 내리는데, 올해 그런 현상이 적었거든요. 또 이 지역의 지형적인 영향으로는 경사가 가파릅니다. 태백산맥 정상에서 바닷가까지, 해안까지 불과 10 몇 킬로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물을 충분히 가둬둘 공간이 없는 지역입니다. 이제 이런 지형적인 영향이 있고. 세 번째는 이런 지형적인 영향이 있는 곳이므로 수자원 관리를 잘 했어야 됩니다. 그런 댐들. 지하수를 가둬두는 댐을 설치한다거나. 왜냐하면 같은 영동 지방인 속초도 비가 적게 내렸는데 속초는 지금 강릉처럼 고통받고 있지 않거든요.

강릉은 이제 수영장 운영 중지, 공중 화장실 운영 중지, 그다음에 각 가정의 계량기를 75% 잠그는 이런 조치가 내려졌거든요. 여기에서 오봉댐의 저수율이 지금 한 13%대인데 1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제한 급수와 생수 공급을 하는 정도의 비상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문제는 지금이라도 비가 좀 와주면 좋겠는데 당분간 지금으로부터 적어도 일주일 이내에 태풍이 들이닥칠 정도의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6일과 7일 비가 오지만, 안 오는 것보단 낫지만 댐을 채울 정도의 비는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강릉의 가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에 비해서 2배도 안 되는 양의 비가 내렸고, 당분간도 비 소식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잖아요.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하는데, 앞으로도 이런 가뭄과 같은 극한 기상 상황이 반복될까요?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그렇습니다. 올여름 특히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이 기록을 세운 것으로 분석되는데, 6~8월 3개월 동안의 여름을 보면 이례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상당히 강했거든요. 이런 조건이 되면 태백산맥 동쪽 지역은 아까 말했듯이 기상적인 원인으로 비가 적게 내릴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적인, 지형적인 한계가 있거든요. 자, 올여름 더위를 가져온 이례적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했거든요. 원래 여름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게 북태평양 고기압인데 올해 유난히 강했어요. 그 유난히 강한 걸 기후가 변해서 그렇다 이렇게 분석을 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영동 지방, 강릉 지방에 여름비가 적게 내리는 현상은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거죠. 동풍이 자주 부는 쪽으로의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기후 변화의 한 단면이 영서 지방, 서쪽 내륙은 폭염과 홍수 등의 피해를 봤는데 극단적으로 강릉은 가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
9월이 됐지만, 무더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상학적인 가을은 어떻게 정의하고, 언제쯤 진정한 가을 날씨를 맞이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봄·여름·가을·겨울을 나누는 기상학적인 기준은 하루의 평균 기온으로 따집니다. 하루 중 아침부터 저녁까지 평균 기온을 내서 5℃에서 5℃ 이하면 겨울입니다. 하루 평균 기온이 5℃에서 20℃ 사이면 겨울 다음에는 이제 봄이 되고, 여름 다음에는 겨울로 구분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경우도 하루 평균 기온이 서울 기준 25~6℃ 정도 될 거거든요. 아직 20℃ 이하로 떨어지지 않죠. 하루 평균 기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때를 기상학적으로 가을이라고 그럽니다. 20℃ 이상인 때를 여름이라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가을 하루 평균 기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때가 9월 20일 정도 되거든요. 평년값을 보면. 그런데 오늘이 9월 4일이지만 20℃ 이하로 떨어질 조짐이 안 보이고, 작년 9월을 보면 9월 20일경 하루 평균이 23~4℃ 정도였거든요. 무슨 얘기냐면 기후 변화로 인해 확실히 여름이 늦게까지 지속된다. 이건 뭐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올 9월도 역시 기상학적인 기준에 맞는, 하루 평균 기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아마 10월쯤 나타나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을 해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10월은 돼야 진정한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겠군요.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6일과 7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 뒤에 공기는 달라질 겁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지고. 북쪽에서 내려온 공기도 습기만 없을 따름이지 매우 건조하고 따끈따끈한 공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선선함을 느낄 정도는 아닐 것 같고요. 아까 전망했듯이 그런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에 기상학적인 하루 평균 기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때가 평년보다 확실히 늦어질 거라는 전망이니까 통상 9월 20일경 나타나는 20℃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당연히 10월로 넘어갈 것으로 이제 예상을 하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또 나오는 이야기가 세계기상기구에서 올가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라니냐가 정확하게 어떤 기상 현상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시죠.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그렇습니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에 라니냐와 엘니뇨 감시 구역이 있거든요.
그게 이제 페루 앞바다에서부터 하와이 밑 부근까지인데, 이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낮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라니냐가 시작됐다 이렇게 말하는데, 아직은 한 0.4도보다 낮거든요. 평년보다. 그래서 지금 라니냐가 시작된 건 아니고요. 우리 한국 기상청을 비롯한 전 WMO 세계기상기구도 전망을 했는데, 9월에 라니냐로 돌아설 수 있는 (가능성이). 돌아섰다는 얘기는 지금 0.4도 정도 낮은데 0.5도 이하로 떨어질 거라는 얘기거든요. 이 확률이 한 54%. 그러니까 10월에 라니냐가 될 확률이 한 60%, 11월에 엘니뇨로 돌아설 확률이 5% 정도 되니까. 100% 라니냐로 돌아선다는 예상은 아니거든요. 현재는 0.4도니까. 0.5도 이하로 안 내려갔기 때문에 지금 상태는 중립이라고 그럽니다. 그래서 이런 중립 상태 지속이 되다가 개인적으로도 분명히 해수면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될 거라고 보고. 상식적으로 이제 반대로 높아지는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우리가 엘니뇨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이제 라니냐가 될 것인데, 지난 최근에 라니냐 현상이 언제 있었냐면 2000년도부터 2023년 사이에 약 3년간 지속이 됐거든요. 통상적으로 라니냐나 엘니뇨가 한 번 시작되면 빠르면 한 2년, 늦으면 한 7년 정도가 지속이 되는데 2년 또는 7년마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반복해서 나타나거든요. 그때마다 이제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따뜻해지고 차가워지는 게 이제 대기에 영향을 미쳐서 날씨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바닷물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현재는 중립 상태에서 라니냐로 가는데 라니냐가 되면 어떻게 될 것이냐 이제 관심을 보일 거 아니에요. 문제는 요즘은 라니냐 하나만 가지고 날씨를 바라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큰 현상이 뭐냐 하면 지구 온난화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졌어요. 지금 제가 말하는 엘니뇨와 라니냐는 적도 부근의 동태평양 바다를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서태평양·인도양·대서양 이 전체 바닷물의 온도가 과거보다 확실히 따뜻해졌기 때문에 그 지엽적인 엘니뇨와 라니냐만 따져서는 '라니냐 때문에 날씨가 어떻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좀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 기상청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라니냐만 가지고 기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판단하기에는 좀 어렵다는 거죠?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거죠. 예를 들면 가을철 전체 또는 겨울철 날씨를 예측할 때 라니냐 하나만 가지고 예상은 안 하거든요. 다만 '중립 상태에서 라니냐 현상으로 돌아섰구나', '바닷물이 차가워졌구나'라는 어떤 시그널을 인지하고서 우리가 라니냐 현상 때문에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거죠. 라니냐로 인해 과거에 이러했기 때문에 앞으로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가을에 비가 적게 오고, 무더위가 더 오래 지속되고, 초겨울에 눈이 적게 오고, 대신 또 기온이 낮아지고. 이런 과거의 패턴을 가지고 예상하기에는 너무 단조롭다는 얘기죠. 우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굉장히 요소가 많거든요. 하여간 장기적인 날씨에 영향을 주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낮은 쪽으로. 그래서 라니냐가 곧 10월 또는 11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국 기상청이나 WMO도 전망을 내놓은 거죠.

[앵커]
그리고 가을이 짧게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는데, 지난해 무더위가 10월 중순까지 이어졌고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더니 11월부터 바로 겨울 날씨가 나타났잖아요. 그래서 올해도 좀 그렇지 않을까 예상이 되는데 올가을 전반적인 날씨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승배 /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가을이 짧아진다는 건 뭐 매년 나오는 얘기거든요.
여름이 길어졌어요. 오늘 기상청이 6~8월 여름철에 대한 기온 분석 자료를 내놨는데, 서울에서는 관측 118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거든요. 여름이 더워졌다는 얘기는 즉, 일 년 열두 달 중 과거 우리나라가 3~5월 봄, 6~8월 여름, 9~11월 가을, 12, 1, 2 겨울 이렇게 3개월마다 뚜렷하게 구분했던 계절이 확실히 변했다는 얘기거든요. 그것만 우리가 실감을 하고 있죠. 그래서 가을이 확실히 짧아졌습니다. 그 짧아진 가을이 여름이 길어진 거죠. 그래서 그 현상은 작년에도 그랬고, 아까 10월 중순까지도 더웠다고 그랬는데 올해는 특히 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인가 싶으면 바로 이제 겨울로 들어가는. 더군다나 아까 언급한 라니냐 때 나타나는 게 그 늦가을쯤, 겨울 초에 기온이 좀 낮은 현상이 나타나거든요. 금방 더웠다가 금방 추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유난히 짧은 가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박기현 (risewi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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