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 '후이원 그룹'은 각종 범죄조직과 북한의 자금을 불법 세탁한 혐의로 미국 등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서울 대림동에도 '후이원' 간판을 단 환전소가 영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우리 당국은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이 관련 첩보 수집에 나선 가운데 불법 자금이 유통된 건 아닌지 조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이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최대 중국인 밀집 지역인 서울 대림동의 한 음식점입니다.
지난해 중순쯤까지 환전소가 있던 곳인데, 우편함에도 흔적이 보입니다.
인터넷 포털의 지도 서비스로 보니 당시 붉은색 바탕의 '후이원 환전소' 간판이 걸려 있던 게 확인됩니다.
캄보디아 금융그룹 '후이원'과 상호는 물론 간판의 로고까지 똑같습니다.
[서울 대림동 상인 A 씨 : 저기는 환전소. 이름이, 호이왕? 호이왕이라고 했지. 호이왕.]
후이원은 인신매매 혐의를 받는 프린스그룹부터 북한 자금까지, 범죄수익 세탁 창구로 악명이 높습니다.
미 재무부가 밝힌 지난 3년 반 동안의 불법 자금 세탁 규모만 최소 5조 7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런 후이원 그룹이 수년간 국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 건데, YTN 취재진이 만난 대림동 상인들은 고가의 수입차를 모는 젊은 사람들이 이곳을 운영한 것으로 기억했습니다.
[서울 대림동 상인 B 씨 : 몇억씩 하는 차 몇 대씩 세워 놓고 그랬어요. 람보르기니, 벤틀리….]
[서울 대림동 상인 C 씨 : 젊은 사람들이고, 일단 저보다는 나이 어려요. 스포츠카가 계속 거기 있었어요. 오래됐어요. 1년 넘은 것 같은데.]
자루에 돈을 담아 옮기는 모습을 수차례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서울 대림동 상인 D 씨 : 돈을 그냥 큰 마대에다가 가지고 다녔지. 더플백에 넣는다니까. 경리, 사장, 운반책. 운반책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직원.]
YTN 취재진이 관세청 자료 등을 통해 이 환전소의 영업 기간과 실적을 살펴봤습니다.
환전소는 '훠이원(Huione)'이라는 한글과 영문 이름으로 지난 2018년 8월 세관에 처음 등록됐습니다.
이후 사실상 같은 이름의 업체가 영업과 폐업을 반복했는데, 폐업 전후 대표자 두 명은 송 모 씨와 조 모 씨로 모두 한국 국적으로 확인됐습니다.
환전 실적은 이른바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 논란이 컸던 지난 2021년을 제외하고는 업계 소매업체 수준인 연간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환전업체를 관리하는 관세청은 이미 폐업한 상태라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장부상으로는 환전액이 많지 않아 후이원 그룹과의 연관성은 낮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관세청 관계자 : 환전 규모나 환전상의 국적이나 이런 자료만 가지고는 (후이원 그룹과 환전소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후이원 그룹과 같은 로고와 간판, 수상한 행적까지, 전문가들은 의심되는 정황이 있는 만큼 계좌를 거치지 않거나 가상자산을 활용한 환치기 가능성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황 석 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소액으로 거래가 된다든가 이런 경우가 있으면 규제 사각지대 놓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특히 가상자산을 통해서 해외로 보낸다든가 이런 경우는 조사하더라도 전체적인 형태가 다 확인되기는 좀 한계가….]
경찰도 해당 환전소와 관련한 첩보 수집에 나선 가운데, 범죄 피해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 건 아닌지 관계 기관들이 실체 파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영상기자 : 김광현 
영상편집 : 정진현 
디자인 : 정하림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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